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저널리스트이자 현존하는 최고의 지성으로 불리는 다치바나 다카시는 인간을 키우는 영양분으로 여행과 함께 독서를 얘기합니다. 그는 자신의 저서 <사색기행>을 통해 여행을, 그리고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와 최근의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를 통해 인간 경험의 확장과 영혼의 성장을 위해 독서 필요성을 얘기합니다. 도쿄에 있는 20만 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는 그의 개인 도서관인 ‘고양이 건물’은 제가 가장 방문하고 싶은 장소이기도 하답니다. 물론 7살 딸 혜린이와 함께요.

지난 겨울, 여섯 살 혜린이는 아파트 단지의 ‘자연앤북작은도서관’에서 열었던 독후감 쓰기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곤 하지만 여섯 살 아이에게 독후감은 일종의 별세계였습니다. 처음에는 엄마에게 물어보면서 주어진 몇몇 포맷에 따라 그림을 그리고 간단히 느낌을 적으면서 자신의 느낌과 줄거리를 정리하더군요. 10권을 넘기면서 포맷도 스스로 선택하고, 내용을 정리하며 재미있었던 이야기와 장면을 생각해내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45권의 책들에 대한 독후감을 마무리했을 때, 아이의 독서 노트는 어느새 아이의 생각을 담은 훌륭한 책 한 권이 돼 있었습니다. 물론 책을 읽고 나서 독후감을 쓰거나 여타의 독후 활동을 반드시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를 수도 있을 듯합니다. 그러나 다치바나 다카시의 의견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지성이 자기주도 학습을 위한 최상의 도구로 독서와 생각을 통한 생각 근육을 키우는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클릭 하나로 각종 정보를 얻고 반짝거리는 커리큘럼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저는 우리 아이가 책을 사랑하며 즐기면서 자라기를 바랍니다.

올 여름에도 ‘자연앤북작은도서관’에서는 독후감 쓰기 행사를 열었는데, 혜린이는 열심히 읽고, 생각하고, 그리고, 쓰면서 마침내 또 한 권 자신만의 독서노트를 가지게 됐습니다. 자신이 읽은 것이 무엇이고, 어떤 것이 재미있었는지, 등장인물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해결하는지를 경험하고,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과 우주가 어떤 역사를 통해 어떻게 이루어져 있고 나아가는지, 그 안에서 인류뿐만이 아니라 생명이 있든 없든 모든 존재가 존중 받아야 한다는 궁극의 가치를 습득하는 연습으로써 독후감을 쓰는 것은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