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한파 용인을 돌아보다

#1 “완전 추워요. 아침에 장사하러 나왔는데 수도가 다 얼어 버렸어요. 옆 가게에 물 빌려와 한 시간이 넘도록 붙고 있는데 점심 장사는 포기해야 할 판이에요”- 기흥구 식당 운영자

#2 “사무실 화장실 물이 얼어 며칠째 사용을 못하고 있어요. 50년 평생 이렇게 추운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계량기 동파가 아닌 수도가 얼어 버린 건 사설 업체를 통해 고쳐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기다려야 한데요” -기흥구 직장인

#3 “올해 12월 초 옥상 물탱크가 얼어 100만원을 들여 공사를 했는데 요 며칠 날씨가 더 추워져 열선을 켜뒀는데 다시 얼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그런데다 열선 때문에 전기요금도 많이 나와 걱정이에요”-처인구 한 빌라 거주자

체감온도가 영하 20도를 넘나들던 지난달 말경 기흥구 한 인도를 걷고 있는 시민들.

지난달 말부터 시작해 현재 다소 주춤해진 한파에 시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불편을 넘어 재산상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어 올 겨울 막바지까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용인은 지난달 23일부터 영하 13도로 떨어지기 시작해 30일까지 일주일 내리 영하 10도권에 머물렀다. 특히 26~27일에는 16도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최대 10도 이상 떨어진 것이다.

최근 30년간 용인시 2월 기온을 분석한 내용을 보면 올해 초 한파가 얼마나 파괴력 있는지 쉽게 이해된다. 용인시 통계자료를 근거로 확인한 결과 34년전인 1984년부터 1989년까지 용인시 1~2월 평균 기온은 -4도를 약간 넘는 수준을 보였다. 평균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렀던 기간만 추출해 계산하더라도 영하 5도 정도다. 1990년대 같은 기간 평균 기온은 이보다 더 높아져 영하 2.5도 정도다.

이후 2010년에 들어와서는 2010~2015년까지 평균 기온이 영상권에 머물렀던 기간을 제외하면 영하 2.5도 정도를 보였다. 2011년 영하 7.2도 최저점을 보였지만 2015년 12월 평균 기온이 영상 2.4도에 이를 만큼 평온한 상태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급변했다. 최근 30여년간 1~2월 평균 기온과 비교해 올해 평균 기온은 1도 가량 낮아졌지만 실제 체감온도는 현격하게 차이를 보인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용인시 1~2월 중 영상권에 머문 날은 9일인 반면 평균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진 날은 4일에 이른다. 하지만 최저기온으로 기준을 바꿀 경우 영하 10도 이하인 날이 11일에 이른다.

올 겨울 들어 가장 최저 기온을 보인 23일부터 26일 사이 용인에서는 크고 작은 불편이 이어졌다. 용인시에 따르면 올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동파·동결 신고는 총 1700여건이 넘는다. 이중 한파로 인한 계량기 동파 신고는 460여건으로 지난해 비슷한 기간 40건과 비교해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표 참고> 이에 시는 한파특보가 내려진 지난달 26일 수도계량기 동파사고를 막기 위한 당부 내용을 담은 재난문자를 보내기까지 했다.

용인시 수도시설과 관계자는 “(한파로 인한)계량기 동파 신고가 심각할 정도로 많이 들어왔다. 이를 최대한 막기 위해 재난문자까지 보내야하는 상황이었다”라며 “특히 신고가 안된 것까지 합하면 이보다 2배 이상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계량기 동파뿐 아니라 수도 내부 동결 등도 곳곳에서 발생해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기흥구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24일 아침에 출근을 했다 큰 낭패를 봤단다. 이상은 씨는 “아침에 가게 문을 열고 장사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수도가 얼어 이웃 가게에서 빌린 물을 데워 한 시간이 넘도록 부었는데 오후 늦어서야 수도를 사용할 수 있었다”라며 “점심시간에 맞춰 운영에 들어가야 되는데 그날 장사는 사실상 반 토막 났다”고 하소연했다.

처인구 한 빌라에 거주하는 서분호씨는 “수도가 얼어 개인업체를 불렀는데 한 시간 가량 작업을 하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하루 더 작업을 했다”라며 “한파 피해가 많아 그 사람들도 어쩔 수 없는 것을 알지만 추위에 힘들고 경제적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한파와 관련해 용인시는 상시관리 대상자 1400여명 외 긴급복지 지원 사례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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