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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복합도시 용인에서 농민이 겪는 폭염…“하아~ 못 참겠다”

반도가 20여년 만에 폭염에 휩싸였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국 팔도를 가리지 않는다. 급기야 경북 일부 지방은 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어섰다. 10대는 물론이고 기성세대라 말할 수 있는 40대 이상도 경험치 못한 더위다. 그래도 사람이란게 먹고 살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녹여버릴 듯 내리쬐는 태양빛 아래를 누비고 다녀야 한다. 

처인구 이동읍 서리ㅐ에서 만난 한 농민이 내뢰쬐는 들판을 돌아보고 있다

폭염에 도심에서 일상을 보내는 시민들에 이어 이번에는 외곽에서 노동에 여념 없는 농민들과 축산농민을 만났다. 햇볕 한줌에도 모든 것이 녹아 버릴 것 같은 25일 처인구 이동읍 서리 한 들판. 그곳에서 만난 이윤복(68)씨는 여름철이면 일감이 있으면 해가 뜨기 전에 작업을 시작해 직장인이 일상을 시작하는 시간대면 오전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온단다. 하지만 최근에는 새벽녘부터 3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면 일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란다. 이날도 아침 일을 대신해 11시가 넘어 들판에 나왔단다. 

“요즘 같으면 정말 농사를 그만 하고 싶어요. 날씨는 덥지, 돈은 안 되지, 늙어 일하는 것도 힘들지. 직장인들도 힘들겠지만 밖에서 농사일하는 사람만큼 힘들까 싶어요. 여름철에는 일을 마치고 집에 가면 머리가 띵해요”

이씨 집은 들에서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있다. 이씨 집 주변에는 폭염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비닐하우스가 설치돼 있다. 비닐하우스 안은 텅 비어 있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씨 이웃인 이모(58)씨가 비닐하우스에 채소를 심었으나 지금은 단념했단다. 

용인시가 폭염이 장기화 되자 시민들에게 생수를 배포학고 있다.

이모씨는 “여름철이면 아무리 환기를 시켜도 비닐하우스 내 온도는 40도를 넘어요. 몇 해 전까지 채소를 심었는데 너무 힘들어 포기했어요. 지금처럼 폭염이 계속되면 채소 뿐 아니라 다른 농업도 피해를 심하게 입을 거예요”  
점심시간을 지나 찾은 원삼면 독성리 일대. 한 야영장을 끼고 있는 한 마을 주민들은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다육이를 관리하는데 집중이었다. 당일 낮 최고 기온이 34도까지 올랐다. 3명의 농민은 번갈아 시든 잎사귀를 걷어내고 있었다. 평소에는 낮 시간에는 일을 하지 않지만 다육이를 출하해야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낮에도 일을 해야 한다.  

도농복합도시인 용인에서 폭염에 비상에 걸린 분야는 또 있다. 축산업이다. 용인시에 확인한 결과 지난해 폭염으로 재난보험이 적용, 보상을 받은 농가는 18곳으로 닭이 1만4000여 마리, 돼지가 120두다. 올해는 이미 이 상황을 넘어선 상태다. 

이달 16일부터 25일까지 10여 일간 접수된 현황을 보면 전체 30농가에서 보험 보상 신청이 들어왔다. 이중 닭 생산 농가는 9곳으로 전체 2만 3000여 마리, 양돈농가 21곳에서 180여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폐사된 가축이 모두 폭염에 의한 것인지는 보험사 측의 현장 조사가 이뤄진 후에야 최종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전체 사육두수의 3~4%는 자연폐사 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번 폭염 기간에 폐사현황을 보면 6~7% 정도 된다”라며 “폭염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축산농가의 관리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6일 열린 용인시 폭염장기화에 따른 긴급 대책회의

폭염 장기화 따른 관련부서 긴급 대책회의 개최=연일 폭염경보가 내려지자 용인시는 26일 관련부서가 참석한 가운데 분야별 대응상황 점검을 위한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날 대책회의에는 폭염 시 특히 취약한 노약자를 담당하는 복지관련 부서를 비롯해 축산, 농업, 건설, 홍보 등 5개 부문 9개부서장 등 30여명이 참석해 부문별 조치상황과 대책을 논의했다.

이는 폭염 상황이 유례없이 길어질 것이란 기상청 특보에 따라 시민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기상청 특보에 따르면 용인시 일원의 폭염은 8월 중순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재일 제2부시장은 “홀몸 노인 등 폭염 취약자에 대해 수시로 안부전화를 하고, 직접 방문해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등 보호활동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피해가 예상되는 농업·축산 부문과 관련해선 “축사의 환기시설 설치 등 추가 지원이 필요한 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시는 지난 6월부터 폭염대응TF팀을 가동해 폭염상황을 관리하면서 그늘막 같은 생활밀착형 폭염저감시설을 확대 설치했다.

또 건설현장 근로자나 농민 등 외부 근로자와 보행자들이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냉장 생수를 적극 공급하는 한편 각 구별로 폭염 시 휴식을 취하거나 외부활동을 자제토록 안내하는 등 시민안전을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임영조 기자  yjli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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