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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 갈등관리심의위원회, 주민 ‘모르고’ 공무원 ‘외면’

시, 집단민원 해당부서 고유 업무로 판단 신청 안해
주민들, 제도 있다는 것 자체도 모르고 알아도 난색 

용인시가 공공정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조례 및 자문기구를 출범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집단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지역 주민들은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용인시는 준비 과정이라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이르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해 8월 공공정책과 관련한 주민들의 갈등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자문·심의 기구인 ‘갈등관리심의위원회’를 출범했다. 위원회는 갈등관리조정 분야 전문가와 시의원, 변호사, 도시계획 및 건축, 교통, 환경 분야 전문가 등 9명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강제적인 권한은 없으나 갈등조정 전문가와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 합의에 이르도록 자문 및 심의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 갈등 관련 조례나 규칙 등을 정비하거나 특정 사안에 대해 ‘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할지 여부를 결정해 갈등 당사자 간에 대화가 가능하도록 조정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지난해 5월 용인시는 집단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와 시 공무원, 이해당사자 등으로 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해 사안별로 설치할 수 있도록 조례로 정했다.

이어 8월에는 처인구 양지면 남곡2리 도로확장 관련 분쟁 건을 첫 사례로 심의, 5개월여 만에 분쟁을 해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당장 갈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민단민원 다발 부서는 용인시가 마련한 이 제도 활용에 난색을 드러내고 있다. 상황이 더 복잡해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개발관련 부서 한 관계자는 “주민들 민원을 보면 행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부분이 크게 없는 경우가 많다”라며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업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가와 실무자 입장에서 판단은 많이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갈등 조정관리 부서인 시민소통 담당관 관계자도 “남곡리의 경우 주민들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선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까지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두 번째 신청은 아직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부서 직원들도 갈등이 발생하는 사업과 관련해 자신들의 고유 업무로 판단하고 있어 이 제도를 잘 활용하지 않고 있다”라며 “윗선에서 더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지 않으면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시는 제도 활용 방안을 높이기 위해 전 부서에게 제도 홍보를 실시하는 등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용인시의 이 같은 노력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또 있다. 실제 갈등 발생 지역 주민들의 여론이다.

주민들은 제도나 위원회 조직에 앞서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우선시 돼야 한다며 이 점이 본질적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개발 사업을 두고 용인시와 1년 넘게 갈등을 빚고 있는 기흥구 한 주민은 “아무리 전문가가 갈등 해소 방안을 언급해도 행정적으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공무원이 움직여야 한다”며 “지금까지 공무원을 만나 논의하면 매우 경직됐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상황에서 갈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아파트 인근 도로 공사를 두고 시와 갈등을 빚은 데다 주민들 간에도 마찰이 생기고 있다는 수지구 한 아파트 주민은 “정말 용인시가 갈등을 관리하고 조정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이런 제도가 있다는 것을 해당 주민들에게 적극 알리고 최대한 동참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하지만 언론 보도를 통해 이런 조례가 있다는 것을 알만큼 홍보가 안됐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한편 용인시는 오는 8일 갈등 조정을 위해 남곡 2리 도로포장 관련 갈등 조정건 보고, 민원 다발지역 현황 파악, 전 부서 제도 홍보, 환경 관련 갈등 해결 매뉴얼 등을 주요 내용으로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임영조 기자  yjli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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