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업 교복 횡포에 고림중 학부모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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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인구 고림중학교가 최근 일부 업체가 교복 바지와 조끼색을 임의로 변경한 후 판매했음에도 교환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아 갈등을 겪고 있다. 학교 측은 정해진 ‘교복 색상을 그대로 지키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지만 임의로 변경해 판매한 두 업체는 학부모에게 ‘학교 측과 협의가 끝났으니 그냥 구입한 색상을 입어도 좋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변경한 두 업체는 이른바 대형 교복 업체로 알려져 ‘횡포’라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고림중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두 업체가 교복 일부 색상이 변경돼 판매된 것은 최근 발견했고 이미 2년 전부터 그렇게 판매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교복 색상 변경에 대해 업체와 협의를 한 적이 없다. 교복 색상을 임의로 바꾼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면서도 “자칫 갈등이 커져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피해가 갈까 싶어 공문을 보낸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체 측은 색상이 비슷해 실수로 빚어진 일이라며 당장 교환을 진행하기에는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학교와 업체의 이 같은 입장에 일부 학부모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고림중 한 학부모는 “최근 학교 교복 색상이 잘못됐다는 사실에 당연히 업체 측에서 교환해줄 것으로 생각했다”며 “업체는 학교와 협의했다고 하고, 학교는 더 이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앞으로 3년 동안 잘못된 색상의 교복을 입고 다녀야 할 자녀를 생각하면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인 두 교복업체가 학교와 학부모를 상대로 횡포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학교가 색상과 디자인, 소재를 정해 매년 공지하고 있어 색상을 임의로 변경한다는 것은 불가능한데 이를 어겼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 자체가 횡포라는 것이다. 

한 교복 업체 판매자는 “각 학교가 매년 말 교복 디자인 사양서를 홈페이지에 공지한다”며 “교복 색상이 실수로 변경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약 실수로 그랬다 하더라고 명백한 업체 실수인데 바꿔주지 않는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림중 다른 학부모는 “인근 학교에 비슷한 색상 교복이 있어서 대량 생산을 위해 일부러 그랬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며 “정확한 진상 조사 없이 그냥 이렇게 입고 다녀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학교 주관구매 업체 구매가 아닌 이상 학교가 업체 측에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제한돼 있다는 점을 문제로 꼽고 있다. 학교 주관구매의 경우 나라장터 입찰을 통해 선정되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계약 파기 등 제재를 취할 수 있다. 그러나 학부모가 개별적으로 구매한 일반구매의 경우 학교가 나서기 힘든 구조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용인시 교복비 지원 영향으로 학교 주관구매 업체 구매율은 점점 떨어지고 4대 대형 업체 교복 구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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