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개발·난개발 방지 위해 사업계획 도시기본계획에 반영”

“용인도시공사 정체성 찾아 신뢰 회복할 것”
기흥역세권2 등 5개 사업 SPC 설립해 진행

한 때 파산위기까지 몰렸던 용인도시공사. 그런 용인도시공사가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3년 만에 최하위 등급에서 최우수 등급으로 4계단 수직 상승하며 부실공기업의 오명을 털어냈다. 2014년 최하 등급인 ‘마’ 등급을 받고 2015~2016년 연속으로 ‘다’ 등급에 머물렀던 용인도시공사가 최우수 공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중심에는 김한섭 사장이 있다. 더 이상 용인이 난개발의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공익을 극대화 한 공영개발로 이끌겠다고 밝힌 김 사장으로부터 새해 각오와 계획에 대해 들었다. 다음은 김한섭 사장과 일문일답.

-지난해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아 4계단 수직 상승했는데.
“기쁘지만 두려움이 더 크다. 조금이라도 잘못을 하면 ‘그러면 그렇지’ 하는 소리를 들을까 두렵지만 최선을 다하려 한다. 경영평가는 도시공사가 잘해서라기보다 시와 시의회, 언론이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용인시가 도와주지 않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다. 도시공사 사장으로 왔을 때 신뢰가 바닥이었다. 이는 전적으로 도시공사의 책임이다. 실제 그렇게 일을 하고 행동을 했다. 당시 직원들은 자신이 그리고 도시공사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더라. 마치 LH처럼 땅을 개발하고 아파트를 짓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용인도시공사는 한국주택공사나 경기도시공사와 설립 목적이 다르다. 그런데 그들 기관을 좇아하려고 했다. 정체성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초단체 도시공사는 시가 어려워하거나 시민들이 못하는 일을 해야 한다. 동천동처럼 물류지역이 풀리면 땅값이 두 세배 오른다. 토지주야 좋겠지만 지역주민들은 혜택을 보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라고 도시공사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돈을 벌어 쌓아두기보다 잘 정리해서 그 지역에 다시 환원하는 것이 우리 일이다. 기흥역세권2를 우리가 하려고 하는 이유다. 역북지구와 같은 사업은 더 이상 안 된다. 그래야 신뢰를 회복하고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사업이 있나.
“용인시가 체계적으로 갈 수 있도록  판을 짜고 있다. 체계적인 도시개발과 난개발 방지를 위해 2035 용인도시기본계획안에 시와 협의해 5곳을 반영했다. 포곡 200만평, 남사 400만평, 보정동 75만평, 양지 70만평 등 도시공사가 그림을 그려놓으면 사업은 누가 하건 관계 없다. 이런 게 도시공사 역할이다. 용인도시공사는 SPC(일시적으로 설립되는 특수목적회사) 사업만 할 계획이다. 빚을 지지 않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SPC를 설립해 사업을 진행 할 기흥2에 대한 타상성 조사에서 1500억원 수익 발생이 예상되는데 우리는 민간 이익을 뺀 전액 해당 지역에 투자할 계획이다. 시공부터 분양, 자금조달까지 사업은 민간에 맡기고 우리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행정정인 처리와 사업이 잘 가도록 도와주는 역할과 기능을 맡을 것이다. 그래야 균형발전이 이뤄진다.”

- 도시공사지만 역북지구를 제외하고 시설관리공단으로서 역할 외에 공사로서 역할과 기능이 부족한 것 아닌가.
“일리 있는 지적이지만 그동안 사업을 못하게 하지 않았나. 공단으로 전환하라고 했다가 풀린 게 2016년 말이다. 그래서 앞서 밝혔듯이 이제부터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용인은 비전있는 도시임에도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 용인과 같은 대도시는 심장을 뛰게하는 허브가 2곳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용인 도시 특성상 보정동과 김량장동이 적지다. 두 지역은 생활권과 도시기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정동 GTX역세권을 중심으로 교통요지로 만들고, 시청 중심으로 허브 기능을 하려면 현재 터미널로는 안 된다. 그래서 버스터미널 이전을 본격 시도하려고 한다. 시와 협의해서 관련 공문(8일)을 보냈다. 역북지구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역삼지구도 가고 있지만 중앙시장을 중심으로 한 시가지에 심장을 뛰게 할 만한 게 없다. 현재 종합운동장 주변을 처인구 발전의 전초기지로 삼고자 하는 것인데, 경전철과 연계를 감안해서 그림을 그렸다. 터미널은 지하로 넣고 하천 밑으로 경전철과 연계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지상에 상업시설과 공공시설, 그 위로 주거공간(아파트)을 넣으면 분양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용인에는 시민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광장이 없다. 포은아트센터와 같은 문화시설도 부족하다. 이 곳을 시민들이 즐겨 찾는 메카로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 공모를 할 계획이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가야 한다. 아직 이르긴 하지만 농촌전원형 고급주택 건설이 2단계다.”

-계획과 실현가능성은 다른 얘기다. 운동장을 없애고 터미널을 이전하는 게 만만치 않을 텐데.
“어려움 없는 사업은 없다. 어떤 게 용인시에 이익이 되는지 보고 가야한다. 중앙시장 상인들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역북지구가 준공되고 상가가 형성되면 상권에 미칠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중앙시장에 에버랜드 고객 등 관광객들이 먹고 즐기고 갈 수 있는 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국지도 84호선이 내년에 본격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처인구 시내에서 동탄KTX역까지 15분이면 갈 수 있게 된다. 이제는 용인시와 도시공사가 도시를 발전시킬 비전 있는 사업에 적극 나서고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공사에서 2035에 담은 계획이 어떻게 될지 도시기본계획 승인 진행과정을 살펴볼 계획이다.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다. 도시공사가 그 역할을 체계적으로 하겠다. 우선순위 문제인데, 해야 할 거면 빠르게 진행하고 정리할 건 과감하게 접어 선택과 집중을 할 계획이다. 용인종합운동장 부지는 준주거용지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보정동 GTX역세권이 여건이 형성돼 있다고 보나.
“그렇지 않다. 2억5000만원을 들여 보정동에 대한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시 내부에서 도시공사가 왜 나서느냐는 소리가 들리더라. 시에서 흔들면 어떻게 가나. 도시공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없어 방향 등 기본적인 것만 그려서 시에 넘겼다. 우리 입장에서는 기흥2와 종합운동장, 동천동도시개발 등의 사업이 더 급하다. 기본계획이 승인돼야 알 수 있겠지만 보정동은 한 번에 가지 않으면 안 된다. 도시는 하천 제방보다 낮으면 안 된다. 그러러면 기반시설은 한 번에 가야한다. 기반시설 때문에 서둘렀던 거지 사업이 한 번에 진행되기는 힘들다.”

-우선순위를 정했다는 의미로 들린다.
“기흥2, 동천동도시개발사업, 도시재생사업이 1순위가 될 거다. 남사복합신도시, 포곡 문화관광복합단지, 양지첨상업복합단지 등은 그 이후가 될 수 있을 거다. 이동면 서리에도 크고 작은 기업이 산재해 있지만 자연녹지로 묶여 있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서리지역은 84번 국지도가 나면 간선도로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100개 공장지역을 공업지역으로 변경해주면 활성화될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기존처럼 기반시설을 조성하고 기업을 유치하는 산업단지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큰 돈 들이지 않고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산업단지를 만들어주거나 공단을 조성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시에서는 덕성2일반산업단지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아닌가.
“그렇다. 그래서 도시기본계획에 서리 산업복합단지를 담은 거다. 이런 것을 시와 도시공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용인도시공사는 공사뿐 아니라 공단 업무도 있다. 고객만족 서비스를 강조하고 있는데.
“교통약자의 발이 되고 있는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의 경우 이용자들의 서비스 점수가 낮다. 평가가 안 좋은 이유가 있다. 누구를 위해 근무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만약 풀어야 할 게 있다면 회사에서 하라고 말하고 싶다. 고객서비스 만족도가 높으면 그만큼 성과금 등으로 보상해 주려고 한다. 고객들로부터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게 낫지 않겠는가.”

- 공사부문과 공단부문 사업 비율은 어떤가.
“아무래도 공단 쪽이 인원이 많다. 그러나 용인시 전체를 보면 공사부문에 비중을 많이 둬야 한다. 공단은 서비스이고, 공사는 도시발전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 고객서비스가 좋아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많이 부족한 것 안다. 이제 조금 나아졌다. 도시공사 직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제복을 맞췄다. 직원 복지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워크숍을 통해 직원 간, 부서간 애로사항을 파악하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지금은 시로부터 위탁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시에 고맙게 생각한다. 시에서 지원해주는 만큼 서비스 질을 높이도록 하겠다.”

-직원에 대한 교육도 중요한데.
“외부 강사를 초청해 친절교육 등을 하고 있다. 1등 공기업처럼 내 자신도 1등인지 돌아보면 좋겠다. 직원들은 1등 공기업이 된 것을 믿지 못하더라. 정체성을 알고 책임의식을 가지면 바뀐다.”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데.
“윤리경영을 해나가겠다. 다시는 빚 지는 사업을 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을 만든 목적대로 가겠다. 수익은 공익 목적대로 사용하고 시민들에게 환원하고자 한다. 도시공사가 70억원의 수익을 냈는데, 시에서 1400억원을 빌려주지 않았다면 가능하지 않았다. 수익 일부는 일부나마 지역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다. 이웃돕기에 적극 나서 사회적 가치를 더 넓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도시공사 현재 자본금 규모로 계획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수 있나. 자본금 확대 필요성은 없나.
“5개 SPC를 설립하면 120억이면 된다. 경영적으로 5곳에 대한 사업은 가능하다. 터미널 이전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운동장은 시로부터 기부채납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물론 시에 다시 돌려줄 거다. 현재 규모에서는 사업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무엇보다 신뢰가 회복되면 시에서 투자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역북지구처럼 5000억원 은행 빚을 가져다가 사업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성과금을 반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재작년에 성과금 1200만원 중 1000만원, 작년에 2700만원 중 2000만원을 환원했다. 그래야 시에 가서 큰 소리 칠 수 있다. 성과금을 받으려고 하는 것처럼 비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용인시민이고 고향이 용인이다. 시민들을 위한 도시공사, 시 발전을 위한 도시공사로 거듭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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