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들의 목소리를 이야기하면서 호소력이 짙다고 하면 의레 허스키한 목소리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로드 스튜어트를 필두로 해서 그룹 스모키의 크리스 놀먼도 그러했고, 여가수들 중에서는 킴 칸스, 보니 타일러 등이 언뜻 생각나는 허스키한 목소리의 주인공들입니다.

사실 일상생활에서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진 경우에는 의사전달이 시원스레 되지 않아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경우가 허다하지요.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 본인들의 단점을 알고서는 보다 정확히 의사전달을 하기 위해서 또박또박 한 마디 한 마디 쥐어짜듯 이야기를 하게 되면 오히려 전달력이 더 나아지는 결과를 얻게 됩니다. 그래서 허스키보이스가 호소력이 짙다는 말을 듣게 되는 거예요.

가수들의 허스키 보이스는 선천성도 있겠지만 후천적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스모키의 리드보컬 크리스 놀먼은 독감을 심하게 앓고 난 후에 성대에 이상이 생겨서 허스키한 목소리를 갖게 됐습니다. 보니 타일러(Bonnie Tyler) 같은 경우 원래 약간의 중저음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으나 가수활동을 하면서 손상된 성대 안에 혹이 생겼는데, 전화위복이랄까 그 혹을 제거하면서 목소리가 허스키하게 바뀌며 높은 음역에서는 더욱 처절하고 극적인 호소력을 뿜게 하는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지게 됐답니다. 가수가 목에 이상이 생겼다 해서 수술대 위에 올라가 누워있으면 얼마나 불안하겠습니까만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확신만 서면 너도 나도 줄 설 것 같은 느낌이 막 드네요. 하 하

오늘 소개해 드리는 보니 타일러의 가장 대표적인 히트곡은 ‘It's A Heartache’, ‘Total Eclipse of the Heart’, ‘Holding out for a hero’ 등입니다. 세곡 다 목소리가 아주 강한 허스키로 바뀌고 난 다음에 히트한 곡들인데, 보니 타일러를 세상에 알려준 ‘It's A Heartache’는 우리나라에서도 그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라디오는 물론, 길거리 레코드점 스피커를 통해 하루도 안 나온 적이 없을 정도로 대 히트를 쳤던 곡입니다.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가끔 우리는 이런 오류를 범하지요. ‘흔한 것은 싸구려’라는. 보니 타일러의 곡들도 너무 흔하게 주변에 널려있다 보니, 싸구려 취급을 받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녀는 40여년 동안 팝 팬들 앞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실력파 가수랍니다.

제니스 조플린(Janis Joplin)과 티나 터너(Tina Turner)에게 어렸을 때부터 영향을 받아 그들과 같은 가수가 되기를 꿈꾸던 보니 타일러는 1975년에 데뷔하고 곧이어 ‘It's A Heartache’를 히트시켰습니다. 그것까지는 좋았는데 후속타가 터지지 않자 초조한 시간을 잠시 보낸 모양입니다. 그러다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최초 작업자인 작곡가 짐 스타인먼(Jim Steinman)을 만나게 되는데, 그야말로 인생역전의 대박을 터뜨리게 되지요. 그래서 나온 곡이 ‘Total Eclipse of the Heart’예요. 이 ‘Total Eclipse of the Heart’는 1983년 당시 빌보드 차트가 자기 집 안방인양 머물고 있던 팝계의 절대지존 마이클 잭슨을 밀어낸 노래로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 있는데 원래 작곡자 짐 스타인먼은 미트 로프(Meat Loaf)에게 주려고 ‘Total Eclipse of the Heart’와 ‘Making Love Out of Nothing at all’을 만들었는데, 그만 경제적인 사정이 여의치 않아 ‘Total Eclipse of the Heart’는 보니 타일러에게 ‘Making Love Out of Nothing at all’은 에어 서플라이(Air Supply)에게 주게 됐다는군요. 원래의 주인이 아닌 다른 목소리로 탄생한 두 곡은 세계적인 히트곡이 돼서 세상에 알려졌는데, 짐 스타인먼이 그로 인한 충분한 부를 축적했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정재근

여하튼 오늘은 대중들에게 자리 매김한 보니 타일러의 또 다른 매력을 볼 수 있는 곡 ‘I Put A Spell On You’를 소개합니다. 원래는 블루스 뮤지션인 ‘스크리밍 제이 호킨스’(Screamin' Jay Hawkins)가 직접 써서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가장 위대한 500곡’에 선정된 명곡으로 정말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했던 곡이지요. 하지만 원곡보다 더 색깔이 짙게 부른 곡은 보니 타일러가 유일하다 하는 생각에서 그녀의 목소리로 소개해드립니다. 그야말로 지금까지 설명한 호소력 짙은 허스키 보이스가 이런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팍팍 들게 하는 그런 곡입니다.
보니 타일러의 ‘I Put A Spell On You’ 관련 동영상
https://youtu.be/7BEI6hbErhA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