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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나무'를 아시나요?
  • 홍은정(생태활동가)
  • 승인 2018.06.0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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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나무 잎과 꽃

날이 좋은 어느 날, 수지구 신봉계곡을 따라 ‘서봉사지현오국탑비’까지 천천히 계곡을 즐기며 걸었다. 숲이 워낙 좋은 곳이라 이것저것 볼 것 없이 숲 자체를 즐기며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흐르는 물소리, 새소리가 가득하다. 계곡을 따라 봄에 꽃이 폈던 귀룽나무들이 초록색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다. 때죽나무들도 예쁜 꽃들을 달고 있다. 웬만한 숲보다 나무들이 높다보니 큰 나무들보다 숲 가장자리의 키가 작은 나무들도 눈에 많이 들어온다. 

하얀 좁쌀만 한 꽃이 길을 따라 가득하다. 흔하디흔한 국수나무다. 한 음식점 이름과 같아 익숙하지만 실제로 ‘국수나무’라는 식물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름 하나는 참 잘 지었다. 국수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친근한 나무이고, 줄기 속이 하얗게 차 있고, 줄기를 벗기면 흰 국수가락 같은 속이 나온다. 그래서인지 이 음식점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국숫집이 됐다. 봄에 찔레나무 새순을 잘라먹듯 국수나무의 순도 그렇게 먹는다. 나물을 해서 먹기도 한다. 숲에 들어가면 먹을 것이 지천에 널렸다. 그것을 두고도 먹지 못하니, 스스로도 게으름에 부끄럽다. 

지금 한창 피어있는 국수나무 꽃은 솔직히 그렇게 예쁘다 느껴지지 않는다. 줄기가 덤불을 이루고 있어서인가 조금 난잡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다른 모양을 발견한다. 5장의 작은 꽃잎 사이사이에 작고 뾰족한 꽃잎과 같은 색의 꽃받침이 붙어있다. 꽃 모양이 참 특이하다. 목련의 경우 꽃받침이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가 생각하는 초록색이면서 꽃잎 아래에 있는 꽃받침이 없고, 꽃잎과 비슷한 크기의 꽃받침이 꽃잎 사이사이에 끼어 있다. 그래서 목련은 더 크고 화려해 보인다. 큰 꽃도 꽃받침을 꽃잎으로 활용하는데, 작은 꽃이야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국수나무 꽃

5m 이하의 키 작은 나무들(관목)도 종류에 따라 그 모양이 각양각색이다. 줄기가 굵고 위로 쭉 올라가는 나무들도 있고, 아랫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져 자라면서 위로 솟으며 크는 나무가 있다. 어떤 나무는 뿌리에서 여러 갈래 가지가 나오며 늘어지는 덤불이 있고, 바닥을 기는 듯 작은 키의 나무들이 있다. 국수나무는 아랫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지고 늘어지는 나무이다. 숲은 정확한 경계가 없다. 키가 큰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그 주변을 층층나무나 산초나무, 개암나무와 같은 나무들이 채운다. 더 가장자리는 사람 키보다 작은 국수나무나 찔레나무, 인동 등이 자연스러운 숲의 경계를 만드는 것이다. 

국수나무 같은 키 작은 나무들은 숲을 다양하게 만들고 보호한다. 토끼나 고라니의 숨을 곳을 만들어 준다. 꿩들도 이런 덤불에 숨어 있다가 날아가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작은 나무들의 빽빽한 뿌리는 다른 식물들과 얽혀서 땅을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 사람들에게 관심 밖의 식물들이 숲에서는 예외 없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이런 것을 보고 느낄 때마다 우리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에게 관심 밖의 사람들도 예외 없이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기를 바라본다. 지금 숲에 가서 이런 느낌을 함께 느껴보자. BGM으로 들리는 꾀꼬리, 쇠딱따구리, 뻐꾸기와 청개구리의 소리는 덤이다.

홍은정(생태활동가)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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