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투각기법으로 현대적인 조형미
‘김주상 도자기’로 생활 그릇 생산
가볍고 실용적 디자인으로 인기

- 도예가 김주상

- 경희대학교 도예학과, 동교육대학원 도예교육학과 졸업

- 전 영남이공대학, 경희대학교, 경기대학교, 예원예술대학교 강사

- 1986년 전국기능경기대회 도자기 부문 금상

-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작품 소장

- 한국도자학회, 한국공예가협회, 한국미술협회 용인지부 회원

- 1993년~현재 김주상도자기공방(031-889-9335) 운영 중

김주상 도예가는 기능부터 작품성까지 두루 갖춘 예술인으로 통한다. 모든 예술이 그렇지만 도예는 특히 기본적인 기능 습득이 매우 어렵고 오래 걸리는 분야다. 작품에 따라 기능방법, 성형법, 표면작식법, 소성법(굽는 방법) 등이 매우 다양한데다 각 기능법이 어려워 꾸준한 노력과 인내, 시행착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김 작가는 어린 시절 기초 기능부터 탄탄히 밟아온 도예가로 통한다. 중학생 시절 미술에 재능이 있는 김 작가를 눈여겨본 선생님이 실업계 고등학교를 추천하면서 그의 도예인생은 시작됐다.

“다양한 분야들 중 유독 도예 분야가 제 마음에 쏙 들었어요. 주위에서 흔하게 보는 흙으로 작품을 탄생시킨다는 점이 매력이었죠.”

그의 기술은 초기부터 돋보였다. 고등학교 2학년 재학시절 서울 지방기능대회 도자기 부문 은상에 이어 3학년 때는 전국기능경기대회 도자기 부문 금상을 수상하며 도예분야 떠오르는 신예로 주목받기도 했다.

이후 경희대학교 도공예학과를 거쳐 동교육대학원 도예교육학과 수료 후에는 김 작가의 작품이 독일과 한국을 오고가는 전시회인 트리엔날레에 오르기도 했다. 수공예박물관 푸랑크푸르트 암마인, 라이프치히 그라씨 박물관, 경주 아트선재박물관에 전시되는 기회였다.

“당시 가장 젊은 작가로는 제가 유일하게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 같아요. 동양의 도예 분야에 현대적인 서양의 미를 접목시킨 점이 새로운 느낌을 줬다고 평가해주시더라고요.” 


김주상 작가의 대표 분야로 손꼽히는 분야는 이중 투각 기법이다. 하나의 도자기가 두 개의 벽으로 나뉘어 겉은 투각 기법(칼로 도려내는 장식 기법)으로 장식한 것으로 상당히 까다로운 기법이다.

“전통 도자 공예의 이중 도자기 투각 기법에 현대적인 조형 작업을 결합시켰죠. 굴곡과 직선의 조각이 조화를 이루도록 했어요.”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움을 적절히 조화시켰다는 평은 김주상 작가를 항상 따라다닌다. 일찍이 전통 기술부터 시작해 현대적 조형 감각을 키워온 독특한 개성과 작품세계가 그만의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작품에 있어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 왔던 김 작가는 1993년부터 수지구 풍덕천동에 김주상도자기공방을 운영하며 생활 도자기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만들어내는 중이다.

“조형 작품을 꾸준히 해왔었는데 대학원 졸업 후 어느 날 갑자기 예전 물레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중 생활 속에서 사람들과 늘 함께 하는 ‘그릇’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김주상 도자기’라는 브랜드로 생산되는 그릇은 백화점 매장에서 판매되기도 하는 등 인기다. 비결은 손으로 직접 만드는 그릇임에도 투박하지 않고 얇고 가벼우면서도 균일한 두께다. 김 작가의 탄탄한 기술에 끊임없이 실험하는 꾸준함이 작용했다.
“도자기 그릇은 보통 묵직하고 색감도 투박하기 마련인데 제 도자기는 가벼운데다 깔끔하고 쓰기에 편한 디자인이라 좋다고 말씀하세요. 사실 현대 생활에 맞게끔 디자인, 색감을 찾느라 고생을 좀 했죠.”

공방 안 한 켠에는 가장 아름다우면서 실용적인 유약 색과 도자기 두께, 디자인을 맞추기 위해 실험한 실패작들이 어른 키 만큼 쌓여 있었다.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는 질문에 김주상 작가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끝없이 노력해야 하는 분야가 도예이기 때문이에요. 현실에 안주하다가는 그대로 기술이 퇴보해버리죠. 한번 불로 구워내면 돌이킬 수 없어요. 꾸준히 노력을 했느냐 안 했느냐는 나온 작품에 그대로 표출돼 버리거든요. 노력과 실험, 그것만이 답이에요.”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