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인구 100만명을 돌파한 용인시. 이후 6개월여가 지난 현재 2만여명이 더 늘었다. 가히 기하급수적이다. 굳이 전국 인구 수를 등수화 하지 않아도 용인시는 이미 대도시임에 틀림없다. 이렇듯 인구 뿐 아니라 도시규모에서 지속적인 팽창만 이어오던 용인시에도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지역이 있다면 믿어질까. 물론 소멸이란 용어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엄연한 현실이다. 이에 <용인시민신문>은 용인시 통계자료를 비롯해 각종 자료를 취합, 용인시 읍면동 중 인구소멸이 우려되는 지역을 찾아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65세 이상 인구↑ 여성인구 비율↓…아이 울음소리가 준다
용인에서 가장 소멸을 걱정해야 할 곳은 처인구 3개 면으로 남사면과 원삼면 백암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지역은 가임 가능성이 높은 20~39세 여성이 최근 10년(2007~2017)사이 3% 가량 줄어든 반면, 65세 이상 인구는 8% 이상 증가했다. 이는 이 연령대 있는 여성이 아무리 출산을 한다 해도 인구 수는 상대적으로 점점 줄어 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당장 이 같은 상황은 이들 3개 면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용인 내 전체 30개 읍면동 중 가임여성 비율보다 65세 인구가 많은 곳은 13곳에 이른다. 세부 지역을 보면 처인구에는 최근 읍으로 승격된 모현읍을 비롯해 이동읍 남사면 원삼면 백암면, 양지면 동부동이 해당된다.

3개 구 중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한 기흥구에서는 구성동 마북동, 보정동 대상이며, 수지구에서는 신봉동과 성복동도 이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다면 이들 지역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우선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실제 용인시 전체 인구 대비 이 연령대 인구는 13%로 고령사회 막바지에 이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 13곳의 경우 노인 인구는 평균 16%를 넘는다.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4%를 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고령화 사회에 이미 진입했다는 것을 말한다. 가장 고령화가 심각한 남사면과 원삼면 백암면은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가 평균 25%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이미 진입한 상태다. 특히 여성인구 대비 두 지표간 상대비가 0.5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이 상황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 소멸을 걱정해야 한다는 일종의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가임여성 비율 왜 줄고 있나
용인시에 거주하는 가임가능성이 높은 여성 비율은 최근 10년 사이 4.1%가 감소했다. 용인 전역이 감소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역소멸이 우려되는 13개 읍면동도 예외일 수 없었다.
그나마 처인구의 경우 용인시 평균에 비해 다소 낮은 수치를 보였지만 이는 애초부터 이 연령대 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소멸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남사면과 원삼면 백암면은 전체 인구 대비 10% 이하로 떨어졌다. 문제는 기흥구 3개 지역을 비롯해 수지구 등 도심권의 여성 비율 감소는 우려스러울 정도다.

통계자료를 보면 2007년 기흥구 내 고가임 여성 비율은 전체 인구 대비 18%를 웃돌고 있지만 10년 뒤인 지난해에는 13%로 줄었다. 특히 동백동은 2007년 19.9%에서 지난해에는 12.5%로 7.4%가 줄었다. 그 외 상갈동에 거주하는 가임여성 비율도 10년 사이 6.3% 줄었다.

일자리도 있는데 왜 젊은 여성 비율이 낮지?
용인에서 가임여성에 해당하는 20~39세 연령대 여성이 적은 지역의 산업체별 종업자 현황을 보면 이채로운 결과가 나온다. 우선 이 연령대 여성이 전체 인구 대비 10%에도 못 미치는 처인구 남사면과 원삼면, 백암면 등 3개 면을 살펴보자.

남사면에는 총 1088개의 사업체가 있다. 여기서 근무하는 종사자는 총 1만1900여명에 이른다. 이중 여성은 30%를 약간 넘는 3600여명 수준이다. 지속적으로 인구 증가하는 포곡읍과 비교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원삼면과 백암면도 여성 일자리가 다른 지역과 비교해 현격하게 부족한 것은 아니다. 실제 이 두 지역에는 각각 758곳과 990곳의 사업체가 있으며 여기서 근무하는 여성 종사자는 전체 대비 절반을 훌쩍 넘는다.

수지구에서 가임여성 비율이 낮은 신봉동과 성복동에 있는 사업체 역시 전체 종사자 중 여성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지역별 전체 여성수를 적용할 경우도 이 지역에서 젊은 연령대 여성이 감소하고 있는 이유가 일자리가 절대적인 이유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들을 수 있는 목소리는 수치와 다소 다르다. 실제 산업체에서 근무하는 여성 상당수가 중장년이라는 것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처인구 남사면에서 소규모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는 “4명의 여성이 상시근무하고 있는데 3명이 50대 이상이고 한명은 외국인”이라며 “업무 자체도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사람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고 밝히며 일자리보다 더 중요한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교육환경은 얼마나 좋을까
모현초 등 대규모 학교 일부 학교의 경우는 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학생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이른바 학생 수 절벽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처인구 원삼면 있는 좌항초의 경우 6학년 대비 3학년 학생 수는 18명에서 11명 30% 가량 줄었다. 이렇게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학교 폐교다. 학교가 폐교될 경우 결국은 유입 동기가 더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처인구는 다른 2개 구에 비해 인구 유인동기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기흥구에 있는 구성동과 마북동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나마 구성초는 지속적인 인구 유입으로 학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마북초는 올해 6학년과 1학년 재학생수가 같다. 마북동 역시 같은 기간 유입 인구가 꾸준히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 출생 등에 따른 인구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물가도 한 몫
물가비교를 위해 용인시가 공개한 물가조사동향 집계표를 확인한 결과 가격 비교가 쉽게 되지 않은 지역이 있다. 특히 외식 관련 업종은 상당 부분 가격이 불분명하다. 결국 대중화에 어려움이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될 듯하다. 그나마 가격비교가 가능한 항목만을 대상으로 다른 지역과 비교할 경우 대체적으로 대동소이 하지만 가격이 10%가량 비싼 항목도 어렵지 않게 확인됐다. 고령인구가 가임여성인구보다 높은 기흥구 마북동과 수지구 상현동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이들 두 지역에서 판매되는 물가의 경우 전체 대상의 절반 이상이 용인 전체 판매가격보다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기흥구 신갈동과 마북동 물가를 비교할 경우 신갈동은 전체 대상 물품 104개 중 평균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물품은 총 44개인데 반해 마북동은 전체 102개 항목 중 50개가 평균보다 비싸다.

수지구에서는 가임여성비율이 가장 높은 풍덕천동과 가장 낮은 성복동을 비교할 경우 풍덕천동은 전체 101개 항목 중 용인 전체 평균보다 높은 항목은 47개인 반면 성복동은 103개 항목 중 50개 항목이 평균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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