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유무 확인 위해 불가피, 준비 부족 지적도
지역경제 살리기 차원의 교복업체 선정도 과제
협동조합 구성 등 현실적으로 어려움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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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가 내년부터 중‧고등학교 신입생에게 무상으로 교복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부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계획도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지역 내 교복업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시행 마지막 단계인 보건복지부와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도 학기가 시작된 행정절차 상 예산 지원은 이르면 내년 3월 경에 시작될 것으로 보여 학부모들의 선결제 부담은 불가피해 보인다. 

용인시는 지난 7월 내년 중‧고교 신입생 2만 3000여명에게 교복 구입비 지원을 밝혔다. 들어가는 비용은 1인당 30만원에 약간 못 미치며 총 68억원 가량이다. 

이에 용인시의회도 지난달 용인시가 올린 교복지원 조례를 가결, 내년부터 전국 최초로 관내 중‧고등학생 전원에게 무상 교복 지원 현실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용인시는 교육당국과 협조를 통해 업무를 추진하고 있지만 당장 2만여명을 넘는 대상자에 대한 신상 파악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장 관내 중‧고등학교 신입생에게 실제 교복비 지원은 학기가 시작 뒤인 3월이 돼서나 가능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교복지원 예산은 입학 유무가 확인돼야 지원할 수 있다. 때문에 실제 학생이 입학을 했는지 확인을 거친 뒤 학생들에게 교복비가 지원 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기업만 배불려 주는 꼴 우려 강해= 이는 용인시가 교복지원 추진에 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기도 하다. 특히 용인시가 학부모 통장으로 예산을 직접 지원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많다.  

용인시의 준비 미흡은 60억원이 넘는 예산 지원에도 정작 지역경제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우려와도 맞닿아 있다. 정부와 교육청이 학교주관구매제도에 역행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이 제도는 교복가격 거품을 빼 가계 부담을 줄인다는 목적도 있어 용인시가 교복지원 사업 시행 근본적인 취지와도 일맥상통한다. 

학교주관구매제도는 학교가 주관으로 학교 자산인 디자인, 교표, 사양을 가지고 학부모와 학생 대표들을 구성해, 엄격한 품질 평가를 하고,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이에 학교는 정부와 교육청이 정한 기준단가를 기준으로 최저가 입찰 방식을 통해 고품질 교복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용인시는 대상자에게 예산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계획하고 있어 사실상 학교주관구매를 통한 공동구매가 아닌 개별 구매로 방식을 바꿀 가능성이 높아진다. 학교주관구매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학부모와 학교 측은 개별구매가 될 경우 사실상 대기업 독점화를 우려하고 있다. 

기흥구 한 중학교 교감은 “학생들의 선택권을 존중하다보면 결국 대기업이 생산하는 교복이 대다수가 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학부모 입장에서는 교복비용을 지원 받아 나쁠 것 없지만 용인시 예산이 결국 대기업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주관구매제도 활성화를 찬성한다는 밝힌 이모씨도 “해당 주민센터에 신고를 하면 부모 통장으로 입금시켜주는 형식으로 무상교복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라며 “제도를 더 활성화시키기는 보다는 활성화에 노력하는 사람들을 허탈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부모 경제여건에 따라 구매 교복에 차등이 생길 가능성도 있어 보편적 복지란 근본적인 취지를 살리기 못하는 상황도 우려된다. 

용인시에 앞서 교복지원 조례 제정을 공식화 한 시민 사회단체로 구성된 무상교복조례제정을 위한 용인운동본부는 이점에 대해 용인시의 일방적 행정과 현실적 한계를 언급했다. 

운동본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공동구매 등 지원방식에 대해 용인시에 의견을 냈지만 반영이 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협동조합 형식으로 용인시 관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인 만큼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용인시는 “운동본부 측이 제안한 부분은 이미 시행되고 있다고 답한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협동조합 형식 등을 통해 관내 구매) 방식으로 하는 것이 맞지만 당장은 쉽지 않다"면서 " 앞서 무상교복 지원을 시작한 성남시 역시 이 부분은 잘 해결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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