인접 중학교 간 신입생 수 5배 차이
초교 상대로 홍보 노력, 효과 미미
학급 정원, 배정 규정 등 보완해야

용인교육지원청이 학생의 희망조사에 따라 중학교 학급 수와 배정인원을 결정하면서 인접 중학교 간 학급 수와 신입생 수 격차가 5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참조> 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희망을 최대한 반영해 배정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보고 있지만 과밀학교에서는 교실 부족, 과밀학급으로 인한 문제, 과소학교에서는 학생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용인 내 중학교는 경기도교육청 방침에 따라 지역별로 11개 중학군과 5개 중학구를 두고 그 안에서 희망한 학교에 배정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 희망을 최대한 반영해 배정한다는 취지의 방식이다 보니 용인 내 중학교 1지망 배정률은 96%에 달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일부 인기 학교는 과밀화되고 일부 학교는 입학생을 정수만큼 채우지 못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 학군 내에서 인기가 높은 한 중학교의 경우 올해 신입생을 342명을 모집한 반면 같은 학군 다른 중학교는 64명에 그치는 등 격차가 5배까지 벌어졌다.

학생이 줄면 교원수급과 교육과정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다. 학급 수에 따라 교원 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학급이 줄어들면 그만큼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받게 된다.

실제 올해 입학생을 2학급밖에 받지 못한 수지 A중학교의 경우 일부 과목은 아예 교사가 배정되지 않아 타 학교 교사가 순회 수업을 오도록 했다. 반대로 해당 학교 일부 교사는 학생 수가 적어 수업 시간을 학교에서 다 채우지 못해 다른 학교로 수업을 가는 경우도 생긴다. 심지어 한 학급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가 다른 학교 수업을 위해 자리를 비우는 상황이 생기면서 학부모들의 불만은 쌓여 가고 있다. A중학교 학부모는 “주요 과목인 영어 교사가 한 분밖에 없어 다른 학교 교사가 수업시간에 맞춰 수업을 온다”며 “아무래도 우리 학교 전담 교사가 아니기 때문에 수업에 집중하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아쉬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A중학교 한 교사는 “지역마다 일부 특정 학교에 대한 근거 없는 소문이 돌거나 자사고 등 특성화고 진학률을 두고 학부모들끼리 학교 순위를 매기는 현상도 원인 중 하나라고 본다” 며 “중학교는 의무교육인데다 교직원 역시 같은 기준으로 선발된 공무원들이라 학교마다 교육 수준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정 학교에 대한 과대 또는 과소평가가 현재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학급 정원 수 조정, 배정 규정 보완 등 노력 필요= 일부 중학교의 신입생이 부족한 현상에 대해 학교 차원에서 홍보 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비슷한 문제를 겪었던 수지구 B중학교는 올해 입학생을 지난해보다 40여명 더 모아 한 학급이 늘었다. 언덕에 위치해 학생과 학부모 선호도가 낮았던 만큼 교육 방식의 차별성을 인근 초등학교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적극 홍보한 결과다.

용인교육지원청 역시 학생 부족 학교에 대한 홍보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영지원과 관계자는 “학생 수급 문제가 불거진 일부 학교는 교육청 차원에서 인근 초교를 대상으로 한 홍보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경기도에는 해당 학교의 학급당 정원수를 줄여 학급을 늘릴 수 있도록 건의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당장 일부 학교 홍보로 인접 중학교 간 학급 수와 신입생 수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한 학교 관계자는 “용인 내에서 같은 학군 중학교 간 신입생 수가 적게는 2배, 많게는 5배까지 차이가 나는 등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면서 “학생이 몰리는 학교는 제한된 시설과 환경에서 교육 참여 기회가 줄어드는 등 피해를 본다. 반면 학생이 부족한 학교는 넘쳐나는 시설을 다 활용하지 못하고 교사 부족으로 인한 피해가 있다. 두 사례의 공통점은 모두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용인교육청은 학생 수가 줄어들면 학급 감축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며 “하지만 학령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는 미봉책일 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옳은 방법이 아니다. 과밀학교든 과소학교든 학급당 인원 적정 수를 재조정해 모든 학교에 비교적 골고루 학생을 배정할 수 있는 방안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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