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문화유산과 신앙공동체 재조명 학술대회 가져 
“삼덕고개,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스토리 콘텐츠 가능” 
 

천주교 역사의 ‘성지’로 불리는 용인에서 마침내 흥미로운 학술대회가 열렸다. 지난 13일 용인시와 한국문화유산연구센터가 문화예술원 3층 국제회의실에서 공동 주최한 ‘용인 천주교 유적 학술대회’가 그것. 

이번 행사는 용인의 천주교 유적과 그 가치를 살펴 활용방안을 찾아보고 천주교 신앙공동체의 역사적 배경과 의미를 찾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한편으론 한국인 최초 사제인 김대건 신부의 흔적과 유적에 대한 콘텐츠 작업을 염두해 두고 마련한 자리여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제1주제는 △용인의 천주교 유적과 그 가치(은이성지, 고초골 공소를 중심으로)를 다뤘다. 김정신 단국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는 발표를 통해 “용인시 지역에 있는 천주교 문화유산의 조사와 문화재 등재운동을 펼쳐 나가야 한다”며 “특히 은이성지인 경우 김대건 신부와의 인연이 18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만큼 문화재 지정의 충분한 당위성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용인지역 천주교 신앙공동체의 역사적 배경과 의미에 관한 제2주제 발표는 이석원 수원교회사연구소 연구실장이 맡았다. 이 실장은 “용인이 속한 천주교 수원교구가 1990년대 도시화의 영향을 받아 올해 현재 214개 본당으로 급성장했으며 2017년 용인 고초골공소 경당을 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성과가 있었다”며 “수원교구와 용인시는 이번 학술대회를 계기로 용인지역  천주교회 역사와 정신이 담긴 유무형 문화유적을 적극적으로 발굴, 복원, 개발해 주민의 정신적 가치와 문화 역사성에 대한 의식을 드높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인선 가톨릭대학교 학부대학 교수가 발표한 김대건 신부의 용인지역 주요 활동의 의미와 콘텐츠화 가능성이란 주제도 관심을 끌었다. 윤 교수는 “삼덕고개(신덕·망덕·애덕)는 신앙이 퍼져가는 길이자 산티아고와 같은 순례길로의 확장가능성이 있다”며 “김대건 신부의 성장기를 함께하고 교우촌이었던 골배마실은 서사 콘텐츠로의 기획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이성지, 고초골 공소를 중심으로 한 천주교 유적의 보존과 활용이란 주제는 김영재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문화재수리기술학과 교수가 맡았다. 김 교수는 “은이성지는 중요한 역사적 현장이지만 지금은 남아 있는 것이 얼마 없는 터를 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이 있다”며 “아무리 중요한 역사적 가치이더라도 그것을 담아 가시적으로 전달 할 수 있는 유형적 매개체가 없다면 유적이라는 개념의 문화유산이 성립하기 어렵긴 하지만 은이성지가 충분한 정체성과 상징적 가치를 가진 문화적 의미로 볼 때 향토유적 지정에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를 마련한 용인시는 문화예술과를 중심으로 천주교 성지순례길 정비와 상징성이 큰 천주교 유적을 발굴해 용인의 대표적인 종교문화 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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