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입생 2명 입학

수정분교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였다. 사진 왼쪽부터 조연호, 엄태연, 박재은, 김소정, 엄보연, 김서우, 김영국, 김영훈, 심성보 학생

용인시 유일한 분교인 백암초등학교 수정분교에 올해 신입생 2명이 입학했다. 아직 앳된 티를 벗지 못한 김서우, 김영훈 학생이 주인공이다. 서우와 영훈이를 포함해 올해 수정분교는 전교생 9명이 됐다.

“매년 학교 통폐합 얘기는 나와요. 그 때마다 저희 학교 졸업생이신 동네 어른들이나 이장님들이 발 벗고 지켜주세요. 아무리 그래도 입학생이 없으면 불안한데 올해 입학생이 2명이라 그나마 다행이에요.”

1,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최인호 교사, 3학년 현서희 교사, 5,6학년 담임 박소현 교사는 ‘어벤져스 팀’이라 스스로를 명명할 만큼 팀워크가 좋다.  

그 중 4년 넘게 수정분교를 지키고 있는 최인호 교사는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게 보람이다. “일부 아이들은 약간의 장애가 있거나 일반 학교에서 적응이 힘들어 이곳으로 온 아이들이에요. 처음 학교에 올 때는 걱정을 한가득 갖고 온 학부모님들이 정말 놀랄 정도로 변하는 자녀 모습을 보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곤 해요. 다른 아이들과 경쟁이 심하지 않아 스트레스도 적고 자연과 늘 함께 하다 보니 마음이 편안해 지는 거겠죠. 사실 저희 교사들조차도 매년 잘 커가는 아이들 모습에 감사하고 감동하고 해요.”

운동장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찍고 싶다는 기자의 요청에 시간표가 갑자기 체육으로 바뀌었다. 수정 분교만의 장점이란다.

“아이들 상태에 따라 시간표를 조정하기도 하고요. 학교 교과 과정은 인원이 적다보니 거의 개인지도죠. 한 명 한 명 가르치니 진도도 더 빠르고요.”

이제 막 일주일 등교한 영훈이에게 학교가 어떠냐고 물으니 “진짜 멋져요”라며 매력적인 눈웃음을 보이고는 운동장으로 쏜살같이 뛰어갔다. 아이들이 하루 종일 뛰어놀 만큼 운동장은 드넓다. 학교 안이든 밖이든 아이들 세상이다.

제주도에서 수정분교 입학을 위해 올해 용인으로 왔다는 서우는 아직 적응 기간이다. 그래도 갑자기 바뀐 체육시간이 그저 좋은지 그네도 타고 형들과 시소도 타면서 깔깔 웃었다. 그에 비해 올해 2학년이 된 엄태현 군은 이미 적응 완료다. 언제 준비했는지 헬멧과 보호 장구를 혼자 갖추고 나타나 신나게 보드를 탔다. 약간의 자폐증을 갖고 있는 2학년 심성보 군은 며칠 전부터 도전 끝에 성공했다는 벤치에서 뛰어내리기를 신나서 했다. 얼굴에는 뭔가를 해냈다는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  

그저 웃고 떠들고 노는데 열심인 아이들에게 갑자기 궁금해져 꿈이 뭔지 물었다. 2학년 조연호 군이 고민 없이 답했다. “성을 지키는 기사가 될 거예요. 제가 기사가 되면 선생님은 왕비이고 친구들은 왕이 되는 거예요.” 상상도 못한 아이다운 순수한 답이었다. 어떻게 하면 기사가 될 수 있을까. 그 질문에는 “공부 열심히 하고 채소랑 고기를 많이 먹으면 되죠”라고 별 것 아니라는 듯 말했다. 

수정분교는 여름엔 수영장, 겨울엔 눈썰매장으로 변신한다. 운동장은 때론 캠프장이 되고 버섯과 토끼를 키우는 농장이 되기도 한다. 수백 명이 모여 있는 도시 학교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수정분교의 매력이 많이 알려지길 바랍니다. 이곳에서 더 많은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즐겁게 뛰어놀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어요. 아마 수정인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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