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자 불구 봉사하며 생활
이웃 등 도움 주는데 대한 감사로

폐지를 팔아 장학금을 기탁한 이근주씨는 정부 지원금으로 생활하고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다.

정부에서 주는 생활비와 기초노령연금 등으로 살아가고 있는 홀몸 노인이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며 장학금을 기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잔단한 감동을 주고 있는 주인공은 김량장동에 사는 이근주(79) 씨다. 이씨는 지난달 25일 처인구 역삼동주민센터를 찾아 수개월 동안 모은 폐지를 팔아 생긴 수익금 30만원을 기탁했다. 이씨는 장학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2월 중순부터 8개월 간 시청과 교육지원청, 처인노인복지관 등에서 나오는 폐지 3톤 가량을 모았다.

이근주씨는 “3년 전부터 초등학교 등교시간에 횡단보도에서 교통봉사를 했는데 봉사도 좋지만 뭔가 보탬이 될 수 있는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올해 2월 중순부터 폐지를 모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거리를 다니면서 상가나 주택가 등에서 나오는 폐지를 모으는 것은 아니다. 자신보다 더 힘겹게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1주일에 4일 가량 복지관을 이용하는 이씨의 뜻을 안 시청 공무원은 물론 지인들도 집에 있는 신문이나 잡지 등을 갖다 주는 등 도움을 주고 있다. 

이근주씨는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을 역삼동에 장학금으로 전했다.

쌓여가는 폐지를 모아두는 게 큰 일이었는데, 마침 시청 앞 한 식당에 넓은 공터가 있는 것을 보고 식당 주인에게 사정 얘기를 꺼냈다. 이씨의 설명을 들은 식당 주인은 뒤편에 폐지를 쌓아둘 수 있는 공간뿐 아니라 컨테이너 한쪽을 선뜻 내줬다. 이씨는 제법 많은 폐지나 고철 등을 준 이들에게 판매금액을 알리는 등 수익금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도 한다.

이근주씨는 “기초수급자로서 정부나 이웃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는데 감사함을 표현하자는 뜻에게 폐지 줍는 것을 선택했다”며 “1년에 두 차례 한부모가정이나 소년소녀가장 등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계속 이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 신경이 쓰이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신경을 쓸 일도 없고, 좋은 일 하는데 액수가 무슨 대수냐”는 이씨는 앞으로 8년 정도 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주씨는 손수레를 끌고 또 어디론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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