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발로 기사를 쓴다고 한다. 그만큼 발로 현장을 뛰어 다녀야 제대로 된 기사가 나온다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 기사 상당수는 인터넷이 발원지인 듯하다. 이 말에 스스로 뜨끔해 진다.
최근 용인시를 아우르는 핫한 이슈가 있다. 지난 9일 시청 컨벤션홀에서 정찬민 시장이 밝힌 ‘보정·마북 경제신도시 조성사업 계획’이다. 당시 찍은 사진을 보면 적어도 수m가 되는 커다란 현수막에 ‘보정·마북 경제신도시 조성사업 브리핑’이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그 밑에는 ‘용인 GTX 역세권 일원 개발행위허가 제한’이라고 덧붙여 있다.

브리핑 이후 아니 더 엄격히 말하면 기자가 용인시로부터 브리핑 안내 문자를 받은 후부터 만나는 다수 취재원은 말했다.
“선거 되니 별거 다하네” 아니나 다를까. 브리핑 이후에는 언론마저 가세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졸속 발표라는 지적도 나오기 시작했다.
짐작하건데 많은 언론이 비슷한 논조의 기사를 쏟아내자 누군가 혹은 정 시장 스스로 이에 대한 추가 설명이 있어야겠다고 조언 혹은 판단했을 것이다.

그리고 브리핑 이후 10일이 지난 19일 오후 정 시장은 자신의 SNS에 ‘경제신도시 발표는 투명 공개행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거두절미 하고 정 시장이 올린 글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번 브리핑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신도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개발행위허가제한을 고시해야 하는데 이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어 ‘이것은 투명한 공개행정이고 이를 발표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밀실행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개발행위허가제한 고시와 관련해 브리핑을 가진 적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그냥 새로운 시도 정도로 이해해보자. 더 나아가 시기적으로 지금 꼭 해야 하는 지적도 행정상 무지에 의한 것으로 해두자.

그럼 이날 브리핑 내용은 과연 개발행위허가제한 고시를 알리기 위함이 본의인지는 확인해보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래서 찾아봤다. 이날 용인시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우선 제목을 보면 ‘서울 근교의 마지막 요지, 개발 계획 가사화’ ‘보정‧마북 일대 1백만평 경제신도시’ ‘판교테크노밸리의 5배 규모로 추진’ ‘GTX 건설 효과 극대화‧청년 일자리 창출 등 초점 맞춰 개발’ ‘첨단 기업 단지‧상업시설 위주…환승센터 갖춘 교통중심도시’다. 대부분 이 일대 개발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을 담은 것들이다. 보도자료 중간 중간에 들어간 제목도 ‘삼성역 15분 거리 사통팔달 교통요지’ ‘첨단기업 중심의 경제신도시 구상’ ‘복합환승센터‧스마트IC 건설 등 추진’ 등이다.

정시장이 브리핑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밝힌 개발행위허가제한 고시 알림과 관련한 제목은 ‘용인 GTX 일원 개발행위허가 제한’ 등 2줄이 전부다.  
19문장으로 된 보도자료 중 70% 이상도 개발내용에 대한 것들이다. 녹음 파일을 찾아 다시 들어보니 브리핑 내용 대부분도 말 그대로 신도시 조성사업과 관련한 것들이다. 기자들 질문 요점 역시 ‘경제신도시’ 개발방안에 있었다. 이쯤되면 현수막에 큰 글씨로 적혀 있던 ‘보정·마북 경제신도시 조성사업 브리핑’으로 아주 적절했던 셈이다. 

게다가 정 시장은 SNS에 졸속발표니 난개발이라고 비판하는 ‘시장 출마 후보가 행정행위를 잘 모르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라고도 밝혔다.
선거철이라 분명 이에 대한 지적은 정치권 특히 시장 후보군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기자가 만난 다수의  취재원도 거의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이 점에 대해 지적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난개발로 정신적 재산적 피해를 입었거나 입고 있으며, 입을 우려가 있는 지역에 거주 하는 주민들이다.  
한 가지만 더한다면 정 시장은 ‘난개발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없다. 우리 용인은 과거 준농림지 등 개발로 난개발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용인을 잿빛으로 비추는 난개발. 이제는 시간의 풍화작용에 그야말로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었는데. 누가 말하길 요즘 용인시는 난개발을 넘어 막개발이 되고 있다고.

정리하며 정 시장이 SNS에 올린 마지막 글에 격하게 공감하며 그대로 적어 볼까 한다.
“용인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선거와 당리당략을 떠나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여기에 한 단어만 더 추가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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