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한 ‘행복공간’

기흥역 인근 한 버스정류장 주변에 붙어 있는 금연구역 지정 스티커. 하지만 스티커 주변부터 담배꽁초가 흩어져 있는 등 사실상 금연구역 관리 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2월을 지나 다소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지난달 27일. 기흥구 강남병원에서 경전철 기흥역을 지나 강남대학교까지 도보로 이동하면서 금연구역이라고 적혀 있는 버스정류장과 경전철 역사 진입로 주변 등 3곳을 확인했다. 처인구 종합운동장 일대 경전철 역사와 버스 정류장 등 모두 5곳을 점검한 결과 흡연은 물론이고 주변에는 담배꽁초가 흩어져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용인시가 비흡연자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흡연 장소 제한 등의 대책을 내놓은지 7년여가 됐다. 실제 2011년 기흥구 보건소 등은 흡연으로 인한 주민들의 건강 보호를 위해 관할 구역 일대 버스 정류장을 중심으로 간접흡연 예방활동을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는 경전철 역사 15곳을 비롯해 분당선과 신분당선의 용인 구간 역사 10곳 등 총 25곳의 역사 출입구 주변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 이들 지역에서 흡연하다 적발되면 5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용인시 조례로 금연구역이 된 곳은 버스정류장 안내표지판에서 반경 10m 이내, 학교교문에서 반경 50m 이내, 도시 공원 내 등 2800여 곳에 이른다.

하지만 상황 개선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아 일각에서는 개선효과를 기대는 일일삼추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기자가 기흥역 앞 버스환승센터와 기흥역 6번 진입로 외 버스 정류장 1곳 등 총 3곳을 대상으로 각 30분씩 흡연 현황을 확인한 결과 기흥역 진입로를 제외한 나머지 2곳에서는 흡연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버스환승센터에서 불과 2~3미터 정도 떨어진 공간에서 흡연을 하고 있는 60대 남성은 흡연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 남성은 “버스를 자주 이용하지 않다보니 언제부터 버스정류장이 금연 장소가 됐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남성이 담배를 피운 장소에서 몇 걸음 앞바닥에는 금연구역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그나마 버스환승센터와 같이 이용자가 많아 공간은 흡연에 부담이 생기지만 소규모 버스정류장은 사실상 무법지대에 준할 만큼 자연스럽게 흡연행위가 이뤄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처인구 종합운동장 인근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한 흡연자는 “요즘은 금연 장소가 너무 많아 버스정류장도 금연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라며 “하지만 당장 주변에서 감독하는 사람도 없고 이용자도 많이 없어 눈치 보지 않고 흡연한다”라고 말했다.

금연건물 내 흡연 역시 자유롭다. 기흥구 신갈동 한 금연건물 내 계단에는 곳곳에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다. 건물 벽에는 금연건물이라는 안내문과 담배를 피우지 말 것을 요구하는 경고문이 있지만 오히려 경고문은 담뱃불에 검게 그을려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국 비흡연자들만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기흥역 앞 버스환승센터에서 만난 대학생 김소라(22) 씨는 “이른 아침시간이나 저녁 경에는 눈치 안보고 주변에서 담배 피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라며 “불법인지 알면서 그렇게 하는 것은 정말 양심이 없는 것이다. 시가 엄격하게 감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