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게 마이크를 드립니다’- 마을미디어 인스토리



“경험 살려 용인 얘기 풀어내겠다”

1인 미디어 전성기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방송을 하고 공유할 수 있다. 그만큼 자유로운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를 적극 활용해 카메라를 들고 지역 곳곳을 누비며 용인시민 목소리를 전하고 싶다는 이가 있다. 사람들에게는 극단 ‘유리’ 연출자로 더 잘 알려진 김창율(55) 씨다.
김 씨는 먼저 용인시국제어린이도서관 내 키즈아트리움에 마을미디어 인스토리 사무실을 꾸렸다. 인스토리에 관심을 보인 능력 있는 4명의 지인과 뜻을 맞추고 8개월 만에 실현한 일이다. 5일에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체험행사를 진행해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다.

김 씨의 연출은 이미 전문적인 수준이다. 대학교 졸업 후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KBS 제3라디오(당시 ‘사랑의 소리 방송’)에서 장애인 성우 프로그램 ‘소설극장’을 6년여 간 연출해 온 이력이 있다. 신촌 유명 극단에서 일하며 연출자로서 경험도 함께 쌓아왔다.
“극작가, 연극 연출로는 아무래도 십수년 경험이 있긴 한데요. 사실 카메라는 처음이에요. 그래도 언론인도 정치가도 아닌 시민이 직접 시민의 대변자가 돼 보자는 생각으로 뭉쳤습니다. 예전엔 연극이 제 무기였다면 이제 카메라가 무기인 셈이죠.”
김창율 씨는 1996년 용인시 최초 극단인 ‘용인’ 연출자로 지역과 인연을 맺었다. 직장인과 대학생으로 이뤄진 아마추어 극단 꿈지바 연출을 맡아 근로문화예술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유명세를 날리던 때였다. 1급 지체장애로 목발에 의지해야 하는 김 씨가 연출가로서 성공하자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던 것이다.

“당시 인터뷰 요청이 여기저기서 들어왔어요. 그 인터뷰 중 하나를 보시고 용인에서 절 부른 거였죠. 우연히 이곳으로 오게 됐는데 지금까지 여기 있네요. 하하.”
김 씨에게 용인은 고향보다도 남다른 곳이다. 이 곳에 정착한 이후에는 용인고등학교에서 15년 동안 연극 지도교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용인시처인복지관에서 탁구를 좋아하는 장애인을 모아 동호회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평소 사람을 만나 얘기하길 좋아하고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 뭔가 하나 만들어내는 걸 잘 한단다. 그런 김 씨가 이제 시민 누구나 어떤 이야기든 쏟아낼 수 있는 마을미디어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김 씨는 먼저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했다. ‘마이크를 드립니다’라는 이름도 붙였다. 용인에 진짜 필요한 시장, 시·도의원들은 누구인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시민이 직접 마이크를 들고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장애인 여행을 소재로 그들의 이동권 문제를 다룬 다큐를 찍고 싶고요. 지역 상인들이나 용인의 숨은 주역들, 묵묵히 자기 일하는 시민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삶도 다루고 싶어요. 또 장애인이 갈 수 있는 용인 맛집이나 여행지를 찾아다니며 ‘용인 무장애 지도’도 제작하고 싶습니다.”
김 씨의 계획은 끝도 없이 나온다. 그에게 어쩌면 딱 맞는 자리를 찾았다는 느낌이다. 
“마을미디어 인스토리가 시민들 누구나 즐겨 찾는 재미있는 놀이터 같은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어느 날 제가 마이크를 들이대면 두려워 마시고 마음껏 생각을 얘기해주세요. 여러분의 생각을 대신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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