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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민속문화 발굴‧보전, 지금 나서야 한다
  • 김장환(용인문화원 사무국장. 본지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7.11.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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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용인은 농업적 사회 구조를 기반으로 형성된 공동체 문화의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곳곳에 마을 단위로 형성된 각종 제의나 세시풍속, 민속놀이가 전승돼 왔다. 그것들 대부분이 경기 중부 내륙에서 발달한 민속적 양식을 띠고 있으면서도 용인만의 독특한 구성과 지역성이 담긴 고유한 내용을 지니고 있었다.

마을 단위로 산제(山祭)나 동제(洞祭), 당제(堂祭) 등의 의례가 있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고목제(古木祭), 정제(井祭)를 지냈다. 또 절기에 따른 각종 세시풍속을 비롯해 줄다리기, 거북놀이, 두레싸움, 지경다지기, 답교놀이, 달맞이 등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 놀이가 연희됐다. 이를 통해 공동체적 응집력과 정신적인 일체감을 유지하며 마을이라는 단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오늘날 용인의 민속은 도시화・산업화가 야기한 문화변동으로 인해 변화와 쇠퇴를 거듭했다. 전통적 농업 생산 기반이 무너지면서 마을 공동체가 해체되기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다양한 민속문화 요소들이 사라지기 시작해 오늘에 와서는 많은 지역에서 그 존재 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그런가 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사라졌던 마을 제의나 민속놀이가 다시금 부활되기도 하고, 새로운 형태의 도심형 민속축제가 생성되기도 하는 등 소멸과 부활이 중첩되는 과도기적 상황에 놓여 있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다시 부활되고 있는 많은 민속문화 요소들이 그 원형을 복원하기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맥이 끊어진지 짧게는 20~30년이 보통이고, 그 이상인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에 오늘에 와서 원형 그대로 재현하기란 결코 용이치 않은 것이다. 해당 민속을 운영했거나 경험했던 분들이 이미 돌아가셨고 살아 계신다 해도 연로해 재현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까닭에 최근 부활되거나 새로 생성되는 지역 민속행사나 축제들이 마치 전통을 보존하고 민속을 재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보통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보편화된 형태의 도심형 문화행사들이 많다. 곳곳에서 열리는 지역 문화행사들이 대부분 이런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전통이나 민속문화를 단순히 소멸과 단절이라는 제한된 시각에 머무르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문화형태로 변이되거나 생성되는 일련의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필요하다. 하지만 전통문화의 보존과 전승이라는 측면에서는 엄연히 구분돼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런 의미에서 용인문화원에서는 매년 가을, 처인성문화제의 일환으로 ‘용인민속예술제’를 개최해 용인의 다채로운 민속문화를 발굴해여 선보이고 있다. 올해 29회를 맞은 처인성문화제가 지난해부터 ‘용인민속예술제’를 신설해 지역의 전통과 민속을 보존, 전승하려 노력하고 있는 것은 지역문화의 지속적인 발전과 민속예술의 활성화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올해 두 번째 맞은 ‘용인민속예술제’는 지난 9월 용인시민의 날 행사 기간 중 옛 경찰대 운동장에서 열렸다. 처인구 이동면 묘봉리에서 전승되고 있는 보리타작 놀이인 타맥놀이를 비롯해 백암면 용천리의 백중 호미씻이, 남사면 아곡리의 웃다리 농악 등 용인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들이 선을 보였다. 모처럼 토속적인 민속놀이 공연에 행사장을 찾은 관객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공연을 즐겼다. 

올해까지는 단순히 용인의 민속놀이를 선보이는 자리였지만 내년에서 경기민속예술제의 예선대회 형식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즉 ‘용인민속예술제’에서 입상하는 단체가 이듬해 경기민속예술제에 용인시 대표로 출전하는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런 만큼 이 대회가 앞으로 권위 있는 용인의 민속예술제가 돼야 한다. 권위가 향상될수록 용인의 민속예술이 활성화되고 발전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중요한 민속문화 요소들을 용인시 무형문화재로 지정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전승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민속놀이 같은 무형의 문화유산들은 유형 문화재와 달리 제도적 보호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쉽게 단절되고 맥이 끊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라진 용인의 수많은 무형의 민속문화 원형들을 발굴하고 고증하며 기록하고 전승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미 전승자들이 없는 것이 대부분일지라도 아직 원형의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는 지금 나서지 않는다면 영원히 복원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김장환(용인문화원 사무국장. 본지 객원논설위원)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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