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 앞두고 봉불식

한국에 거주하는 네팔인 400여명이 석가모니 부처 탄생지가 네팔이란 것을 알리겠다며 성금을 모아 본국에서 제작한 불상을 와우정사에 기증했다.
재단법인 한국불교 와우정사는 부처님 오신날을 이틀 앞둔 20일 네팔의 전통 장인들이 만든 석가모니 부처상을 와우정사에 봉안하고 점안식을 가졌다. 점안식은 불상에 눈을 그려 넣는 것으로, 법당에 불사를 모시고 생명력을 불어넣는 의식이다. 이날 봉불식은 주한 네팔대사관 주관으로 주한 네팔대사, 네팔 스님, 한국 스님, 신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주한 네팔인들은 지난달 8일 네팔 부처님상을 모실 제단 기공식을 가졌다.

용인시와 와우정사에 따르면 2016년 한국에 거주하는 네팔인 400여명은 네팔 사람을 닮은 부처상을 세워 석가모니 고향이 네팔이란 걸 알려야겠다며 1만~10만원씩 정성을 모아 본국 공방에 석가모니 부처상 주문을 의뢰했다. 부처상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모금을 시작한지 2년여만으로, 용인시 처인구 해곡동에 있는 와우정사에 기증됐다.

와우정사가 선택된 것은 와우정사가 남방불교인 대한불교 열반종 총본산이기 때문이다. 와우정사는 남북평화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실향민인 해곡 스님(속명 김해근)이 1970년에 창건한 호국사찰이다. 이 곳에는 국내는 물론 동남아 각국 불교계가 기증한 불상이 많아 외국인 불자뿐 아니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네팔 정부 측은 동남아인이 많이 찾는 ‘불교 성지’로 와우정사를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와우정사에는 인도·태국·베트남 등에서 모셔온 불상이 3000여점이 있다.

주한 네팔인들이 기증한 불상 높이는 290㎝쯤이며 이날 새로 준공한 네팔풍 법당에 모셨다. 청동으로 제작된 불상은 부처의 진리가 금과 같이 불변함을 뜻하기 위해 도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인들은 와우정사에 네팔 불상을 기증하기로 하고 2년여에 걸쳐 모금운동을 진행했다. 한국에 거주하는 네팔인 4만여명 가운데 400여명이 정성을 모았다. 이들은 네팔 현지에서 대를 이어온 공방에 불상을 특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와우정사에 모시는 네팔 불상 전각 둘레에는 히말라야 설경과 네팔 주요 도시 사진을 배치하고 마니차(경전을 넣어 돌리는 통) 108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불상뿐 아니라 네팔 부처님을 봉안할 법당 건립도 네팔의 보드낫드 사원을 축소한 모델로 네팔 스님이 설계한 것이라고 한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