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9월 28일)는 형사소송을 3년째 하고 있는 수원지방법원 형사재판부의 한 재판에서 눈물바다를 이뤘습니다. 70~80대 고령의 어르신들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최후변론을 했습니다. 우리의 얼어붙은 가슴을 후벼 파며 상처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죽음 앞에 두려울 게 없는 나이지만, 고사리 같은 손자들이 맘 편히 뛰어놀 수 있는 학교 앞에서 알지도 못하는 화학물질을 쓰는 업체, 안전에 담보도 없는 이 시설을 우리는 반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고백하듯 진술하는 아버지 같은 어르신의 눈물로 재판부는 순간 엄숙해졌습니다. 곧 하나둘 흐느끼며 서러운 탄식과 눈물이 넘쳐흘렀습니다.
피고인 중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젊은 아빠도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처음엔 나에게 4억이 넘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내라고 통보가 와서 새가슴이 되었다. 그래서 기업과 합의를 먼저 했었다. 그러나 본인을 이용해 주민들의 동태를 살피고 보고해야지만 벌금을 내준다는 기업의 부도덕한 지시에 힘들었다. 그런 노력도 없이 기업 회장님의 주머니에서 돈이 나오지 않는다는 강요에 고민 끝에 합의를 철회했고, 이후 합의에 대한 생각을 버렸다.”

울먹이던 그는 애써 마음을 가다듬고 목소리에 힘을 주어 이 한마디로 진술을 마쳤습니다. 
“끝으로 저는 아이들 앞에 떳떳한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함께 간 우리 주민들의 서러운 통곡에 판사는 “현장에 가 봐야겠다”고 답을 했고, 10월26일 선고하겠다고 했습니다.  
지곡동 콘크리트혼화제 연구소 건립 반대. 기나긴 싸움에서 제일 길게 진행되던 10인의 형사재판이었습니다. 피고들은 60~80대 어르신들이 주를 이루고, 그들은 그동안 이 사태로 인해 단 한번도 보상을 주장하지도 않았습니다. 특히 환경연구가인 목사님 한 분을 버리도록 요구하는 그런 기업과는 더 이상 합의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옳은 일이었기에 아무리 힘들어도 대법원까지 간다는 분들입니다.

3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조사받고 재판을 해오는 과정에 판사는 3번이나 바뀌었고, 매번 벌목현장에서 용역들이 체증한 동영상과 사진을 확인하는 것이 이 사건 재판부가 한 일이었습니다. 

피고들의 변호사들은 그동안 수사과정에서 검사의 강요와 위협적인 조사에 시달린 주민들의 고통을 항변했습니다. 지금도 기업이 3년 전 벌목공사에 대해 계속 고소를 추가하며 새로운 재판을 계속 받게 하는 불합리한 현실을 강력하게 비난했으며 재판부에 피고들의 무죄를 요청했습니다.

비록 합의를 했었지만 주민 감시를 요구하는 기업의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합의 자체를 철회했던 고통과 부끄럽지 않은 아빠의 자리를 지키려고 재판에 임했다는 말에 어느 누가 숙연해지지 않겠습니까? 

최종 선고 2회전에 갑자기 바뀐 판사는 어떤 판단을 할 지 아직은 모릅니다. 그러나 지곡동 형사재판 12개 가운데 현장에 와 보겠다는 말을 한 판사는 처음이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마음으로 주민과 시민사회가 재판부에 제출할 탄원서와 서명운동을 하고자 합니다. 용인시가 우릴 버렸으니 가슴이 있는 시민들에게 의지해 보려고 합니다.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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