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조절 다 맞춰놨는데 부정적 영향
“상황 이해 남은 시간 긍정적 이용”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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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16일 치러질 예정이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전날 경상북도 포항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일주일 연기됐다. 1994년 수능 제도 시행 이후 처음이다. 수능 시험 응시생뿐 아니라 학부모들도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수용하는 분위기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수능 시험에 도전한다고 밝힌 김민재(20)씨는 “대부분 수험생들이 그렇듯 수면시간이나 학업일정을 수능일에 맞췄다. 수능일이 일주일 연기되면 결국 공부는 제대로 되지 않고 컨디션만 틀어질 것 같아 걱정”이라며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올해 첫 시험을 치르는 고3 자녀를 뒀다는 김대희(48·여)씨도 “수능 하루 전날 친척들의 수능 격려 전화를 받으며 아들이 먹을 점심까지 다 준비해둔 상태였다”라며 “지진으로 피해가 발생한 포항 학생들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제 아이의 입장을 생각하면 황당하고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와 연락이 닿은 다른 학부모들과 수험생들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하며 남은 시간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이용할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아버지로부터 수능 연기 소식을 전해 들었다는 최모(19)군은 “처음에 그 소식을 들었을 때는 다소 황당했는데 오히려 시간을 벌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학생 입장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솔직히 수능 연기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최모 군은 특히 “친구들도 처음에는 수능을 얼른 치르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지금(하루가 지난 16일)은 수능 연기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라며 “문제집을 많이 버렸다고 하는데 주변에는 그런 친구가 없어 공부를 이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주변 상황도 설명했다. 

이번 지진에 따른 포항 학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3 자녀를 둔 양춘모씨는 “포항 학생들의 안전이나 불안감을 감안하면 연기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올해 수능을 보는 아들도 처음에는 황당해 했지만 이점에 대해서 이해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애초 계획보다 일주일 연기돼 23일 치러질 2018년 대학수능시험에 용인에서는 총 1만6000명이 응시했다. 지난해 1만5700명과 비교해 300명이 늘어났다고 용인교육지원청은 밝혔다.

응시생들은 29개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를 계획이며, 용인교육청은 일부 교사를 제외한 대부분이 시험 감독에 투입될 예정으로 보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올해 수능 응시생은 지난해보다 1만2460명 감소한 59만3527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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