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참여 유도, 신 개념 인터렉티브 아트전
내년 3월 4일까지 전시 이어져

'앞을 향한 나의 관점' 블라스트 씨어리 2017

미디어의 사회·정치적 맥락을 탐구해온 블라스트 씨어리의 작업 세계를  집약적으로 소개한다. 한국에서 촬영한 영상을 담은 작품, 2017년 신작 ‘앞을 향한 나의 관점’을 포함한 총 7점이 공개된다.

백남준아트센터(관장 서진석)는 2018년 3월 4일까지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 수상 작가인 블라스트 씨어리 개인전 ‘당신이 시작하라’를 연다. 이번 전시는 ‘관객과 참여’라는 주제를 놓고 다양한 미디어의 양식들을 실험해 온 블라스트 씨어리의 예술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다. 

블라스트 씨어리는 매트 아담스, 주 로우 파, 닉 탄다바니치가 1991년에 런던에서 결성한 예술가 그룹으로 기술의 상호작용과 사회정치적 질문에 대해 탐구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인터넷, 디지털 방송 및 실시간 퍼포먼스에 관객들을 통합시키는 획기적이고 새로운 형태의 퍼포먼스와 인터렉티브 아트(예술에 최첨단 과학을 접목시킨 미술콘텐츠)를 실험하고 있다. 

이번 전시제목 ‘당신이 시작하라’는 관객에 의해서 작품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블라스트 씨어리는 관객을 수동적인 태도에서 끌어내어 작품과 동등한 참여자로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총 7점의 작품 중 올해 신작인 ‘앞을 향한 나의 관점’은 공동체와 도시의 미래에 대해 생각을 담았다. 런던박물관 작품에 한국에서 촬영한 풍경을 담은 영상을 추가해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새롭게 선보인다. 이 작품은 한 곳에서 360도 파노라마로 촬영된 도시 곳곳의 풍경을 매우 느린 시각으로 보여준다.

관객들은 카메라 시선을 따라 천천히 도시 풍경과 사람들을 자세하게 관찰하게 된다. 각각의 영상은 다양한 관객들의 목소리와 생각을 드러내기도 한다. 관객들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명상적인 시간을 가지게 되며, 그들이 남기는 독백은 녹음되어 작품의 일부가 된다. 

미래에 대한 상상은 ‘2097: 우리는 스스로를 끝냈다’를 통해서 보다 구체화되고 확장된다. 이 작품은 80년 후인 2097년의 미래를 보여준다. 5개의 단편 영화로 구성되어 있는 이 작품에서 일상의 풍경은 미래의 어느 날 공상과학 소설의 일부가 된 듯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선다. 이 작품은 막연히 상상하는 미래에 우리가 기술적 결정력과 회복력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질문한다. 

2013년 일본의 아이치에서 제작된 작품 ‘내가 평생 동안 할 일’은 물에 잠겨있던 폐선을 한 공원으로 옮기는 과정을 담았다. 이 과정에서 되돌릴 수 없는 지구적 재앙에 맞서는 불특정한 여러 사람들의 참여와 연대의 의지가 폐선을 밀어서 옮기는 노동이자 퍼포먼스로 표현됐다.

이 작품은 2011년 일본에서 있었던 쓰나미와 상처, 이로 인해 망가진 공동체를 회복시키기 위한 여러 보이지 않는 노력들을 담아낸 은유적인 작품이다. 이 외에도 작품의 중심에서 관객의 참여가 핵심적으로 작용하는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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