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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경전철 개통 5년, 15개 역사 방문기 ‘험난한 활성화 길’

2013년 4월 개통 이후 5년차를 맞은 용인경전철. 민선 6기 정찬민 시장 들어 지난해 하루 평균 이용자가 3만 명에 이를 뿐 아니라 하루 최대 4만여명을 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개통 당시와 비교하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경전철이 효자사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오히려 시민들은 개통 5년이 된 경전철을 ‘세금 먹는 하마’로 각인하고 있어 보인다. 

6월 지방선거에 나서겠다고 밝힌 후보군은 경전철 활성화 적임자를 자처하면서 나름의 대안을 내놓고 있다. 이에 <용인시민신문>은 창간 19주년을 맞아 지난달 20일과 22일 양일간 경전철을 이용해 경전철 전 구간(기흥역~전대‧에버랜드)을 이동했다. 전체 15개 역 중 8곳에 내려 주변 상권을 찾아 상인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각 역에서 만난 30여명의 이용자들이 경전철을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들었다. 그렇게 걸린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이 훌쩍 넘는다. 이에 <용인시민신문>은 개통 5주년을 앞두고 경전철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과, 역사 주변 상인들의 한숨 등 경전철의 현재와 미래에 대에 대해 정리한다.

거대한 아파트 등짐 진 경전철 출발역

지난달 20일 한창 점심시간인 12시. 기흥역사 주변은 인파로 북적였다. 상당수 사람들은 상권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향하기 위해 길을 건넜다. 수천세대가 입주할 아파트 주변은 아직 상권이 조성되지 않았다.

그들을 따라 기흥역 사거리 일대 상권을 향했다. 대부분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을 찾았다. 이른 식사를 마친 일부 사람들은 커피숍이나 편의점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른다. 오히려 이곳 상인들은 곧 호시절이 끝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상권을 향하는 다수 사람들이 아파트 공사에 투입된 노동자이기 때문이다. 경전철 개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호시절이라는 의미다.

기흥역에서 가장 가까운 ‘G’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경전철 기흥역 자체가 지역 상권에 주는 효과는 미비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흥역만으로는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안 된다. 최근 역세권 개발로 수천세대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니 지금은 상권이 들떠있다”라며 “아직 본격적인 입주가 이뤄지지 않아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상권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실제 이 부동산 주변에는 커피숍 개업을 위해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아파트 입주에 맞춰 준비 중이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불안함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역세권 공사가 마무리 되면 주요 손님인 노동자도 사라지는데다 새롭게 조성된  상권이 기존 상권을 빨아드릴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기흥역 건너편에서 대규모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지금 식당을 찾아오는 손님 대다수가 공사현장 인부들”이라며 “기흥역 생겼다고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신상권이 생기면 경쟁만 더 치열해지는데 반겨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경전철 속에서 보는 경전철 역사 ‘텅텅’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경전철을 타기 위해 기흥역으로 향했다. 플랫폼에는 정확히 23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경전철 노선 주변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인 듯한 20대층이 가장 많았다. 그 외 고령인, 외국인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중 용인시가 올해 초 설치한 문학자판기를 이용하는 시민은 한 명도 없었다.

이내 도착한 강남대역에서 젊은층 이용자 상당수가 내렸다. 이어 지석역과 어정역에서는 서너명이 타고 내릴 뿐이었다. 주변 상권 현황을 조사하기 위해 내리는 것조차 무의미할 만큼 역사만 덩그러니 있었다. 

용인시가 승객편의를 고려한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다고 밝힌 동백역에 도착했다. 이곳은 역사 주변에 공원, 분수대 등 녹지가 쾌락한 환경으로 조성됐다고 경전철 홈페이지에 소개돼 있다.

하지만 동백역에 내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거대한 상가건물이다. 10층을 훌쩍 넘기는 건물에 주변 풍경은 가려져 있다. 상가 중에는 임대 안내글이 적혀 있었다. 공원이나 분수대가 줄 것이라는 여유는 기대하기 어렵다. 주변 상인 반응도 차가웠다.

2년여째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와 인근에서 만두가게를 하고 있는 또 다른 상인 역시 애초 역세권 등 상권 활성화를 기대하고 장사를 시작했지만 신통치 않았다. 동백역 주변에 상대적으로 많이 밀집한 학원도 경전철 운영 이후 원생 증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곳에서 만난 3명의 상인이 경전철과 관련해 공통으로 진단한 평가는 상권에는 도움이 안되는 일부만을 위한 교통수단이라는 것이다.
  
경전철에서 사람들을 만나다- “편리하게 잘 이용하고 있어요”
동백역에서 10여분동안 서성였다. 6분에 1대씩 경전철이 운영되는 것을 감안하면 기자가 이용한 경전철 이후 1~2대 가량은 더 지나갔을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만난 이용자는 5명이 전부다. 20대 여성 1명과 주부라고 밝힌 여성 2명이 하차했으며. 50대 남성 2명은 승차를 위해 역사로 들어갔다.

경전철은 동백역을 지나 초당역을 향했다. 이곳 역시 상권 조성이나 이용자가 많지는 않았다. 초당역을 지나 이내 보이는 거대한 풍경이 오히려 볼거리 정도로 취급될 만하다. 건립부터 이용방안까지 문제로 지적 받으며 제2경전철로 불리는 용인시민체육공원이다. 
경전철에 승차한지 1시간이 훌쩍 넘었다. 경전철 내에는 20명 가량이 있었다. 3명 중 1명은 20대로 보였다. 대화에 사용된 언어로 짐작하건데 외국인도 의외로 많았다.
김량장동에서 기흥역까지 매일 경전철을 이용한다는 손나혜(21) 씨는 경전철 예찬을 이어갔다.
손나혜 씨는 “고등학교때부터 경전철을 이용했는데 버스보다 훨씬 편하다. 지금도 서울로 오가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라며 “1칸이라 이용자가 많이 없는 것도 매우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기흥역에서 시청까지 거의 매일 오간다는 박모(68) 씨도 경전철에 매우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박모씨는 “(시청 인근 처인)노인복지관을 가기 위해 겸사겸사 경전철을 탄다. 다른 사람들은 (경전철을)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매우 필요하고 잘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전철 역사 주변 상권 ‘오히려 한숨’

경전철로 이동하며 볼 수 있는 이채로운 경관 중 몇 되지 않은 용인시민체육공원을 지나자 삼가역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십수년전부터 용인로데오라는 상권이 조성돼 있다. 일종의 할인판매 밀집지역이다. 그럼에도 이곳에서 내린 사람은 기자를 포함해 3명이 전부다. 주변 상인들은 평소와 비슷한 수치란다.

이곳에서 10년 넘도록 등산장비를 판매하고 있다는 한 상인은 그나마 역사 출구방향에 있는 상점은 다소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지만 대다수 상점은 큰 변화가 없단다. 오히려 일부 상점은 역사로 올라가는 계단에 간판 등이 가려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한다. 실제 삼가역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불과 10미터 가량 떨어진 한 상점은 문을 닫았다.

로데오 상가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정작 필요한 것은 42번 도로에서 좌회전 신호를 내주는 것인데 솔직히 경전철은 도움은 되겠지만 크지 않다”라며 “시민체육공원이 얼마나 활성화 될지 그쪽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가역에서 만난 상인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귀에 남아 있을 법한 2분여만에 경전철 노선 중심인 시청·용인대역에 도착했다. 이곳은 행정문화타운답게 각종 행정기관이 있다. 그만큼 시민과 직접적인 영향이 많다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내리는 이용자는 생각 외로 많지 않았다. 복지관을 찾는 고령인, 그리고 용인대 학생이 사실상 전부였다. 용인시는 주차공간이 부족해 골머리를 썩고 있지만 정작  주차난 해결을 위한 경전철 활성화 방안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것이다.

시청역에서 한참을 대기했다. 30여분  주변을 다녀봤지만 경전철 이용 경험이 있다는 시민은 만나기 힘들었다. 오후 2시가 넘어 다시 경전철에 올랐다.  

송담대 없는 송담대역 역명 선정조차 애매하다

다음역에 도착하니 노인들이 많이 내렸다. 이들이 가고자 한 곳은 목적지로 판단하건데 중앙시장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안내방송에도 중앙시장과 관련한 내용은 한번도 없지만 용케 찾아 내렸다. 구도심을 고려해 역사 위치를 선정했다는 역 이름은 송담대·운동장역이다. 대규모 체육시설 이용객을 고려한 동선 배치를 했다고 하지만 정착 대규모 체육시설인 종합운동장은 역에서 성인 남성 걸음으로 10분가량 더 가야한다. 송담대 역시 다른 차편을 한번 더 이용해야 하니 역 이름을 무색할 뿐이다. 인근에 있는 명지대역이나 용인대역 역시 다른 차편을 이용해야 들어갈 수 있다. 
   
지역 상인들 역시 다른 역 주변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주변에는 용인의 유일한 재래시장인 중앙시장이 위치해 있어 용인의 대표적인 상권이라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지만 경전철 효과는 미력하단다.
이 역 일대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풍경. 3번 출구를 따라 나오면 한줄로 대기하고 있는 택시를 볼 수 있다. 기사들 말로는 20~30분을 기다리는 건 여사란다. 중앙시장 명성이 옛날과 비교해 퇴색된 것도 사실지만 경전철이 그만큼 기능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어느 순간 에버랜드 전용차량으로 변한 경전철

운동장 송담대역을 지나 이제 고진-보평-둔전역 지나면 종착역인 전대·에버랜드만이 남았다. 송담대역에서 다시 탄 경전철 이용자는 크게 두 분류였다. 에버랜드에 가는 내국인과 외국인 중 에버랜드 가는 사람. 이날 경전철에 남아있던 12명 중 10명은 종착역까지 갔다. 고진, 보평, 둔전역에서 승차 한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는 의미다. 종착역에 도착한 사람들은 에버랜드 주차장과 연결된 출입구를 통해 모두 빠져나갔다. 역 인근 상권은 고사하고 주변 풍경 한번 돌아볼 겨를이 없어 보였다.

종착역에서 만난 한 외국인 무리는 자신이 위치한 지역 이름도, 타고 온 경전철 이름도 몰랐다. 단지 ‘용인 에버랜드’만 되뇌일 뿐이다. 아쉽게도 이들 외국인이 용인이나 포곡읍에 대해 알고 싶다했어도 역사 내에는 이들을 위한 정보를 제공할만한 곳이 없었다. 오히려 에버랜드를 연상시키는 동물 스티커 등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그리고 다시 기흥역으로 향하는 경전철에 올라탔다. 이날 기자는 시간당 5000~3만명(용인 경전철 홈페이지 참조)을 수송할 수 있다는 경전철을 30분 여분 동안 30여명의 이용객과 함께 15개 역을 지나 종착역에 도착했다.  

경전철 연장이 복안될 수 있나-“막힌 물꼬 안 트면 무용지물”
이런 가운데 경전철을 연장해야 한다는 기류가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이는 6월 지방선거 일부 시장 후보들도 공약화 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경전철 연장이 활성화를 위한 복안이 될 수 있을까. 현재 경전철 운영 방식만 두고 본다면 활성화는 고사하고 지역 상권에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임영조 기자  yjli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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