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센터에 가 본 적 있으신가요? 등본 떼러 가 보셨다구요? 아뇨, 거긴 주민센터구요, 자치센터는 보통 주민센터 2층에 있어요. 악기, 요가, 댄스, 외국어 등등 다양한 평생교육강좌를 운영하는 곳이 주민자치센터입니다. 필자가 살고 있는 농촌지역이든 아파트들이 밀집돼 있는 동네든 주민자치센터에서 하는 일은 대동소이합니다. 주민을 위한 문화센터를 열고, 저소득층 가정을 위한 나눔 봉사를 하고, 가끔은 축제를 열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주민문화센터나 주민봉사센터가 아니고 주민자치센터일까? 이름 그대로 ‘주민자치센터’라면 주민들의 자치조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문화센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활동들도 주민들의 필요에 의해 제안되고 운영되는 것일 테지만, 주민자치라면 뭔가 중요한 것이 빠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서울시는 기존 주민자치치위원회를 주민자치회로 전환하고, 주민들의 권한과 책임이 따른 활동을 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주민 총회를 열어 우리 동네 문제점들을 찾아내고, 해결하기 위한 계획도 세우고, 이에 따른 예산을 만들어 실행까지 합니다. 주민총회엔 청년, 주부, 학생, ,자영업자, 노인 등 다양한 계층의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학교 앞 도로의 자동차가 무섭다고 하는 아이들 목소리에 동네 어른들이 안전펜스를 만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 방과 후 아이들을 안심하고 맡길 시설이 너무 적다는 젊은 엄마들 요구에 마을의 빈 공간을 찾아 마을 방과 후 교실을 만들고, 몸이 편치 않은 어르신들이 사설 요양원에 가지 않아도 생활할 수 있게 마을 돌봄 시스템을 만드는 것. 이런 마을 사람들의 제안들을  공동체 관점에서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해결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 바로 주민자치센터여야 합니다.

진정한 지역 자치란, 마을 살이를 하며 불편함, 어려움을 느꼈던 문제들을 주민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며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요? 시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주민자치는 내 삶 터전의 문제부터 함께 해결해 보는 경험에서 시작합니다. 시민은 정치의 대상이 아니라 정치의 ‘주인’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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