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보 풍년 속 이탈세력 발생 우려도
한국당, 전 정부 직격탄에 인물난 정 시장 원톱
국민·바른정당 통합 유무에 맞춰 추진동력 장착

12월 20일은 19대 대통령 선거가 있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정농단에 이어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는 국내 정치권을 거대한 쓰나미 속으로 몰고 들어갔다. 이후 19대 대통령 선거는 조기에 치러졌고, 전국 판세와 다름없는 결과가 용인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이후 7개월여가 지난 현재 용인 정치권은 탄핵정국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정치 판세를 가름할 수 있는 첫 시험대인 전국동시지방선거를 6개월 여 앞두고 있다, 

현재 용인 정치 판세는 극명해 보인다. 대통령을 배출한 민주당 지지도는 50%를 넘나들며 최대 10여명에 이르는 시장 후보군이 호사가 사이에서 언급되고 있다. 반면 적폐란 단어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지난날의 영광을 찾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통합 논의가 공론화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한차례 혹독한 교통정리를 앞두고 있다. 군소정당 뿐 아니라 무소속행에 오르겠다는 인물도 현재로는 보이지 않는다.  

◇지지도 고공행진에 후보 넘쳐나는 민주당= 전국적으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민주당은 5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 이후 여당자리를 꿰찼다.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4개 야당 지지도를 모두 합친 것보다 높은 50% 이상의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다. 절대 강세 흐름을 반영이라도 하듯 용인에서도 민주당 명패를 달고 지방선거에 나서겠다는 후보군은 말 그대로 한 가득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단지 시장 후보군에만 머물지 않는다. 시·도의원 후보군 역시 풍성해 일각에서는 지역구 독점도 가능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불문율처럼 여겨진 한 지역구 여야 나눠먹기 공식이 깨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내년 선거에서 민주당을 등에 업고 시장선거에 나서겠다고 언급되고 있는 인물은 최소 6명 이상에서 최대 10명에 이른다. 이우현 전 용인시의회 의장과 백군기 전 국회의원은 올해 초부터 시장 출마 후보군에 유력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이후에도 각종 행사장에서 만날 수 있어 출마를 확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오세영 경기도의회 의원이 3선 도전을 접고 시장선거에 나선다고 공식화했다. 국내 대표적인 경제 분석가로 이름이 나 있는 선대인연구소 선대인 소장과 올해 중순부터 민주당 부대변인으로 활약하고 있는 현근택 변호사도 출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용인시의회 김중식 의장과 박남숙 부의장이 거론되고 있지만 박남숙 의원은 시의원으로, 김 의장은 아직 명확한 방향을 결정하지 못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판단이다. 

 ◇용인 사상 첫 2선 시장 배출 꿈꾸는 한국당= 사실상 매 선거에서 후보 궁핍을 겪지 않은 한국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두고는 형편이 예전만 못하다는 진단에는 자당 내에서도 특별한 이견이 없다. 지난해 말부터 불기 시작한 탄핵폭풍에 와해된 지지세력이 아직 제자리 찾기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거론되는 후보군만 봐도 어렵지 않게 이해된다. 

한국당에서는 현 정찬민 시장을 필두로 김근기 용인정 당협위원장과 앞서 정찬민 시장과 후보 자리를 두고 한 차례 경쟁을 펼친 조양민 전 도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정 시장은 용인 사상 최초로 2선 시장 고지 선점 의지가 강한데다 시장으로 활동한 지난 4년간의 호성적을 극대화하고 있는 상황이라 현재로서는 정 시장을 원톱으로 한 전략을 펼칠 것이라는 진단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 시장이 2선을 위해서는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의 지지세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한 시의원은 “지금 추세라면 한국당만으로는 전패할 우려도 있다. 지금까지 시장 선거를 보면 용인이 우리에게 유리한 지역이 아니다. 결국 반민주당 지지세력을 모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합에 어수선한 국민·바른정당= 최근 통합을 공론화 시킨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후보군은 안갯속이다. 일각에서는 각 정당별로 2~3명의 후보군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상황을 더 지켜보고 있다. 이들의 고민을 결정지을 변수는 통합 후 지지도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기대대로 현재 3~4%대 수준의 정당 지지도가 통합 후 10% 이상 수직상승, 컨벤션효과가 극대화 될 경우 통합정당을 등에 업고 출마에 나설 후보군이 한국당과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지지도가 예상에 못 미칠 경우 사실상 후보군은 멸종에 가까운 상황에 처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어렵지 않게 들린다.

한편, 국민의당 소속으로는 지난해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김민기 의원과 경쟁을 펼친 권오진 전 경기도의원을 비롯해 조성욱 용인시의회 전 의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바른정당으로는 김상국 경희대 교수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인물난 극복하지 못하는 군소정당= 지금 추세대로라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군소정당 및 무소속 약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 후보군으로 언급되는 군소정당이나 무소속 인물은 전무하다. 그나마 일각에서는 정당 공천에 실패한 일부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마저도 본선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 군소정당 관계자는 “용인은 거대 정당 중심의 중앙정치와 비슷한 흐름”이라며 “내년 선거에서 시장후보를 내기에는 인물도 자금도 넉넉하지 못하다. 도의원이나 시의원 중심으로 전략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거 판세 가름할 4대 변수= 현재 추세라면 민주당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진단된다. 하지만 지금껏 선거결과를 보면 정당지지도와 등호로 묶인 것만은 아니다. 결국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단언도 무의미하다는 뜻이다. 특히 선거 판세를 좌우할 변수가 발생할 경우 선거결과는 하루아침에 뒤바뀔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선거판에 영향을 줄만한 선거 변수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친정으로 복귀다. 현재 바른정당 소속인 남 지사가 최근 한국당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여론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경기도 권내 바른정당 지지세가 상당부분 꺾일 수 있다. 국민의당과 통합에 따른 컨벤션효과는 도내에서는 상당부분 상쇄될 것이며,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일각에서는 이 사태가 발생할 경우 한국당이 가장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번째는 한국당 속사정이다. 이는 남 지사가 한국당을 택한다 해도 무작정 기대치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판단하지 못하는 이유기도 하다. 용인 정치권도 친홍(준표)세력을 둔 내홍을 앓고 있는 중앙당 처지를 차치하더라도 불안요소가 곳곳에 있다. 

최근 불법자금 수수 혐의로 국회에 체포동의요구안이 제출된 이우현 의원 사태는 그나마 탄핵정국에서도 견뎌주고 있는 지지세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모양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용인을 선거구에 출마했던 허명환 용인을 당협위원장이 최근 위원장직을 사직한 것으로 확인, 이에 따른 혼란도 한국당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허명환 전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SNS에 “(고향인 포항에서)계속되는 지진 공포에 이웃 친지들의 피해복구에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에 사직서를 제출했다”면서 “저를 믿고 뜨겁게 지지해 주신 지역구 주민들과 당원 동지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한국당 내 가장 큰 변수는 정찬민 시장이 한국당 명패를 유지한 채 선거에 나설 지다. 실제 정 시장은 지금까지 한국당 소속으로 선거에 나설 것이라고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자리를 선점한 민주당도 마냥 꽃길을 걸을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특히 후보 난립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미 수차례 홍역을 앓았던 공천파동에 따른 갈등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것이다.

용인시의회 민주당 소속 한 다선 의원은 “후보가 많다는 것은 좋은 의미가 될 수 있지만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선거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공정한 내부 경쟁”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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