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등 도시 풍경 화폭에 담아
가로등으로 희망과 행복 표현

- 김옥기 작가

- 개인전 10회

- 초대전, 단체전, 판화전 170여회

- 현 한국미술협회, 용인미술협회 회원, 여성작가회 부회장

- 김옥기 화실(기흥구 보라동 166-1 한섬빌딩 2층) 운영

회화 작가 중에는 유독 자연을 화폭에 담는 작가들이 많다. 산, 바다, 농촌 풍경 등 바라만 봐도 편안해지는 자연에는 인간이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다움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자연보다 도시 모습에 매력을 느낀 용인 작가가 있다. ‘도시에서 길을 묻다’ 시리즈(이하 도시 시리즈)를 그리고 있는 김옥기 작가는 죽전 사거리 등 용인도시 풍경을 생생하게 그림으로 표현하는 화가다. 김 작가는 5년 전 우연히 도시 모습을 담기 시작했다.

“운전을 하고 가다 지금 보이는 이 풍경을 그림으로 그려야겠다고 생각했죠. 차 뒷모습, 양 옆 건물들…. 우리는 매일 자신도 모르게 수없이 교차하고 끝없이 뻗어 있는 도시 속 길에게 어디로 가야할 지 묻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을 했죠.”

첫 도시 시리즈는 동판으로 제작했다가 이후 사람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아크릴 회화로 이어졌다. 단국대학교 앞, 죽전 사거리, 민속촌, 농촌테마파크 가는 길 등 용인 지역 곳곳을 담은 그림들은 보는 이들에게 그림 속 배경이 어디인지 유추하게 하는 재미를 준다.
“멀리 가서 그 곳 풍경을 담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저는 그저 매일 보는 풍경, 우리 가까이 있는 도시 모습을 담는 게 좋아요. 알아보시는 분도 많아요. ‘여기 거기 아니냐’며 반가워하죠.”
김 작가의 작품은 흔히 어두운 느낌을 준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도 그럴 것이 작품엔 화려하거나 밝은 색보다 도시 느낌을 살린 회색빛이 많이 쓰인다. 하지만 김 작가는 그 안에서도 밝은 느낌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을 꼭 넣는다고 했다.

“그림 배경이 보통 새벽 출근길이나 오후 퇴근길이라서 그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어둡고 칙칙한 그림은 싫어요. 그래서 그림에 꼭 희망과 행복을 표현하는 장치를 많이 넣어요.” 
그러고 보니 바쁘게 어디론가 달려가는 자동차 뒷모습, 그 차들이 향하는 길 끝과 맞닿은 하늘엔 늘 빛이 있다. 여기에 또 하나, 도시 시리즈 속 희망을 표현하는 작가만의 장치는 가로등이다.



“항상 그림 맨 마지막 단계에 가로등을 넣어요. 가로등은 우리가 가는 길을 비춰주잖아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가야할 길을 안내하는 역할이죠. 가로등을 그림에 넣을 때가 제일 행복해요. 이걸 그리려고 도시 시리즈를 그리죠.”
기흥구 지곡동에 작업실을 꾸린 것도 벌써 12년이 됐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가정을 꾸리며 성남에서 잠시 살았지만 나고 자란 곳은 용인이라 김 작가는 이곳이 편하다고 했다. 그림에도 고향 용인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조상 대대로 모두 용인사람이신 걸요. 자꾸 그리고 싶어요. 집 앞에 나오면 펼쳐지는 용인 풍경들을 말이에요. 언젠가 사람들이 제 그림을 보고 그래 ‘여기 풍경은 이랬었지’라고 기억해준다면 작가로서 더없이 행복할 것 같아요.”
김 작가는 현재 안성시 금광면 안성베네스트cc에서 6월 25일까지 열리는 ‘도시&길’ 개인전으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내년에는 집에서 나와 가는 길 곳곳을 담은 ‘이야기가 있는 전시’를 용인에서 열 계획이다.

“전시에서 도시 속 길을 그린 그림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가고픈 장소에 와 있는 거예요. 재미있지 않을까요? 그림 아래에는 사진도 함께 놓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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