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9일까지 백남준 전 ‘30분 이상’
4개 주제로 비디오아트 새롭게 조명

백남준아트센터(관장 서진석)가 9월 26일까지 백남준 전 ‘30분 이상’을 선보인다.
‘30분 이상’은 백남준이 작성한 글 ‘실험 TV 전시회의 후주곡(1963)’에서 자신의 텔레비전을 30분 이상 지켜볼 것을 요청한 것에서 따온 것이다. 전시는 이 ‘30분’을 타인과 공감하기 위한 필요조건이자 소통의 여정으로 해석했다.

전시는 총 4개 주제로 나뉘어 백남준의 비디오 영상과 비디오 조각 및 드로잉 등 작품 22점과 자료 40여점으로 이뤄졌다.

첫 번째 ‘꽃의 아이들’이다. 시인 앨렌 긴스버그와 실험극단 리빙씨어터, 음악가 존 케이지(1912-1992)를 위해 백남준이 제작한 3개 비디오 영상과 비디오 조각 ‘꽃의 아이’를 선보인다. ‘꽃의 아이들’은 미국 히피세대를 상징하는 용어다. ‘평화’와 ‘사랑’의 상징으로 꽃을 즐겨 사용한 히피들은 기존 질서와 가치관을 조롱하며 노동과 유희가 창조적으로 결합된 새로운 지구공동체를 꿈꿨다. 백남준은 이들을 비디오 매체의 특성을 활용해 유쾌하면서도 사랑과 존경이 담긴 비디오 작품으로 표현했다. 

두 번째 ‘사이키델릭+사이버네틱스=??’에는 1960년대 미국사회의 주요한 키워드였던 히피 문화인 사이키델릭과 기술 사회 진입을 예고한 사이버네틱스를 결합한 작품이 선보인다.

세 번째 ‘켜라 맞춰라 빠져나와라’는 1960년대 젊은이들을 강타한 히피 구호이자 동시대 비디오 작가들이 주목한 메시지다. 태아 백남준이 부모와 대화를 하며 써내려간 ‘태내기 자서전’과 ‘딕 히긴스를 위한 위험한 음악’, 시공을 넘나드는 비디오의 효과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영상 ‘백남준에 의한 머스 옆의 머스’ 등이 선보인다.

마지막 ‘비디오 텔레파시’에서는 백남준의 커뮤니케이션 예술 개념을 살펴볼 수 있다. 백남준은 자신의 비디오아트가 예술과 통신이 겹쳐지는 씨앗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문화인류학적 비디오 탐험을 보여준 ‘중국에서는 우표를 핥을 수 없다’, 냉전구도를 깨고 동서가 화합했던 88올림픽을 위한 ‘세계와 손잡고’, 이데올로기에 의해 고통받아온 한민족의 새로운 천년을 기원한 ‘호랑이는 살아있다’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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