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중심 투표 정당 지지도 극복 못한 듯
향후 치러질 선거까지 흐름 이어질지 관심

13일 열린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용인에서도 시장 뿐 아니라 기초의회까지 파란색으로 칠해졌다. 정당득표율도 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의 2배를 훌쩍 넘었다. 그럼에도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용인시 정치구도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 

◇시장선거 민주당이 압도한 결과?=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백군기 후보가 정찬민 현 시장을 6만여표 차로 이기고 당선됐다. 득표율을 보면 12% 가량 앞서 압승까지는 아니더라도 여유 있게 따돌렸다고 진단할 수 있어 보인다. 하지만 지난 6대 지방선거 결과와 2014년 선거에서 용인시와 같이 자유한국당 시장을 배출한 경기도내 타지자체와 비교해보면 의미 있는 분석이 나온다. 

4년 전 선거에서 용인시와 같이 자유한국당 시장을 배출한 안성시와 평택시는 이번 시장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 득표율은 각각 38.2%와 34% 정도다. 정 후보에 비해 최대 7%가량 차이가 난다. 이는 그만큼 정 후보가 선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용인시와 인구 규모가 비슷한 인근 자체단체장 선거에서 여야 후보 간 득표차가 25~40%가량 난데 반해 용인에서는 12%로 상대적으로 적다.

이는 4년 전 6대 지방선거에서 정찬민 후보와 2위 후보 간의 득표 차 8.8%와 불과 3% 정도 차이가 날뿐이다. 더욱이 기초의회 비례대표 정당별 득표 결과 용인시에서는 민주당이 60%, 자유한국당이 28%를 득표한 것까지 감안하면 시장선거에서 정 후보가 선전했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 있다. 

정 후보가 선전한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재선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다. 정 후보도 선거 기간 내내 재선 시장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두 번째는 공약 부분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후보 간 다툼이 오갔던 ‘보정‧마북’ 지역 개발과 관련한 것으로 해당 지역 득표율을 보면 정 후보가 더 효과를 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정 후보는 마북동에서 49.5%를 득표 백 후보보다 오히려 4% 가량 앞선다. 보정동에서는 백 후보가 4% 가량 앞선 49.4%지만 전체 득표율보다 낮다. 한 가지 더 감안해야 할 부분은 이 지역 정당득표율로 마북동에서 정 후보가 소속된 자유한국당 득표율은 36%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지지층 결집효과다. 용인시장 선거와 관련해 5월 중순부터 이달 초순까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올라온 용인시장 지지도 여론조사를 보면 정 후보 지지도는 20~30%에 갇혀 있다. 하지만 최종 개표 결과는 이보다 10% 이상 높다. 이는 선거 막판 정 후보 측에서 백군기 후보를 상대로 제기한 각종 의혹에 지지층이 결집으로 응답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용인 뒤덮은 파란물결 언제까지=도농복합도시인 용인시는 도시 성격에 걸맞게 대체적으로 여야 간 견제가 이뤄질 수 있는 정치 구도였지만 이번 지방선거로 그 틀이 깨졌다. 

양당 모두 중대한 갈림길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도의회 용인 선거구 의석 전부를 차지하고, 용인시의회 다수당이 된 민주당은 지지율이 최대치를 찍었다는 판세 분석도 있는 만큼 향후 의정활동 성적은 곧바로 정당 지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용인에서 60%를 넘긴 정당 득표율이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자유한국당 형편은 현재로는 막막하다. 중앙당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 지역 정치권 내에서는 특별히 손 쓸 수 있는 묘안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우현 국회의원은 현재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당 시장마저 재선에 실패했다. 경기도와 다리 역할을 해줄 경기도의원은 전멸됐다. 

하지만 용인의 경우 보수당 후보가 단체장에 꾸준히 당선될 만큼 고정 지지층이 있는 이상 향후 활동에 따라 표심 회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2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이 용인의 정치 판세를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국회의원 용인갑 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1차 심판대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번 지방선거를 두고 일부 후보는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두 선거 간 연결고리는 강하다. 특히 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정찬민 시장은 현재 자유한국당 용인갑 당협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는 의미다. 일부 호사가들은 벌써 보궐선거 출마를 점치기도 한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을 중심으로 정치적 합종연횡이 이뤄져 용인은 정치구도에서 매우 복잡한 셈법이 필요하게 됐다. 이른바 당 밖에서 총질을 하던 상당수가 이번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당적을 옮겨 당원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당 시간 집권세력이 될 수 있지만 내부분열 가능성도 없지 않아 사상누각 신세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공존하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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