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물기 2번 당하니 10분이나 더 걸리네”

엄연한 불법 행위···안전까지 위협

용인의 대표적인 상습정체구간인 신갈오거리. 신호가 변경됐지만 꼬리물기를 한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수원에서 신갈까지 출퇴근 하는 A(44)씨는 불과 10㎞ 정도인 거리를 오가는데 1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10번이 넘는 신호정지나 차량증가에 따른 정체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이해하지만 가장 불만인 것은 이른바 꼬리 물기로 불리는 행위다. 꼬리 물기란 신호대기를 알리는 황색 신호를 무시하고 사거리 등 교차로에 진입하는 것을 말한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운전자는 신호기로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교차로에 들어가려는 경우에는 진행하려는 진로의 앞쪽에 있는 차의 상황에 따라 교차로에 정지해야 한다. 특히 교차로 등에서는 다른 차의 통행에 방해가 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들어가서는 안 된다.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엄연한 불법행위란 소리다.

하지만 도로에서는 꼬리 물기를 하는 민폐 운전자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실제 A씨는 출근길인 수원시 영통구와 용인시 영덕동을 잇는 중부대로 삼성전자 삼거리를 시작으로 수원신갈 IC입구 신갈오거리에서 어렵지 않게 꼬리 물기 현장을 목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A씨는 “짧게는 서너 대에서 많게는 직진신호를 한차례 놓칠 정도로 많은 차량이 교차로 내에 진입해 있다”라며 “출퇴근 시간에는 그렇지 않아도 차량이 많아 정체되는데 교차로마다 꼬리 물기가 이뤄져 너무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영덕동에서 기흥구 지곡동으로 출퇴근한다는 B(46)씨도 “신호에 걸리면 최소 2분 정도는 더 걸리게 되는데 꼬리 물기에 2번만 걸려도 10분은 허비해야 한다”라며 “자기는 편할지 몰라도 다른 사람들은 피해를 보는 행위가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다”고 한탄했다.

감독 부제에 대한 지적도 많다. 일부 지역의 경우 상습적으로 꼬리 물기가 이뤄지지만 제대로 된 관리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A씨는 “신갈오거리나 신갈 IC는 거의 매일 불법 진입차량을 보는데 교통관리 경찰을 목격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그나마 교통경찰이 있을 경우에는 제대로 지켜지더라도 그렇지 않으면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런데다 꼬리 물기는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어 해당기관의 철저한 감독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꼬리 물기를 하는 운전자도 하소연이 많다.

신갈오거리에서 만난 한 운전자는 “신호 변경 시간을 감안해 교차로에 진입했는데 앞에 차량이 빠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교차로 내에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라며 “위험한데다 과태료까지 내야 하는 꼬리 물기를 고의적으로 하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자가 만난 또 다른 운전자들은 습관적이고 의도적으로 불법에 나선다고 자인하고 있다.
개인 트럭으로 공사현장을 오가며 일을 한다는 박모씨는 “운전 습관이 중요한 것 같다. 차량이 크다 보니 솔직히 (교차로에 진입하는 것이)어렵지 않다”라며 “꼬리 물기를 하면 조금 더 빨리 갈 수 있어 거의 습관적으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과 수원을 오가는 버스를 운행하는 C씨도 “운행시간을 맞춰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꼬리 물기를) 할 때도 있다”라며 “개인적으로 위험하고 불법인 것을 알지만 분위기상 특별히 이를 문제 삼는 경우는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교차로에 진입하지 않고 정지선에 대기해 있으면 주변 차량이 경적을 울리거나 상향등을 점등하며 위협하거나 비워둔 공간에 끼어드는 몰염치한 운전자도 있다는 목격담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한편, 꼬리 물기는 종전에는 경찰관에게 적발된 경우에 한해서만 범칙금 처분을 받았지만, 이제는 CCTV 등 무인 단속 장비가 도입돼 적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민신문고 모바일 홈페이지나 어플을 통해서도 신고할 수 있다. 이때는 위반 당시 신호 상황과 차량 번호가 선명하게 나온 사진 또는 동영상을 첨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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