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 속에서 언제나 함께하는 존재 중에는 귀신이 있다. 귀신, 즉 죽은 영혼은 저승세계로 가지 않은 채 이승에 머무르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거나 또는 위협적인 존재로 무시무시하다는 표현을 쓸 때 자주 등장한다.

수십 년째 방영된 ‘전설의 고향’ 시리즈나 헐리우드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 ‘사랑과 영혼’ 그리고 최근에 히트를 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유령 또는 귀신 이야기는 우리들의 삶에 영원히 함께 하면서 존재하느냐 않느냐에 대한 토론이 계속되고 있다. 오페라에서도 역시 귀신을 주제로 한 오페라들이 빠질 수는 없지 않을까?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와 이탈리아에서 미국으로 이민 가서 미국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인정받은 메노티 등 두 작곡가는 귀신을 소재로 한 원작으로 각각 오페라를 작곡해 우리들에게 소개했다. 이번 호에는 그 중 푸치니의 오페라를 소개한다.

Le Villi

2막 오페라
작곡가 : 자코모 푸치니(1858~1924)
대본가 : 페르디난도 폰타나(1850~1919)
초연 : 1884년 5월 31일, Dal Verme 극장
초연가수: 카포네티, 안토니오 드안드레아
초연지휘 : 아킬레 파니짜

줄거리
1막= 깊은 숲속 마을. 안나(소프라노)와 약혼식을 마치고 난 후에 로베르토(테너)는 고모의 유산을 받으러 마곤자로 떠난다. 로베르토는 불안해하는 안나를 위로해 보지만 그녀는 침울하기만 하다.

2막 = 로베르토는 여행 중 만난 여인과 함께 있으면서 곧 안나를 기억에서 잊어버린다. 몇 달간 로베르토를 기다리던 안나는 절망한 채 죽는다. 그녀의 영혼은 Le Villi들과 함께 만나게 된다. Villi 들은 버림받고 죽은 처녀들의 영혼들이다. 한 겨울밤 숲속 마을에서 처녀귀신들은 춤을 춘다. 안나의 아버지인 굴리엘모는 자신의 딸인 처녀귀신을 불러내어 복수를 요청한다. 안나가 나타나자 그녀가 살아있는 것으로 알고 로베르토는 그녀에게 입을 맞춘다. 원초적인 춤에 이끌려 로베르토는 안나의 발아래 죽게 된다. 멀리서 기쁨의 호산나를 외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 Le Villi는 아마도 슬라브족 전설에 의한 이야기로 푸치니의 첫 번째 작품이다. 초연에서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고 베르디로부터 직접 찬사를 받기도 했다. 비전통과 전통이 혼합된 형식으로 드라마틱한 상황에서 놀랍도록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오페라를 전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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