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마다 20km 이동 불편
개표소 간 거리는 4km 불과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용인시 3개 행정구 중 가장 인구규모가 큰 기흥구에 개표할 공간이 없어 사실상 매번 선거 때마다 인근에 더부살이 신세를 하고 있다. 게다가 처인구 선관위가 개표소로 활용하고 있는 용인실내체육관 역시 처인 전역을 아우르기에는 부담이 많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인구 100만명 규모에 걸맞은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선관위는 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행정구 선관위별로 개표소를 지정해 선거가 끝나는 즉시 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처인구 선관위는 처인구에 위치한 용인실내체육관, 수지구 선관위는 수지구에 있는 단국대 체육관을 개표장소로 이용한다. 

두 선관위가 행정구내에 있는 시설을 개표소로 활용하는 반면, 기흥구는 처인구에 있는 명지대 체육관을 사용해왔다. 현재까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변동이 없다. 용인 3개 구 중 6대 지방선거 기준으로 선거인수는 기흥구가 32만명으로 가장 많으며 수지구가 23만명, 처인구가 17만명이다.

관리해야 할 선거인수가 가장 많은 기흥구 선관위가 처인구에서 개표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개표 규모를 감당할 공간이 없어서다.

기흥구 선관위 곽은남 사무국장은 “지방선거 규모의 선거를 개표하기 위한 공간이 기흥구에는 없어 처인구에 있는 대학 체육관을 사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6대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92곳에 이르는 기흥구 투표소에 보관된 개표함이 길게는 20km를 이동해야 할 만큼 불편을 겪고 있다.

개표소가 관내에 있는 처인구와 수지구도 비슷한 상황이다. 백암면에 설치된 투표소는 처인구 선관위가 개표소로 사용하고 있는 용인실내체육관과 20km 정도 떨어져 있다. 

수지구 개표 장소인 단국대와 불과 4km 정도 떨어진 보정동, 상현동도 기흥구선관위가 관리하고 있어 10km 이상 떨어진 명지대 개표소로 옮겨진다.

반면 기흥구와 처인구 선관위 개표소 간 거리는 불과 4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문제는 개표장까지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는 선거구가 많다는 것이다. 시의원 자선거구에 해당하는 마북동, 보정동 죽전1~2동에 설치된 선거구는 6대 선거구 기준으로 총 28곳이다. 뿐만 아니라 개표소에서 10km 이상 떨어진 영덕동 일대 선거구도 8곳에 이른다. 이들을 다 합치면 기흥구 전체 투표소 중 30% 이상은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2016년 열린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한 정당 참관인으로 활동했던 한 관계자는 “선거 개표에서 가장 중요한건 끝까지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이라며 “용인시 유권자가 증가하는 만큼 개표 관리 시스템도 재정비해야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풀기 위해서는 기흥구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중요하다. 현재 유권자수를 감당할만한 공간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구분산 즉 분구가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처인구나 수지구 일부 선거구 역시 같은 문제점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최종적으로는 100만 대도시에 걸맞은 대대적인 선거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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