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을 넘어 대한민국 환경분야 대표 강소기업

용인은 경안천·탄천 등 5대 하천의 발원지로 유명하다. 그런 만큼 물에 대한 추억도 많다. 하천은 당연히 깨끗한 것이려니 여겼지만 공업시설이 늘던 1970~1980년대 대부분 용인하천엔 갑자기 물고기를 비롯한 많은 생명체들이 사라져 버렸다. 물론 물장구치고 수영도 할 수 없었다. 공장 오·폐수로 인해 물이 죽어갔기 때문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하천은 예전처럼 회복돼 시민들 곁으로 돌아왔다. 다시 많은 생명들의 보금자리가 됐다. 하지만 그냥 얻어진 결과는 아니다. 물 관리 기술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키우고 녹색성장을 이끈 기업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신환경기술은 바로 용인지역을 중심으로 하수·폐수 처리시설 설계 시공은 물론 환경기초시설 관리대행업을 하는 유망 강소 전문기업으로 물 관리 대표기업이라 할 수 있다. 
이 회사의 책임자는 젊고 패기 넘치는 기업인 전성훈(46) 대표이사다. 안양공고와 공대를 거치며 건축설계를 전공한 그는 우연한 기회에 용인과 인연을 맺었다, “수지택지지구가 지정된 1990년대 초반이었죠. 당시론 민간아파트 단지가 생기면 개별하수·폐수처리시설을 갖춰야 했어요. 본래 수원에 기반을 둔 회사였는데 용인 수지 개발붐과 더불어 시장 확장 차원에서 용인에 온 거였죠.”
초창기 시설관리 운영을 맡았던 아파트는 구성 언남 동부아파트, 죽전 기륜1,2차 아파트, 대진·한신·중명·동성1차 아파트 등 용인 서부권역 아파트 시대를 처음 연 곳들이다. 

모현레스피아 조감도

# 3년 만에 시장 점유율 50% 달성한 성공신화 
당시 아파트 개인하수·폐수처리 시설 관리 업체가 용인에만 15곳 정도 됐다. 2차 수지 택지지구 지정과 함께 외부업체들까지 몰려들었다. 치열한 경쟁 속에 2~3년이 지나자 용인지역 시장 점유율 50%

영덕레스피아 조감도

정도를 달성했다. 
당시 그는 회사의 부책임자였다. 회사의 주력사업이었던 환경기초시설 관리대행 분야는 전공과도 무관했다. 10년 이상 설계회사에서 건축설계 일을 해왔던 터였다. 과거 군대 선임의 제안으로 우연찮게 합류한 회사에서 이 같은 성과를 낸 그에겐 또 다른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기회는 위기로부터 찾아왔다. 그가 약 10여년 경력을 쌓아갈 무렵인 2007년 경, 용인에선 하수종말처리 시설에 대한 민간투자사업이 결정됐다. 이전까진 개인하수처리 시설을 통해 하수를 정화한 후 하천에 방류하던 방식이었다. 그러던 것을 시설하수 관로를 통해 공공하수처리 시설인 대규모 종말처리장으로 이동해 처리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주관사로 8개 민간업체가 공동출자로 참여해 20년간 관리와 운영권을 갖는 용인클린워터(주)는 이렇게 탄생했다.  

용인시 하수처리시설 브랜드 ‘레스피아(Respia)’로 알려진 공공처리방식은 기존 개별아파트와 계약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왔던 소규모 환경관리회사들에겐 위기였다. 결정적 타격을 앞두고 전상훈 당시 부사장은 대표이사에게 제안했다. “공공하수처리시설업이 대세로 자리 잡아가는데 기존시장에만 의존할 순 없었죠.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갖춰야 할 것이 너무 많았거든요. 새로운 길을 택했어요. 공공시설운영에 필요한 기술력과 자격증을 가진 회사를 인수하는 거였죠.”

㈜대신환경기술 인수는 이렇게 결정됐고 분사를 거쳐 그는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대표이사를 제안 받았을 때 기회가 될지 짐이 될지 알 수 없었죠. 더구나 적자였으니 선물이 될 순 없었죠. 하지만 생각했어요. 유·불리를 따지지 말자고요. 하기 나름이고 땀 흘린 만큼 결과가 나오리라 믿고 흔쾌히 도전키로 했지요.” 
2년여 어렵게 운영했다. 2012년부터 2년간 수익구조는 제로베이스였다. 2015년부터 흑자기조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그동안 대표이사로서 어깨가 무거워진 그는 새롭게 변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민간사업자 친목모임의 사단법인화를 시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결국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자격기준을 갖추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 위기를 기회로 바꾼 기업인수 재창업
제조업조차도 독자적인 브랜드로 내수 및 해외 판매가 나서기 어려운 환경이다. 물 환경기술 영역은 몇몇 메이저 대기업을 중심으로 1차, 2차 등 협력업체가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가 대부분이다. 해당 시장에 진입하자면 실적과 더불어 기술력이 관건이

다. ㈜대신환경기술 전성훈 대표이사는 각고의 노력 끝에 ‘피큐(PQ, pre-qualification)’ 지표를 100%까지 끌어 올렸다. ‘피큐(PQ)’ 지표는 경쟁 입찰에서 관련이 있는 공사나 플랜트 건설에 관여했던 과거의 경험으로 먼저 입찰권을 얻을 수 있는 자격을 말한다. 

이를 바탕으로 ㈜대신환경기술은 용인에서만 적지않은 현장을 가지고 있다. 위탁운영으로는 영덕, 모현, 상현 등 민자 하수처리시설 통합운영관리를 맡고 있다. 용인환경센터 침출수처리시설 역시 위탁 운영하는 외에도 백암, 동부(운학동), 양지 추계리 하수처리장 등 민투사업 계약사업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업장도 늘어 수원시, 세종시, 화성시, 하남시, 시흥시, 경주 월성, 대구시, 대전시 등 전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그 뿐만 아니다. 요르단, 스리랑카 등 해외로까지 영역을 넓힌 것은 그만큼 ㈜대신환경기술의 노하우와 운영능력이 국제적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반증한다. 

매출도 2015년 52억 수준에서 지난해인 2017년엔 130억까지 늘렸다. 직원 수 역시 2015년엔 51명에서 2018년에는 130여 명으로 증가해 전국 곳곳에서 ㈜대신환경기술 명예를 걸고 땀 흘린다. 사업영역 역시 확대일로다. 공공하수처리시설과 공공폐수처리 시설 관리가 핵심이긴 하지만 상·하수도 설비공사업, 환경기초시설 관리대행업, 공공하수처리시설과 관거 등에 대한 기술진단과 설계 전문사업도 키우고 있다. 

전성훈 대표이사가 지향하는 경영이념은 ‘磨硏新技 破邪顯正’(마연신기 파사현정)이다. “창조적 비전을 가지고 바른 마음의 투명한 경영을 펼쳐 사회에 공헌한다”는 뜻이다. 그 뜻을 펼치기 위해 사업장과 집이 있는 동백동에서 체육회 이사와 민간사회단체 회원으로 참여해 이웃돕기 등 지역사회와 함께 하고 있다.

“2001년에 기흥구청 근처에 자취생활을 하면서 용인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았으니 얼추 20년이 되어 갑니다. 2002년 결혼해서 얻은 두 아이의 고향이기도 하고요. 작은 실천이지만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기업이 되자고 늘 직원들에게 강조합니다.” 

대기업과 협력과 경쟁을 통해 용인의 환경 메이저 회사로 떠오른 ㈜대신환경기술, 전성훈 대표이사. 그에게서 환경 강소기업의 희망을 본다.

전성훈 대표이사의 경영노하우

동고동락(同苦同樂) 

 “유능한 직원들이 많다. 성장의 가장 큰 힘이다. 우리 회사엔 큰 회사에 갈 자격이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럼에도 그들이 작은 회사에 남은 이유가 동고동락이다. 물론 즐거움보단 고생이 많았다. 나는 CEO였지만 말보단 행동으로 같이 움직였다. 머리보단 몸으로 뛰었다. 이렇게 하다 보니 떠나갔던 직원들이 돌아오기도 했다.” 

상생(相生) 

“(주)대신환경기술로 독립을 했지만 그 전에 함께 했던 모기업이 있었다. 사업분야가 겹쳤다. 고민 끝에 경쟁분야에선 서서히 손을 떼었다. 상생을 위한 결단이었다. 물론 단기적 영업이익에는 손실이 있었다. 대신 새로운 영역에서 자격과 능력을 갖추는데 힘을 모았다.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이익이 되었으며 새로운 생존의 길을 여는 계기도 되었다.”

고객감동(顧客感動)

“회사 매출 가운데 상당부분이 환경기초시설 관리대행을 통해 얻어진다. 이 분야는 소규모 회사가 난립돼 있어 경쟁이 심하다. 그럼에도 몇 년 만에 이 분야에서 용인시 점유율 50%를 차지했다. 비결은 부가서비스였다. 직원들은 업무 시간 외에 노화 배관 녹 제거를 해 주거나  도색 서비스를 제공했다. 아파트입주자협의회 또는 관리회사에선 당연히 좋아했다. 소문이 나니 계약의뢰가 늘었고 기존 계약은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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