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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른 가막살나무와 덜꿩나무
  • 신승희(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생태활동가)
  • 승인 2018.05.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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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 대해 공부하게 되면 참 난해할 때가 있다. 잎을 봐도 꽃을 봐도 만져 봐도 비슷비슷한데 서로 다른 이름을 가진 나무를 구분해야한다는 것이 참 어렵게 느껴진다. 비슷한 짝들이 있는데 많이 헷갈리는 것 중에 가막살나무와 덜꿩나무가 있다.

가막살나무는 ‘까마귀가 먹는 쌀’이라는 뜻으로 가막살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됐고, 덜꿩나무는 ‘들꿩이 좋아한다’고 해서 그런 이름을 갖게 됐다고 한다. 참 신기하고 묘한 이름들이다. 공교롭게도 나무 이름에 똑같이 새 이름이 들어가는 것도 재미있다.

가막살나무와 덜꿩나무는 모두 이맘때인 5월에 꽃이 핀다. 하얀색 아주 작은 꽃이 자잘하게 모여 핀다. 좀 다른 점이 있다면 꽃 양이 가막살나무가 더 많다. 그래서 가을에 열매도 더 많이 맺게 된다. 그러나 환경의 차이가 있을 수 있기에 절대적인 구분점이 되긴 힘들다. 그래도 대체로 숲에서 두 나무를 봤을 때 꽃과 열매의 빽빽함과 탐스러운 정도를 보고 판단했을 때 많이 틀리진 않았으니 아주 무시할 수는 없다.

두 번째로 두 나무의 잎을 살펴보자. 가막살나무와 덜꿩나무 모두 잎 가장자리가 마치 가지런한 이로 꽉 깨문 듯한 모양의 톱니를 가졌는데, 달리 보면 어린 아이들이 파도 그림을 그릴 때와 비슷하다. 그러나 덜꿩나무는 타원형으로 길게 생겼고 가막살나무는 잎 모양이 더 둥글고 옆으로 퍼진 느낌이다.

또한 두 나무는 나무 전체에 털이 많기로 유명한데, 그 중 잎에 난 털이 아주 특징적이다. 가막살나무는 잎 앞면에는 털이 적고 뒷면에 많은데 반해, 덜꿩나무는 잎의 앞뒤로 털이 빽빽하게 나 있어 잎을 만져보면 털로 인해 두께감이 느껴지며 폭신폭신하다. 가장 확연한 차이로 턱잎이라 해서 잎이 가지에 붙는 부분인 잎자루 아래에 덜꿩나무는 붉은 색 턱잎이 있고, 가막살나무는 없다. 대신 가막살나무에는 잎 뒷면에 기름점이 있어 액이 나온다.

가을에 열리는 열매는 둘 다 빨갛게 익는데, 열매 끝에 암술대의 흔적이 남아 있어 살짝 튀어나왔다. 크기가 1센티미터도 안되며 벚나무 열매인 버찌보다도 작다. 살짝 깨물어 보면 다소 신맛이 난다. 가막살나무의 열매는 가막살술이라 해서 간혹 술을 담가먹기도 한다. 그래도 겨울철 새들의 소중한 먹이가 되니 새들에게 양보하면 좋겠다.

가막살나무와 덜꿩나무는 키가 많이 크지 않는 나무이다. 더구나 줄기가 두껍게 자라 키를 키우기보다 잔가지와 옆으로 새 가지를 많이 만들어 내는 나무이다 보니 특별히 목재로서 쓰임도 별로 없다.

예전엔 어린잎을 나물로 먹기도 하고 열매와 줄기를 약재로 쓰기도 했으나 요즘 같은 세상에선 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꽃과 열매가 아름다워 정원이나 공원에 심기도 하는데, 그것도 대부분 라나스덜꿩이라는 외국에서 온 원예종이 주로 자리를 차지하고 말았다. 그래도 아랑곳 않고 숲에 가면 만날 수 있는 가막살나무와 덜꿩나무는 숲을 찾는 이에게 소담한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선사해준다. 가막살나무이면 어떻고 덜꿩나무면 어떠랴, 숲의 한자리를 차지한 소중한 우리 나무들인걸.

신승희(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생태활동가)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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