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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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름의 시작, 경기옛길 걸으며 봄을 맞는다

조선통신사 걷던 옛길 영남길
1~10길 중 용인 5개 구간 

조선시대 간선도로의 하나로 한양(서울)과 동래(부산)을 잇는 최단거리 노선인 영남대로. 그 영남대로가 역사적 고증을 토대로 지역 문화유산을 도보 길로 연결한 새로운 형태의 역사문화탐방로로 재탄생했다. ‘경기옛길’이다.

조선시대에는 한양과 지방을 연결하는 교통로가 있었다. 이 가운데 경기도를 지나는 주요 6개 도로망이 있었다. 제1로인 의주로를 시작으로 시계방향으로 경흥로·평해로·영남로·삼남로·강화로다. 이 원형길을 바탕으로 경기도가 새롭게 조성한 길이 ‘경기옛길’이다. 2012년 삼남길 경기도 구간이, 용인시를 지나는 영남길(성남·용인·안성·이천)은 2015년 개통됐다.

영남대로는 조선시대 한양인 지금의 서울에서 성남, 용인, 안성, 이천을 거쳐 문경새재를 통과한 후 상주에서 칠곡·대구를 경유해 밀양·동래·부산진에 이르렀다. 서울 한강나루와 상주 낙동나루를 제외하면 하천을 건널 필요가 거의 없다.

경기옛길에는 지역 문화유산과 민담·설화·지명유래와 같은 다양한 이야기가 곳곳에 녹아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경기옛길은 각 지역 문화유산을 선으로 연결해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걷기와 문화유산 탐방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제3길 옛 용인의 중심 구성현길(14.7km)

영남길 전체 10개 구간 중 용인 구간은 5개 구간(제3~7길)이다. 제3길은 무지개마을~동백호수공원 ‘구성현길’이다. 옛 용인의 중심지를 지나 마북동 미륵불 입상‧민영환 묘소‧용인향교·동백호수공원으로 이어진다. 구성현은 옛 용인의 중심지다. 현재 기흥구에 편입돼 행정동으로 변화했지만 영남길을 걷다보면 아직도 옛 용인의 중심이었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탄천을 거쳐 구성역을 지나면 마북동 석불입상과 을사늑약 체결에 반대하며 자결한 민영환 묘소와 마주할 수 있다.

옛 용인의 중심으로 좀 더 걸어가면 용인향교가 있으며 구성 주민들의 쉼터인 법화산 숲길을 지나면 석성산 아래 동백지구의 호수공원에 도착할 수 있다. 옛 구성읍 지역에는 구교동과 향교말이라는 마을이 있었는데, 구교동은 오래 전에 향교가 있었던 마을이라는 뜻이다. 지금의 언남동으로 용인향교가 옮겨간 후 새로운 향교가 있는 곳과 비교해 구교동이라고 불리게 됐다. 용인향교는 맨 처음 구교동에 있다가 향교말로 옮긴 후 다시 현재의 위치로 옮겨 건축됐다는 이야기가 구전으로 전한다.

제4길 용인의 진산을 품은 석성산길(6.5km)

택지개발지구로 개발된 동백지구를 감싸고 있는 주산이자 용인시청 등이 있는 문화복지행정타운으로 이어지는 용인의 진산이 석성산이다. 조선시대에는 부산 동래에서 올린 내지봉수가 석성산을 거쳤다. 할미산 신화를 품고 있는 신라시대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성산성(할미산성)이 있는 곳이다. 석성산은 조선 후기까지 보개산으로 기록되는데, <세종실록 지리지>에 “보개산 석성은 현 동쪽에 있다. 높고 험하며, 둘레가 942보이다. 안에 작은 우물이 있는데, 가뭄을 만나면 말라 버린다”라는 기록에 명칭이 처음 등장한다. 보개는 불교용어로 탑 꼭대기 보륜 위에 덮개 모양을 하고 있는 부분을 말한다. 석성산은 용인시 행정구역의 중심지역에 위치해 용인 동서화합의 상징이면서 용인8경 중 하나인 석성산 일출로 유명할 정도로 해돋이 명소이기도 하다. 주말이면 많은 등산객들이 석성산을 찾는다. 

제5길 수여선 지나던 수여선 옛길(11.6km)
용인시청에서 김량장동을 관통해 양지면에 이르는 수여선옛길은 1930년 개통된 수여선이 42년간(1972년 폐선)의 운행을 멈출 때까지 역사의 아픔과 추억을 간직한 길이다. 수여선은 일제의 수탈 정책에 따라 용인, 이천, 여주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쌀과 풍부한 임산물 등을 공출해가기 위해 부설된 철도다. 용인 관내를 통과한 철도 길이는 약 30km였고 원천, 덕곡, 신갈, 어정, 삼가, 용인, 마평, 양지, 제일역이 있었다.

수여선은 일제강점기 수탈 목적으로 부설된 아픈 역사의 산물인 도시에 폐선될 때까지 주요 교통수단으로서 역할을 하면서 용인 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깃들어 있다. 현재 수여선길은 일반 도로로 사용되고 있으며 영남대로의 원형 노선과 가장 근접해 조성된 길이다. 행정타운에서 금학천 길을 따라 수여선 옛길을 걷다보면 가장 오래된 5일장 중 하나인 용인장(용인중앙시장)을 지나게 된다. 장터를 지나면 산길이 멋진 봉두산 숲길을 만날 수 있고, 봉두산 지나면 용인 남부의 중심이었던 양지면 남곡리에 도착하게 된다.

제6길 김대건 신부의 은이성지·문수산 마애불길(15.4km)

영남 6길은 양지면 남곡리에서 시작한다. 좌우에 갈미봉과 형제봉을 끼고 칠봉산 거쳐 문수산 능선을 타고 원삼면 독성리까지 이어진다. 이 구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가 처음 미사를 드린 성지 은이성지와 문수산 마애불이 있어 종교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은이(隱里)는 ‘숨겨진 동네’ 또는 ‘숨어 있는 동네’라는 뜻이다. 천주교 박해 시기 숨어 살던 천주교 신자들에 의해 형성된 교우촌이었다. 소년 시절 김대건이 신앙을 익히고 사제성소의 꿈을 키웠던 곳이다. 은이성지에서 신덕고개를 거쳐 골배마실 성지를 지나 미리내 성지로 이어지는 도보순례길도 유명하다. 문수산을 지나면 전통사찰인 법륜사, 용인농촌테마파크, 내동마을 연꽃길, 사암리 선돌, 무궁화위성 안테나도 이 구간에서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제7길 영남길 최고의 풍광, 구봉산길(13km)

영남 7길인 구봉산길은 원삼면 독성리에서 안성시 경계인 백암면 석천리 황새울길로 이어지는 구봉산과 정배산, 조비산을 관통하는 길이다. 원삼면과 안성시 고삼면의 분기점이 되는 구봉산은 용인에 있는 산 가운데 높은 측에 속한다. 예부터 산세가 뛰어나 신령스런 산으로 여겼다. 구봉산이라는 명칭은 봉우리가 아홉 개여서 붙여진 것으로 보이는데, 구봉산 앞에는 무학이라는 마을이 있었다고 한다. 마을이 춤을 추는 지형이어서 무학(舞鶴)이라고 부른다는 설과 조선의 도읍지를 정할 때 무학대사가 묵었다고 해서 무학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정배산과 조비산은 구봉산 지산이라 할 수 있는데, 정배산에서 조망할 수 있는 MBC드라마 촬영 세트장인 대장금파크는 좋은 볼거리이다. 구봉산과 정배산을 지나 만나는 조비산은 수려한 경관과 멋진 암벽이 있어 암벽등반을 즐기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구간은 영남길 구간 중 가장 난이도가 높지만 산 위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좋다.

그밖에 봉수대와 할미신화가 전해지는 할미산성, 단사 윤대감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고림동 구간, 류복립 장군의 기개가 서린 송문리 구간 등 다양한 스토리텔링 요소가 자리하고 있다.

함승태 기자  stha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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