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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인 돼 가는 시 경계 지역…“우린 ‘진골’ 용인시민인가요?”

경기 남단에 위치한 용인시. 한반도 대부분 자치단체가 그렇듯 용인시 역시 위치적으로는 큰 특징이 없다. 주변에 큰 강이 흐르지도, 해안가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인근 도시와 지선을 맞대고 있을 뿐이다. 엄격히 따진다면 지선을 갈래로 서로 행정적 남남이지만 정서나 생활권, 나아가 역사적으로 본다면 이웃사촌지간이었다.

용인시는 동쪽으로 이천시와 서쪽으로는 수원시와 오산시, 화성시가 남쪽으론 안성시와 평택시 그리고 북쪽으로는 의왕시, 성남시, 광주시 등이 둘러싸고 있다. 용인 어디에 거주하는 시민이든 직간접적으로 인근 지자체와 인접해 있으며, 경기 전체 인구 40%에 이르는 도민과 ‘또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접경지역에 생활하는 시민들은 이런 저런 이유로 읍소를 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용인시와 인접한 지자체와 접경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생활상을 살펴본다.
 
기흥구, 도시 팽창에 따른 지자체간 갈등
지난달 22일 찾은 영덕동. 수원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이곳에서 만난 박재호(57) 씨는 5년 전 수원시에서 흥덕 한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조 씨는 시 경계지역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지만 최근 행정구역상 수원시에 해당하는 지역에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장사에 영향을 받고 있단다. 가게도 집도 모두 행정구역상 용인시에 해당하지만 정작 생활권이 수원이다 보니 일상생활에는 수원시 행정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단다. 하물며 인근에 거주하는 수원시민 상당수도 가게를 이용한단다. 

박씨는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대기업이 못 들어오게 하고 싶지만 결정권은 수원시에 있다. 우리가 아무리 반대를 해도 수원시민들에게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용인시가 할 수 있는게 있겠느냐. 주변인이란 말이 있는데 우리가 그런 것 같다. 이래저래 제대로 끼지를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16년 이 일대에는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다. 수원시기 운영하고 있는 수원연화장 주변에 거주하는 용인시민에게 화장료 감면 혜택을 지원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연화장이 운영에 들어간지 15년만이다. 이 일대는 하루에도 운구차량이 수시로 지나다니는가 하면 화장시설로부터 발생하는 유해물질과 분진 때문에 불편을 받고 있다는 고충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신갈동, 영덕동, 보정동, 상현동, 성복동 등 5개 지역주민은 12일부터 수원연화장 화장료 50% 감면 혜택을 받게 됐다.
감면 혜택 결정 이후 1년여가 지난 지난달 보정동에서 만난 유민희(41‧여)씨는 여전히 연화장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었다.

유씨는 “솔직히 (연화장 화장료 감면)혜택은 평생 한번 볼까 말까한데 피해는 일상에서 입는다. 세금을 내는 이유가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기 위한 건데 수원시 주변에 생활한다는 이유로 용인시가 너무 방치 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기흥구는 이외도 각종 개발사업과 도시팽창으로 시 경계지역 주민들이 겪는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최근 용인시는 자녀 통학로 문제 등으로 민원이 이어지고 있는 기흥구 영덕동 청명센트리빌 아파트 입주민의 불편 해소를 위해 수원시 양자 간 부지 교환을 골자로 한 중재안을 수용하는 등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 일대 민원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속도감을 더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의원은 “경계지역 주민들은 민원이 생기면 타 지자체로 편입을 말한다”면서 “용인도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지구, 분당으로 빠져 나가는 사람들
용인시 3개 구 중 그나마 수지구는 시 경계지역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다. 게다가 광교산이 수지 일대를 아우르고 있어 서로 맞대고 있는 지자체가 적다. 이에 상호 갈등은 미비해 보인다.
그럼에도 수지구에는 묘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흔히 말하는 ‘수지구민이잖아요’란 정서다. 지형적으로는 광교산이 큰 틀에서 가로 막혔고, 교통지리 상으로는 성남을 통해 서울까지 어렵지 않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같은 용인시에 해당하는 기흥구는 물론이고 처인구와 생활권을 이루기는 쉽지 않은 여건이다. 결국 자족형 도시를 구축하거나 인근 성남과 연담형식의 공동체가 만들어진 것이다.
결국 풍덕천동을 비롯해 구도심과 죽전동 같은 시 경계지역 주민들은 녹녹치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풍덕천동 수지구청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솔직히 외부인이 많은 수지구에는 정주의식이 부족하고, 외부로 직장생활을 다니는 사람이 많다”라며 “기차 한번 타면 분당을 통해 서울까지 갈 수 있다는 것도 장사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죽전동에 거주하고 있는 주부 이모(43)씨도 “인근 분당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라 용인과 생활권이 다르다고 본다”라며 “장사를 하거나 자녀 학원도 대부분 분당이나 서울로 보내지 수지에도 잘 안보내는데 용인은 너무 멀다”라고 말했다.

이 시민은 이어 “굳이 말한다면 주소만 용인이지 용인시에 뭔가 크게 관심이 없다. 솔직히 죽전동 시의원이 누군지 모르고 올해 선거에서 누가 나오는지도 모른다”고 무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처인구 개발하는데 타 지자체 눈치 봐야
처인구 시경계 지역은 사실상 용인시 전역과 비슷한 규모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만큼 처인구 면적은 광역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런 처인구에서 수십 년째 풀어야 할 현안이 있다.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을 둔 평택과의 갈등이다. 이 문제는 비단 양 지자체간 문제가 아니라 인근 안성시까지 영향권 내에 있어 경기도 차원에서 중재에 나선 상태다. 용인시민들은 평택시의 이기적 행정에 재산권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용인시와 처인구 일대 주민들은 2015년 해묵은 갈등을 풀기 위해 고삐를 조였지만 3년여가 지난 현재는 정작 열쇠는 경기도가 가지고 있는 모양새다. 그만큼 지역 여론 폭발력이 한계를 보였다는 의미다. 반면 같은 내용으로 평택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안성시는 범시민 차원의 단합된 여론으로 오히려 경기도를 압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처인구는 기흥구나 수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상태인데가 지형적으로 개발가능 부지가 많다. 이에 대규모 시설 입주가 빈번하다. 하지만 개발지역을 거점으로 경계지역에 있는 타 지자체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기 일쑤였다.

지난달 27일 모현읍에서 만난 주민 최모(56) 씨는 “처인구 사람들은 주변에 다른 지자체와 인접해 있어 개발을 하려면 각종 민원이 많이 발생한다”라며 “그나마 기흥이나 수지는 거의 개발이 다된 상태라 처인구에서 생기는 일에 대해 관심이 없다. 오히려 다른 도시 주민들처럼 반대하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2015년 현 정찬민 시장 취임 1주년을 맞아 시행한 한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에 대해 수지구는 17.6%만이 찬성했고 45.1%가 반대 의견을 보여 50.6%가 찬성한 처인구와는 확연한 지역차를 보였다.

임영조 기자  yjli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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