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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열전] ㈜장업시스템 이태열 대표이사화장품 포장재업계의 성공신화를 쓰다

때는 외환위기에 휩쓸려 나라 경제가 휘청거리던 1998년 어느 날이다. (주)태평양시스템 화장품 부자재사업부 책임자였던 중년의 사내는 오랜 고민 끝에 독립을 결심한다. 그의 옆에는 신뢰로 함께해온 든든한 3명의 동료들이 있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창립 20주년을 앞둔 오늘, 4명이 시작한 사업은 회사 직원 300여 명으로 불었다. 매년 10% 이상씩 성장을 거듭해 올해 매출 목표는 830억 원에 이른다. 고용창출 일등기업이자 동종업계 메이저로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기업 CEO. 그 주인공이 바로 ㈜장업시스템 이태열(67) 대표이사다. 

결단은 어려웠지만 선택에 대한 무한책임으로 쉼 없이 달려와 오늘에 이른 그에게 창업 당시는 어땠을까. 지금은 세계 화장품 업계를 대표하는 아모레퍼시픽그룹으로 성장했지만 IMF 외환위기 당시엔 5개의 사업부가 있었다. 전자, 종합산업 등 사업 분야가 다양한 때였다. 화장품을 주력업종 승부처로 삼고 여타사업을 정리해 나가겠다는 것이 회사 최고경영자의 방침이기도 했다. 그 시절, 정리대상은 아니었지만 계열회사로 남아있기도 어려운 때였다.

소사장에서 업계 최고가 된 사연 

결단의 순간이 왔다고 판단했다. 이태열은 여러 날 마음을 가다듬고 그룹 최고위 임원을 찾아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저희가 나가서 해 보겠습니다. 믿고 맡겨주십시오.” 회사 내에서도 성실성을 인정받은 터였고 업무 실적 또한 타 부서를 줄곧 앞섰던지라 그룹 대표는 6개월간 고심 끝에 길을 터줬다. 기흥구 영덕동 덕수 이씨 집성촌에서 태어나 자란 이태열 대표가 20년 넘도록 다닌 굴지의 화장품회사를 그만두고 동료 3명과 함께 마침내 창업의 꿈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길은 험난했다. 계열사 또는 협력사가 아닌 ‘소사장제’ 형식의 독립이었다. 하자 없는 제품, 오차없는 납품기일로 기술 분야와 성실성 등 모든 면에서 합격점을 받은 후에야 새로운 관계로 성장할 수 있었다. 오늘날 화장품 포장재 생산과 기능성 제품 연구개발로 업계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튼튼한 중견기업, ㈜장업시스템도 사업 초기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피할 순 없었다. 동업이란 구조는 충분한 소통과 철저한 신뢰가 바탕에 형성되지 않으면 쉽게 허물어질 수도 있었다. 이 때 이태열 대표이사의 넉넉한 인품과 ‘형님리더십’이 빛을 발했다. 더구나 전직 회사에서 함께 일해 오면서 직급과 나이를 넘어 쌓인 깊은 동료애가 있었다. 사업 초기에 닥친 IMF 파고도 넘어야 했다. 운영자금과 임대공장은 창업 초기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벽이었다. 

고용과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이처럼 고비를 넘기자 마침내 안정적 성장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 주로 아모레퍼시픽 그룹에 소규모 납품 거래만 하던 ㈜장업시스템은 2004년 처인구 남사면에 신축 공장 준공을 통해 본사를 이전하고 이어 다음해인 2005년엔 아모레퍼시픽 창립 60주년 최우수협력업체 선정과 더불어 ISO 9001 인증까지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2007년은 해외진출의 원년이 됐다. 중국에 해외공장을 설립, 지속적으로 생산 시설을 늘리며 외형을 키워 2017년 올해엔 중국에서만 13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업시스템의 성장은 아모레퍼시픽과의 안정적인 납품거래가 밑거름이 됐지만 납품시장의 다변화로 새로운 출구를 만들고 있다. 주요 아모레퍼시픽,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같은 계열뿐만 아니라 엘지생활건강, 로레알,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으로 사업파트너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화장품 포장재 전문제조 업체로서 마스카라, 아이라이너, 립스틱, 에어쿠션 등 화장품용기 디자인부터 제작과 코팅 라인까지 완제품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독자적인 브랜드 연구개발도 ㈜장업시스템의 발전을 보장하는 또 하나의 축이다. 마스카라와 아이라이너 솔, 용기 등 주요 제품에 대한 품질을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기존 납품 물량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시장도 다변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2010년에 2공장을 건립하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던 시기에 K뷰티 열풍이 거세진 것도 고속 성장의 촉매제가 됐다. 납품 주문이 쏟아지면서 ㈜장업시스템은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선다. 분야도 다양화해 화장품 포장재 부문뿐 만 아니라 각종 화장품 포장제를 성형하는 사출성형부문과 프레스 가공, Imprint 가공 등 금속사업 부문까지 사업을 넓혔다. 코팅과 실크인쇄도 직접 담당한다. 

이처럼 외양 성장과 사업 분야 다각화 나아가 거래 시장의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장업시스템과 이태열 대표이사의 저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인재육성이죠. 기업의 성과향상과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선 조직에 필요한 우수 인재 확보와 육성 그리고 인적자원 수준을 높이는데 달려있다고 봅니다.” 회사에선 업무 관련 전문교육뿐 만 아니라 크리스토퍼 교육 등 리더십 코스에도 열심히 참여하도록 독려한다. “리더는 자신이 속한 구성원을 이끌어가는 역할입니다. 결단력, 의사소통 능력, 자신감 등 다방면의 능력이 요구되는 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죠.”

특히 회사의 경영이념인 기술혁신, 인간존중, 고객가치 창조를 중심에 두고 윤리실천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경영진은 지역사회에서 정기적으로 저소득층 대상 기부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표이사와 임직원 모두 매월 1회 원암리 일대를 청소하는 ‘지역사회 클린사업’도 실천해 오고 있다.

윤리실천 경영의 모범기업  

무엇보다 커다란 지역기여는 고용창출이다. 이미 2013년, 경기도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가 인증한 일자리 우수 기업에 선정되는 등 일자리 늘리기에 앞장 서 온 ㈜장업시스템은 주민 직·간접 고용을 통해 지역경제에 크게 이바지 하고 있다.

화장품용 기업체 톱클래스를 탄탄히 유지하면서 최근 상장 압박을 받을 정도로 잘 나가는 ㈜장업시스템.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한류 열풍에 힘입어 국내 화장품 시장이 르네상스 시기를 맞는가 싶더니 최근 급제동이 걸렸다. 사드배치 문제로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생기면서 가장 큰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는 것. “매년 10% 이상 성장에 발맞춰 중국에 선투자를 해놨는데 전체 매출이 적게는 20%, 많게는 30%까지 빠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엄청난 타격이죠.” 많은 걱정으로 날을 보내고 있음에도 이태열 대표이사의 얼굴은 아직 여유가 있다. “위기는 항상 있죠.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면 회사 임직원은 더 불안해합니다. 예의주시하면서 대책을 마련 중입니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이태열 대표이사의 경륜과 내공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적극적인 자세와 긍정적 사고방식, 신뢰와 책임감으로 ‘소사장’에서 시작해 지난해엔 아모레 베스트파트너 인증까지 받은 회사. 매년 거침없는 성장과 고용창출로 '창업신화'를 일군 ㈜장업시스템. 사드 직격탄으로 손익분기점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희로애락을 같이한 직원 감원은 없다고 버티는 최고경영자가 있는 회사. ㈜장업시스템과 이태열 대표이사를 통해 풀뿌리 향토기업이자 착한 기업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CEO 이태역의 인생교훈

‘좋은 끝맺음은 더 좋은 시작을 만든다.’

“대기업에서 퇴사를 결심하고 하청을 달라고 당당히 얘기했다. 6개월이 지나 결국 창업의 길을 터 주었다. 20여 년간 회사 생활을 통해 좋은 결과와 평가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 평소의 성실함과 끝마무리가 중요함을 그 때 깨달았다.”

‘명장 밑에 졸장 없다’

“솔선수범보다 더 큰 교육은 없다. 창업 후 온갖 위기의 연속이었지만 대표이사가 맨 앞에서 그것에 맞섰다. 그렇다고 언변 같은 특별한 능력도 없었다. 상황을 피해가지 않고 먼저 빗자루를 들었으며 그저 열심히 했다. 게으르고 책임을 피하는 임직원이 없는 회사가 됐다.” 

‘나눌수록 커진다’

“윤리실천 경영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힘들다고 내치지 않고 그럴수록 함께 하는 것이다. 동네 앞길이라도 늘 쓸면서 내 고장을 생각하는 것이다. 고용을 늘리고 지역사회와 조금이라도 나누면 결국 이익은 회사로 돌아온다. 작은 실천이 선순환의 마중물이 됐기 때문이다.”

우상표 기자  spwoo@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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