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일요일 이어 토요일까지 확대 추진
추가시설 확충‧공간협소 등 해결 문제 산적

용인시가 경전철 자전거를 갖고 탈 수 있는 요일 확대를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용인시는 지난 6월부터 상대적으로 이용객이 적은 공휴일과 일요일에 한해 시범적으로 경전철 내 자전거 탑승을 허용해 왔다. 이에 용인시는 이르면 내년 3월부터 토요일에도 가능할 수 있도록 현재 시민 대상 설문 조사 등을 추진 중에 있다. 

시는 특히 경전철과 자전거를 연계, 활성화 될 경우에 대비해 기흥역사 내 자전거 보관소 설치 등 역사 주변에 자전거를 이용한 문화 공간 마련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용인시가 경전철 자전거 탑승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전제돼야 할 부분이 많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용객 뿐 아니라 자전거 이용자도 불편을 겪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자전거 이용자 입장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은 자전거 탑승에 필요한 추가 시설 설치다. 경전철 내에는 거치대가 설치돼 있지만 정작 자전거 전용 경사로가 없어 이동거리가 먼 기흥역사 등에서는 자전거로 경전철 이용 자체가 쉽지 않다.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와의 공간 경쟁도 부담이다. 경전철의 경우 단칸으로 운행되다 보니 자전거를 동석하게 되면 휠체어나 유모차가 들어설 자리는 그만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전철 이용자는 자전거 탑승에 우려하고 있다. 안전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3일 경전철 시청역사에서 만난 유모(43)씨는 “경전철에 자전거 탑승에 앞서 최소한 안전장치를 해야 되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라며 “주말에 이용객이 없다는 이유로 자전거 탑승을 한다고 하는데 결국 주말 이용객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기흥역사 주변에서 만난 자전거 이용자는 “솔직히 평소에도 경전철을 제대로 이용하지 않는데 자전거까지 가져가서 탈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일부 자전거 이용자를 위해 예산을 들여 시설을 추가 설치하는 것은 낭비다. 차라리 그 예산을 자전거 도로에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용인시에 따르면 6월 이후 경전철 내 자전거 탑승 횟수는 일 평균 80~100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용인시가 자전거 이동에 필요한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예산도 문제지만 정작 역사에는 그럴만한 공간도 없다. 이에 용인시는 다방면에서 해결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쉽지 않은 문제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전거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승강기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도 우려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자전거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전용이동로 설치 등이 필요한데 역사 공간을 감안하면 설치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내부에서 여러 방면으로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역사 주변 자전거 연계 공간 조성도 세심한 계획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칫 예산낭비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용인시 한 자전거 동호회 모임 대표는 “자전거 이용자들의 수요와 경전철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 자전거를 대중교통으로 이용하는 시민은 주말에 잘 이용하지 않는다”며 “취미생활을 하는 분들은 단체로 다니기 때문에 경전철 이용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경전철 역사 주변에 자전거와 연계한 문화공간이나 시설이 있어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다른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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