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정평초 특별한 교육 눈길 
학교 채소로 요리한 급식 인기

“잭과 콩나무에서 나오는 그 콩나무 같아요.” 
학교 건물을 타고 올라가는 작두콩을 본 정평초등학교 학생들이 박영배 교장에게 말을 건넨다. 교정 앞 화단에 심어놓은 작두콩 넝쿨이 어느새 어른 키를 훌쩍 넘겨 줄을 타고 올라갔기 때문이다. 
수지구 풍덕천2동에 위치한 정평초등학교가 아파트 숲 콘크리트 벽의 삭막한 학교 모습을 탈피한 특별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정평초는 교장과 교사, 학생들의 노력으로 학교 곳곳을 작은 식물원으로 꾸미고 있다. 텃밭에서 자란 채소는 급식시간에 학교 온 가족이 나눠 먹는 경험도 가능하다. 그야말로 학교 전체가 식물 생태 학습장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정평초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학교 게시판 옆 화분이다. 이 화분은 수생식물인 부레옥잠, 수란, 개구리밥 등을 담아 작은 연못으로 꾸몄다. 이어지는 조회대 옆에는 부들, 물상추, 노랑붓꽃, 파피루스 등이 자라는 수생식물 화분도 줄줄이 놓여있다. 작년에는 수생식물 화분에 미꾸라지를 키워 하교하는 학생들이 진을 치기도 했었단다.  
학교 교정 앞 화단과 곳곳에 놓인 크고 작은 화분에는 식물원이라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다양한 식물이 있다. 천사의 나팔, 어성초, 블루베리, 딸기, 해바라기, 작두콩, 제비콩, 삼백초, 토란, 분꽃, 토마토, 울금, 산작약, 금계국, 도라지, 골담초 등 이름도 생소한 식물들이 저마다 매력을 뽐낸다. 

봄부터 정평초 학생들은 교장이 직접 진행하는 생태 수업을 통해 식물 이름과 특징 등을 배우고 있다. 모내기하기, 고추, 상추, 부추 씨앗을 직접 심기, 고구마와 무 수확하기, 목화솜에서 목화씨 빼기 등의 활동을 학생들이 직접 해 보면서 자연스럽게 생태학습을 진행하는 것이다. 
6학년 학생은 “교장 선생님이 생태수업에서 호박과 박꽃을 보여주시면서 꽃 뒤에 작은 열매가 있는 꽃이 암꽃이고, 없는 것이 수꽃이라고 가르쳐주셨다”며 “책으로 배우는 것보다 훨씬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고 말했다.  

학교 텃밭에는 고추, 쥬키니 호박, 그냥 호박, 오이,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을 키운다. 상추, 치커리, 청겨자 등 흔히 밥상에서 볼 수 있는 나물들로 가득하다. 학교 후문 아치형 길엔 여러 가지 종류의 넝쿨 식물인 박, 수세미, 호박, 여주 등이 등교하는 학생들을 반긴다. 
이렇게 수확한 고구마로 만든 고구마밥, 무로 끓인 쇠고기 무국을 전교생이 급식으로 먹는 날이면 온 학교는 축제 분위기가 된다. 
교장 선생님과 생태 학습 후 학생들은 또 교정의 식물들을 관찰해 일지를 작성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정평식물도감 만들기, 판화 등으로 교정의 꽃들을 표현해 보는 등의 후속활동도 풍성하다. 

박영배 정평초 교장은 “매일 학생들이 찾아와 궁금한 것을 물어볼 정도로 적극적이다”라며 “그 모습이 좋아서 학교 곳곳 식물들을 더 열심히 가꾸게 된다. 아이들이 다양한 식물을 보고 배우며 건강하게 자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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