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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라’는 국민청원에 부치는 이야기
  • 기미연(용인시동물보호협회 회장)
  • 승인 2018.07.0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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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문고 국민청원 광장에서는 동물 관련,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라’는 청원이 한창 진행 중에 있는데요, 청원이 시작된 지 보름 정도 만에 참여 인원이 10만 명이 넘을 정도로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축산법에는 개가 가축에 포함돼 있으나 축산물위생관리법에는 제외돼 있습니다.

한때 개를 축산물위생관리법에 넣으려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합법적으로 ‘개고기’를 인정하게 되는 것이기에 동물보호단체의 반발과 글로벌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무산됐습니다. 반면 ‘개도 다른 가축과 다르지 않다’, ‘개고기를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찬반 논란이 뜨거웠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 축산법에서의 ‘개’는 가축이지만, 식품위생법에서 제외돼 있어 늘 ‘보호와 식용’이라는 상반된 측면에서 첨예한 논란의 쟁점이 되고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1000만 반려 인구의 정서에 기인한 ‘개·고양이 도살 금지’ 문제는 국민청원 중 1000여건 이상 다수 기록을 세우고 있고, 현재 국회에서 ‘축산법의 가축에서 개를 제외하자’는 국회의원들의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하면 모든 개는 동물보호법상 반려동물로서 지위를 갖게 되고, 동물등록 대상이 돼 현실적으로 대량 사육이 어려워집니다. 식용을 위한 도살행위는 당연히 불법행위가 되는 것이고요. 그렇다면 존속돼 온 개식용의 문화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겠죠.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앞으로도 10년 이상 세월이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식용은 우리나라의 오랜 전통에서 비롯된 고유의 식문화이며 개인의 취향일 뿐이니 존중돼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개·고양이가 반려동물로 인정받고 있는 현실에서, 개를 식용으로 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인 우리나라의 개식용 전통문화는 야만적인 문화로 점점 비하되고 인식되어 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고대에는 주술적, 종교적 관념 혹은 굶주림에 기인한 카니발리즘이라는 식인문화가 세계 곳곳에 엄연히 존재했었죠. 현재에도 굶주림으로 인해 식인문화가 존재하는 곳이 있긴 하다지만 지금의 문명에 사는 우리는 그런 문화를 얼마나 야만적이고 끔찍하게 여깁니까. 또한 생명존중 차원에 입각해 말하는 이들은 소·돼지·닭은 먹으면서 왜 개는 먹으면 안 되느냐는 반론을 피기도 합니다.

만약 소나 돼지도 개·고양이처럼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의 숫자가 천만씩 돼 간다면, 반려동물로 인정돼 식용을 위한 소도살, 돼지도살을 금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겠죠. 그렇지 않지 않습니까?

이제는 개식용의 문제를 ‘문화의 흐름’에 입각해 접근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와 문명은 발전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게 마련입니다. 법 또한 이러한 문화와 문명의 흐름에 따라 바뀌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자’는 발의안은 반려인구 시대 1000만에 입각한 문화흐름에 합당한, 꼭 통과돼야 할 반가운 법안입니다. 이제 반려견, 식용견의 구분은 없어야 마땅합니다. 식용을 목적으로 한 개·고양이의 잔인한 도살이 이어지는 한, 그리고 개식용의 관습에 머무르는 한, 우리나라는 동물복지를 논할 수 없으며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기미연(용인시동물보호협회 회장)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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