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CEO가 이끄는 식품업계 미래강자

용인시 처인구 유방동에 소재한 ㈜동성식품은 회사이름 만큼 제품브랜드로 전국에 널리 알려져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20년 넘게 시장을 점유해 온 우동전문 외식브랜드 ‘향미암’은 바로 동성식품 직영으로 운영된다. 학교에서도 이 회사 브랜드를 만난다. 면류 식재료 ‘싱거운 밥상’은 나트륨 함유량을 대폭 줄여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면류의 새 길을 열었다.

식자재 유통사업분야에서의 도약도 식품업계에선 화제다. 전국 휴게소, 대형 케더링사업체, 외식업체, 관광콘도 등에서 동성식품의 점유율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군납사업 분야에서 보면 면류 국내 1위 역시 동성식품이다. 지난 2005년부터 전군에 납품을 진행하면서 냉면, 자장면, 우동면, 쫄면 등의 면류 전반에 걸쳐 군인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엔 세계시장을 향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에서 획득한 성공과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우동의 고향인 일본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국의 맛을 세계에 전하고 있다. 뉴욕‧시카고 등 미주지역, 호주와 중동지역, 홍콩에 진출한 데 이어 중국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 면류 식품업계 선두에 선 ‘2세 경영인’의 도전

이처럼 대기업군을 제외한 식품업계에서 꾸준한 성장과 새로운 시장 개척을 통해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동성식품. 이 회사의 CEO는 젊은 리더 이용택(44) 대표이사다. “2002년부터 경영 일선에 나섰습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야하는 두려운 경험이었죠.” 그럴 만한 사연이 있었다. 약관 28세였던 이용택 대표이사는 창업주였던 선대가 지병으로 갑작스럽게 세상과 이별하면서 가업을 잇게 됐다. 결혼 전이었다. 뿐만 아니라 1년 여 전 두산그룹에 당당히 입사해 일을 익히던 중이었다.

‘2세 경영인’의 길에 나선 그의 앞에는 숱한 암초와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동성제분’이란 기업으로 1984년에 창업해 3년 후 법인전환을 하고 나름 시장을 넓혀 갔지만 작은 풍랑에도 흔들리는 돛단배와 같았다.

“회사를 떠맡기 전부터 들려오는 소식 가운데 좋은 내용이 없었어요. 부도설 등 안팎의 잡음이 계속 들려왔죠. 사실 회사를 살리고 일거리를 창출해서 공익적으로 기여한다는 그럴듯한 소명의식도 없었어요. 달리 선택의 길이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은 매우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었죠.” 세상을 떠난 선친에겐 저금통장 하나 없었다. 살고 있던 집은 이미 은행에 담보로 잡혀있었다. 회사가 망하면 당연히 집은 은행에 넘어가고 길바닥에 나앉아야 했다. 그리되면 정말 서운할 것 같았다. 마음을 고쳐먹었다.

대학에서 경제와 경영을 전공했고 짧으나마 대기업 경험도 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회사경영은 많은 차이가 있었다. 서두르지 않았다. 신중하게 회사를 파악해 나갔다. 회사를 지탱해왔던 선대 임원과 경력있는 직원들로부터 하나하나 배우고 익혔다. 회사 로열티를 갖고 있었던 몇몇 원로들이 중심을 잡아 줬다. 서서히 재도약을 위한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첫째는 사람에 투자했다. 중소기업들의 한계는 사람문제였다. 충분한 보상이 따르지 않는 현실이다 보니 능력있는 직원들의 이직을 막을 수 없었다. 경영상 힘들었지만 적절한 대우와 함께 조직체계를 정비했다.

두 번째 변화는 시설투자와 기술혁신이었다. “먹거리산업의 핵심은 안정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믿음에서 출발하죠. 그런데 중소형 식품업체들의 경우 완벽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기가 힘들어요. 수십억 원을 설비투자해야 하거든요. 그 모험을 할 수 있는 의지와 실행여부가 승패를 가릅니다.”

㈜동성식품은 식품제조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국내 중소 면, 떡, 소스 등의 제조공정 전체 위생과 안정성을 인증하는 HACCP 인증에 도전했다. 남들은 필요성 인식하지 못했지만 모든 분야에 관리표준을 만들고 엄청난 내부 혁신을 밀고 나갔다. 많은 비용은 물론 1년 6개월이란 긴 시간을 불안에 떨며 고생한 끝에 마침내 인증 획득에 성공했다. 동성식품과 이용택 대표이사는 이를 통해 국내 중소식품기업의 인식을 한 단계 높이는데 기여했다. 당연히 회사제품에 대한 안전도 신뢰도 높아져 매출도 쑥쑥 늘었다. 면류와 떡류 쪽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도약하기 까진 이 같은 각고의 노력과 결단이었다.

 

#식품제조기업 국내 최초 HACCP 인증

한편으론 중견, 중소 규모의 식품업계에서는 처음으로 클라우드 전사자원관리(ERP)를 도입했다. 생산, 판매, 인사, 회계, 자금, 원가, 고정자산 등의 개별화된 운영시스템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했다. 동성식품은 지난 2004년 두산 등 대기업 식품기업들만 도입하기 시작하던 ERP를 중소기업으로서는 초기에 도입한 기업으로 식품업계에서 발 빠르게 인프라 혁신을 선도했고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엉겁결에 경영일선에 뛰어들었던 20대의 청년 이용택 대표이사도 어느새 16년째 경영을 이끌면서 노련한 경영인의 반열에 올랐다. 그 동안 회사도 많은 성장을 이뤄 제2의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2020년 연 매출 1000억을 달성해 튼튼한 중견기업으로의 안착이다. “식품업계에서 대기업군은 1조대 매출을 이뤄내야 합니다. 수천억 규모는 없어요. 중견기업의 최종목표를 1000억대로 보고 있죠. 점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물론 그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쉽지 않은 탓에 세심한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양적인 성장에서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핵심은 인재육성이다. “저의 슬로건은 ‘더 똑똑한 직원들과 일하자’입니다. 우리 직원 수준만큼 회사는 큽니다. 예전엔 어쩔 수 없이 아까운 사람들을 보냈지만 지금은 붙들 만큼의 회사 기반은 갖춰져 있는 것이 다행이죠.”

# ‘행복’을 만들고 ‘신뢰’를 파는 강소기업의 새바람

이용택 대표이사는 자신감과 함께 식품제조 기업 최초 HACCP 인증을 획득한 열정으로 영업이익이 다른 산업에 비해 적은 식품회사 단점 보완에 나서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을 병행하는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주요거래처였던 고속도로 휴게소 쪽에서 백화점, 할인마트 등 거래처를 확대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B2B(Business-to-Business) 즉, 기업과 기업 사이의 거래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을 넘어서 기업과 개인(B2C) 시장에 대한 공략을 시작했다. 그간의 거래는 영업을 통한 거래 확장이었다면 앞으로는 소비자와 고객들이 동성식품의 제품을 알아보고 구매를 할 수 있도록 브랜드 인지도와 가치를 높여 일반 유통시장에 안착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고부가가치 사업 확장도 성장전략의 큰 축이다. 식품산업은 곡물가격 급등과 같은 원료수급의 어려움과 불안정성 때문에 마진율도 적은 편이다. 따라서 미래 산업으로 소재산업, 식품에 들어가는 첨가물 등 고부가가치 사업군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2세 경영인’이 선대보다 잘하기 어렵다는 부담감과 사회적 인식을 보기좋게 이겨내고 연착륙에 성공한 이용택 대표이사. 사람을 최우선으로 삼아 자율성과 창의성을 배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실제 회사 성장동력으로 이끈 발군의 리더십 CEO. ‘행복’을 만들고 ‘신뢰’를 파는 ㈜동성식품 기업정신처럼 주변을 둘러보고 후원을 실천하는 젊은 리더 이용택 대표이사를 통해 용인지역 강소기업의 신선한 새바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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