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에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용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크게 확산된 이번 독감은 예년과 달리 A형과 B형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청소년들에게서 B형 독감이 늘어나고 있는데 겨울철에 야외활동이 적고 실내 공간에서 지내다 보면 독감이 쉽게 퍼질 수 있다. 과거에는 12월 말쯤 방학이 시작되고 각자 개별 시간을 가지면서 독감이 주춤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방학 중에도 학원을 다니다 보니 학생들을 중심으로 독감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전체 환자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독감은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바이러스를 전파하기 때문에 기침 예절은 필수적이다. A형 독감에 비해 B형 독감은 증상이 경미해서 감별하기 쉽지 않으나 최근 인플루엔자 신속항원 검사가 보급되면서 아주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항바이러스제도 여러 제약회사에서 출시되고 충분하게 공급돼 치료는 비교적 용이한 편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독감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고 현재 가장 좋은 예방은 독감 백신접종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빠른 시간에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독감 증상이 의심될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검사와 항바이러스제를 이용한 치료가 필요하다.

독감 백신은 크게 A형, B형 독감에 대비해서 제작되고 있다. 그 중 이번에 문제가 된 B형 독감은 크게 빅토리아 형과 야마가타 형으로 나뉘는데 둘 중 하나를 포함한 백신을 개발해 왔다. 그러나 예측이 빗나가는 경우가 있어 두 가지 형태를 모두 예방할 수 있는 4가 백신이 개발됐고 국내에도 많이 보급돼 있다. 안타까운 것은 현재 국가지원 예방접종은 가격이 저렴한 3가 백신만이 대상인데 3가 백신은 야마가타형이 아닌 빅토리아형만 포함돼 이번에 유행한 야마가타형에 취약점을 보인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2017년 60~65세 연령층에서 실시된 용인시 지원 독감 예방접종사업 역시 3가 백신이라는 사실이다.

국가나 시 지원 독감예방접종 사업은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적은 예산을 책정하면 싼 것을 사용해야 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인 4가 백신보다는 저렴한 3가 백신을 선택해야 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국가 차원에서 결정해야 하는 국가지원 예방접종과 달리 시 차원에서 지원하는 예방접종 사업은 지역 전문가들의 조언을 참고해서 얼마든지 융통성 있게 조절이 가능한 사업이다. 

특정 백신을 지원하는 방법도 있지만 일정 금액을 보조하거나 시민이 3가와 4가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형태가 존재할 수 있다. 구체적인 방법과 백신 종류를 선정하기 위한 지역의사회와 전문가들의 사전회의나 논의과정이 전혀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용인시의 예방접종 지원은 사업 목적은 좋았지만 진행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는데, 다음에는 반드시 개선돼야 할 것이다.

용인시의 2018년도 예산 규모가 2조원이 넘는다. 예방접종을 비롯한 의료분야 예산은 39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2%도 채 안 된다. 독감 예방접종 뿐 아니라 의료분야 지원은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혜택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미미하거나 거의 없다. 대형 의료기관 설립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용인시민들의 건강을 가장 가까이에서 책임지는 일선 의료기관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우수한 의료기관들을 많이 확보하면 용인시민의 건강이 더욱 좋아지고 안전하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뿐 아니라 용인시에서도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각종 안전사고들은 내적인 부실이 원인이다. 의료분야뿐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 기초가 부실한 곳이 많이 있다. 양적인 확대에 치중하지 말고 내실을 다지면서 기초를 튼튼하게 할 필요가 있다.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접어들었다. 정책을 설계할 때 제값을 주고 좀 더 좋고 안전한 방법을 찾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2018년 대한민국 용인시 좀 더 안전하고 건강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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