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민신문이 A단체와 무슨 관계있어요?”
장애인활동지원 사업에 관해 취재 차 관련부서에 방문했을 때 받은 질문이다. 해당 사안에 대한 민원을 제기한 A단체와 기자가 소속된 신문사가 관계있느냐는 질문에 할 말을 잃었다.
기자가 받아들이기에 그 질문은 꽤 불쾌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마치 어떤 사안에 대해 한쪽 입장에 치우쳐 기사를 쓸 심산이냐는 질문으로까지 들렸다.

마음을 가다듬고 그렇지 않다고 답한 후 취재를 이어갔다. 관련부서 팀장은 이번엔 해당 사안에 대해 “말할 게 별로 없다”며 비협조적인 입장을 취했다. 단순 현황을 묻는 질문에도 답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귀에 꽂혔다.

“굳이 정말 쓸 기사가 없어서 쓴다면 모르겠지만…” “꼭 장애인활동지원에 대해 써야겠다는 역사적 사명이 아니라면 이달 말 쯤에 다시 와라”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해당 사안에 대한 용인시 입장은커녕 기본 현황에 대한 얘기도 나누지 못한 상태였다. “기사를 쓰고 쓰지 않고는 기자가 결정합니다.” 이 말은 나름 ‘이제 그만 취재에 응해주시죠’라는 의미였다. 

이어진 대화 도중 관계자의 마지막 결정적 한마디가 나왔다. 해당 사안이 정부 사업이기는 하나 관리감독 의무는 지자체에도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지금 기자님이 말씀하시는 게 A단체 소장과 토씨하나 틀리지 않아요.” 기자가 A단체의 입장만 대변할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걸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계속된 A단체와의 ‘엮임’에 기자는 그와의 취재를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관련부서 과장은 당사자가 최근 제기된 민원으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공무원들의 주요 업무가 다수의 민원인 상대라는 것을 잘 알기에 어느 정도 수긍이 들었다. 

그럼에도 관계자의 행동은 단순히 감정에 따라 취재에 응하지 않은 문제로 끝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관계부서 반응은 다른 한편으로 보면 시민 알권리 침해라고 볼 수 있는 중한 문제다.

기자가 하는 취재의 가장 최종 목표는 알권리 충족이다. 알 권리 주체는 시민이고 그 대변자는 언론이다. 기자는 시민들이 꼭 알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공적 정보를 수집해 보도한다. 그렇기에 관계당국은 해당 공적 정보를 기자가 요구했을 때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답해야 한다.

무엇보다 관계자의 당시 반응은 한 언론사를 대표로 해서 왔던 기자에게 적절하지 않았다. 기자가 쓴 기사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거나 기자가 한 말이 틀린 부분이 있으면 직접적으로 지적해도 된다. 반론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하지만 감정적인 이유로 정확한 근거 없이 기자를 매도하는 일은 언론사 전체를 매도하는 행위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그 관계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지적을 너무 인색하게 받아들이지는 말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취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 말에 어느 정도 동감한다. 기자가 아는 많은 공무원들은 일주일의 반을 야간근무를 하며 업무에 치이듯 일한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더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는 그들이 좋은 결과를 낳길 바란다. 모든 부분에서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하면서 나아지기를 바랄 뿐이다. 그게 그들의 임무이기도 하다. 당신들 노력에도 다수가 불편을 겪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면 그것은 분명 문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서 그것이 당연한 것은 아니다. 지적은 변화를 위한 ‘관심’이다.

사실은 기자도 더 이상 어떤 문제도 제기되지 않아 매주 미담 기사만 전할 날이 온다면 정말이지 아무 것도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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