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느티나무도서관 여름 마을포럼 열려

‘우울증, 공황장애…의지 문제라고요?’ 주제
정춘숙 국회의원, 김현수 교장 패널 참여

우울증, 공황장애, 강박증…. 
언젠가부터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현대인의 정신건강에 대한 문제는 이제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 돼 버렸다. 지난 21일 이 현상에 대해 좀 더 깊이 고민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용인에서 마련돼 눈길을 모았다. 

수지구 풍덕천동에 위치한 느티나무 도서관은 21일 시민과 관계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우울증, 공황장애…의지 문제라고요?’라는 주제로 여름 마을포럼을 진행했다. 
이번 느티나무 도서관 마을포럼은 성장학교 ‘별’ 김현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교장, 전 ‘여성의 전화’ 대표였던 정춘숙 국회의원이 패널로 참석한 가운데 용인시 유림청소년문화의집 권선희 센터장의 진행으로 열렸다. 

먼저 정춘숙 의원은 “‘한국여성의전화’에서 23년간 활동한 경험과 ‘용인정신병원’ 사건을 계기로 정신건강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며 “관련 법안을 만들고 정부 산하 국립정신건강센터에 트라우마센터를 세우도록 했다. 현재는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사람들이 얼마나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를 받을 수 있게 할지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나도 공황장애가 있다”고 밝히며 발표를 시작한 김현수 교장은 “현대인들에게 정신병은 4명 중 한 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라며 “우울한 감정, 불안한 마음을 싹 없애버리는 게 가능할까. 정신질환을 의지의 문제라고 하는 것은 ‘약해서 병이 생긴다’고 생각하는데서 비롯된다. 약한 사람을 강해지도록 돕고 사회적으로 배제시키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을 포럼은 패널 발표에 이어 정신건강 궁금증에 대한 시민들의 질문과 전문가 답변의 시간으로 이어졌다. 

주변인들을 자살로 떠나보냈다는 한 시민은 “좋은 제도가 마련돼 저도 도움 받고 주변에도 알리고 싶다”며 관련 제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에 정 의원은 “작년 중앙정신건강센터에 방문했는데 자살 문제 담당자가 보건복지부에 두 명 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놀랐다”며 “이 문제에 대해 지적을 해 올해 자살문제를 담당하는 과가 생겼다. 국가기관에서부터 시작해 지역사회 커뮤니티케어로 연결되는 시스템을 만들어가기 위해 여러분의 목소리가 많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른 한 참석자는 “아직 주변 사람들이 정신 질환 치료나 병원에 대해 거부감이 많다”면서 “실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느냐”라는 고민을 내놨다. 이에 김 교장은 “‘치료’가 ‘상담’으로 ‘병원’이 ‘센터’로 바뀌려면 여기 계신 정춘숙 의원을 포함해 많은 분들이 노력해 변화를 이뤄야 한다”며 “다양한 시설과 제도도 필요하고 용어도 바꿔야 한다. 혹시 누군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 ‘병원 가봐’라고 하는 것 보다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면 어때’라고 말을 건네면 좀 더 나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한편 느티나무도서관은 ‘우울증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라는 주제로 컬렉션을 마련해 소개하고 있다. <우울할 땐 뇌과학> <한낮의 우울> <우울즐에 반대한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 등 책과 기사, 영상 등 다양한 컬렉션으로 관련 주제에 대한 이해와 깊은 성찰을 유도한다. (문의 느티나무도서관 031-262-3494)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