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막 코미디
작곡가 : 조아키노 로시니(1792~1868)
대본 : 주세페 마리아 포페(1760~1845)
초연 : 1812년 5월 9일, 베니스 San Moisè 극장

www.markonan.com에서 화면 캡쳐

이탈리아 희극 오페라
부파(Buffa)는 이탈리아어로 희극을 말한다. 이탈리아 오페라 부파 중에서 가장 흔한 소재는 늙은 주인공이 젊은 처녀와 이룰 수 없는 헛된 결혼을 시도하거나 그런 욕망을 나타내는 내용이다. 가장 흔한 스테레오타입의 희극이라 할 수 있다. 젊은 처녀에게 푹 빠지지만 결국 놀림감으로 끝나도록 정해진 운명의 늙은 주인공 역할은 이미 수백 년간 코미디의 필수 구성요소로 쓰여졌다.

오페라에서 이런 현상을 Cliché’ 즉 스페레오타입이라고 일컫는다. 16세기 베니스에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던 코미디 작품들 중에서 보여주고 있는 주인공 이미지는 돈을 잘 버는 사업가로 실현 불가능한 꿈을 꾸는 부르주아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 사나이다. 그 사나이는 이미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랑의 그물에 걸려 정해진 운명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는 주인공임을 나타낸다. 그런 주인공이 17~18세기에 와서는 괴팍한 성격의 구두쇠 후견인으로 변모하게 되고 젊은이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훼방꾼 역할로 바뀌게 된다.

줄거리
<후견인의 경제적 원조와 보호를 받는 주인공 줄리아는 정략결혼을 강요하는 후견인 몰래 결혼한 남편 도르빌과 밀회를 즐긴다. 그녀는 매일 밤 비단천을 꼬아 만든 사다리를 발코니 밖으로 던지고 비밀 결혼한 남편 도르빌은 매일 저녁 줄리아가 마련해 놓은 그 사다리를 타고 방으로 올라오는 수고를 이어가며 힘들게 사랑을 하게 되는데…>

줄리아의 아파트. 줄리아의 후견인 도르몽은 줄리아가 도르빌과 비밀 결혼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그녀를 블란작과 결혼시키려고 갖은 노력을 다한다. 하지만 블란작을 사모하는 사람은 줄리아가 아니라 줄리아의 사촌 루칠라였다. 도르빌은 매일 밤 비단 천으로 엮어 만든 비단 사다리(La Scala di seta )을 통해 몰래 신부 줄리아의 방으로 올라간다. 여느 날처럼 도르빌이 줄리아의 방에서 나오는 순간 블란작과 함께 들어오는 후견인 도르몽과 마주치게 된다. 도르몽과 블란작은 자연스럽게 도르빌을 줄리아의 방으로 초대한다. 할 수 없이 그들을 따라 들어간 도르빌은 블란작이 자신의 부인인 줄리아에게 구혼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는데 줄리아 역시 그렇게 싫은 기색을 보이질 않는다.

그러나 줄리아는 그날 밤도 비밀리에 남편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장을 혼자서 중얼거리는 소리를 우연히 시종 제르마노가 듣게 된다. 그러나 시종은 줄리아가 그날 밤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그녀의 남편 도르빌이 아니라 구혼자인 블란작으로 잘못 알아듣고 그녀 방에서 블란작을 기다릴 거라는 이야기로 오해하게 된다. 그리고 블란작에게 오늘밤 자정에 줄리아가 그를 위해 비단 사다리를 놓을 것임을 알려준다.

사촌 루칠라 역시 이 사실을 알고 두 사람을 확인하기 위해 몰래 숨는다. 제르마노 역시 몰래 숨어서 일의 진행과정을 보려고 기다린다. 언제나 약속한 대로 자정이 되자 가장 먼저 비단계단을 타고 남편 도르빌이 올라가고 그 뒤로 블란작이 도착한다. 마지막으로 후견인 도르몽까지 사다리를 보고 궁금해 하면서 그것을 타고 올라온다. 두 남자와 한 여자 그리고 후견인까지 사다리로 올라오게 되는 우스꽝스런 헤프닝 속에 숨어있던 루칠라와 제르마노 또한 발각된다. 모두가 당황하면서도 의아해하는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모든 사태의 유일한 해결책은 단 한 가지. 결혼식을 올리는 것. 하지만 블란작과 후견인 도르몽이 도착하는 것을 보고 숨어있던 도르빌이 나타나서 모든 비밀을 밝힌다. 비밀결혼을 올렸던 신랑과 신부는 도르몽으로부터 용서를 받게 되고 블란작 역시 자신을 사랑하는 루칠라와 결혼 허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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