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의 퇴행화가 오래 진행되면 척추관협착증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척추관협착증은 디스크가 밀려 나와 신경을 누르고 인대가 두꺼워지거나 부으면서 신경구멍이 좁아져서 생기는 병입니다. 퇴행된 뼈가 비정상적인 형태로 되면서 신경구멍을 좁히기도 하지만, 대부분 인대와 연조직이 부어서 협착증을 유발합니다.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면 다리가 저리고 땅기면서 아프고 감각이 둔해집니다. 심하면 다리 전체가 힘이 빠지고 마비가 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이 오래되면 다리가 가늘어지기도 합니다. 척추관협착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100미터만 걸어도 다리가 터질듯이 아프다는 것입니다. 가만히 있을 때는 그런대로 참을 만한데, 걷거나 움직이려고 하면 아픈 것도 특징입니다.

또한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허리와 다리의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허리디스크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두 질환은 몇 가지 증상에서 비교적 명확한 차이가 있으므로 알아두면 구분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입니다.

척추관협착증의 발생 원인은 선천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요인이 있는데, 후천적인 요인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후천적 요인은 다름 아닌 노화입니다. 나이가 들면 척추뼈도 두꺼워지고, 척추관을 둘러싸는 인대와 근육도 탄력을 잃어 척추관을 좁게 만듭니다. 

척추관협착증으로 고생하다 병원을 찾으면 수술을 많이 권하는데 신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퇴행성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어떤 증상으로 발전하는가?’ 하는 주제로 조사한 연구보고서의 결과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보행 능력의 변화는 전체 환자 중에서 37% 회복, 33% 변화 없음, 30% 악화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쉽게 말해서 1/2은 특별한 치료 없이 증상이 호전된다는 뜻입니다. 신경증상이 있는 사람이 신경증상이 없는 사람보다 자연회복력은 떨어지겠지만, 자연적으로도 증상이 회복될 수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어쩔 수 없이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의 결과는 장담할 수 없으며, 퇴행성협착증이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척추관을 넓히기 위해 척추뼈에 핀이나 나사를 박아 고정하는 수술을 받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척추가 불안정해지면서 장기적으로 관리를 잘못할 경우 재발의 염려가 있어 2차 수술의 가능성도 있을 수 있게 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척추뼈를 고정시키는 유합술을 실시한 환자 39%가 통증이 발생한다고 나타나 있습니다. 또 고령 환자가 유합술을 받을 경우 합병증이 1.9배, 수혈이 5.8배 증가하며 입원기간이 1.5배 증가한다고 보고돼 있습니다. 협착증 수술에는 위험이 따르므로 부작용이나 시술 자체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비수술 치료법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보존적 치료방법은 양방, 한방이 차이점을 보입니다. 서양의학에서는 진통제, 신경차단술, 물리치료 등을 이용해서 통증을 관리하는데 중점을 두고 치료합니다. 한방에서는 침, 뜸, 부항, 추나요법, 한약, 약침, 봉침 요법 등을 통해 환자의 체질 개선을 이끌어내는 한편 원인이 되는 부분을 개선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치료합니다.

보존적 치료를 할 때 중요한 것은 환자 자신의 낫겠다는 의지와 지속적인 운동 관리입니다. 퇴행된 뼈의 재생을 촉진시키고 부은 인대를 가라앉혀 주는 한약요법과 척추관의 가동성을 넓혀주는 추나요법을 병행하면 수술을 하지 않고 보존적인 치료만으로도 완쾌될 수 있습니다. 

한약요법, 추나요법과 더불어 생활요법을 병행하면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을 보다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보통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급성적인 통증에는 냉찜질이 효과적이지만 척추관협착증처럼 만성적인 요통에는 온찜질이 더 효과적입니다. 핫팩이나 따뜻한 물수건을 환부에 대면 통증이 경감됩니다. 물수건은 따뜻한 물에 적시거나 물에 적신 수건을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사용하면 좋습니다. 반신욕도 찜질처럼 기혈순환을 도와 통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복근이나 척추 주변 코어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빠르게 걷기, 수영, 등산, 간단한 에어로빅 등을 통해서 운동치료를 겸비한다면 통증 억제에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복대 같은 보조기구도 활용할 수 있지만, 복대를 오래 사용하면 척추 주위의 근육이 오히려 약화돼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필요할 때 잠깐 동안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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