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경 경기도 한 지자체 시립도서관에서는 때 아닌 난리가 났다. 인근 방송관련 대학생들이 도서관 내 영화 촬영을 관장이 승인한 것이 화근이 됐다. 당시 도서관 이용자 상당수는 조용히 독서를 해야 할 공간을 관장이 난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당시 그 관장은 유럽 선진국 도서관에서는 음악회까지 열린다며 하소연한 기억이 난다. 

10년여가 지난 현재 용인시 관내에 있는 도서관에서는 각종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독서를 하는 한편에서는 아이들의 독서미술이 이뤄지고, 남녀노소가 참여하는 강좌도 수 없이 많다. 마치 공부모임을 연상케 하는 모둠은 줄고, 가족 단위 방문객이 훌쩍 늘었다. 그만큼 도서관 문화가 달려졌다는 의미다. 

독서에 문화가 더해져야 한다는 것은 이미 사회적 흐름이다. 텍스트화 된 지식 차원을 넘어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형 정보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기 위해서는 용인시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용인시가 전국 최초로 시작한 희망도서 바로 대출제 역시 시민이 원하는 책을 골목서점에서 대출해주는 차원을 넘어야 한다. 

지난 6월 '4차 산업혁명과 대학도서관'이라는 주제로 열린 전국대학도서관대회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도 있을 듯하다. 이번 행사에서 주최 측은 독서 뿐 아니라 문화,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도서관의 역할을 공유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즉 바로 대출제 시스템에 문화와 디지털 장치를 구축해 골목서점을 거점형 문화정보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골목서점 특색화 사업 병행해야

골목서점 역시 자생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 최근 독서인구 감소 및 대형‧온라인 서점과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서점 상당수는 자국책으로 잡화형식으로 전환 혹은 팔리는 책 위주로 진열하고 있다. 소규모 서점의 경우 대부분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특색이 없다는 의미다. 용인시가 지역서점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할 ‘지역 도서 우선구매’ 정책도 현재 서점 현황으로는 단편적인 지원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마을 서점이 변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보다 서점문화가 몇 발짝 더 앞서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일본. 이곳 역시 과거에 비해 독서 인구가 줄어 소규모 서점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국내와 비슷하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서점의 특색화이다. 

도쿄의 한 서점은 야간에만 운영되는데 이곳에는 만화나 자체 출판물 등을 판매한다. 특히 이곳이 세간에 관심을 받게된데는 자체 출판물 대상을 주제로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열고 있기 때문이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매달 열리는 행사나 이벤트 등을 표시한 달력이 붙어있다.  

이뿐 아니라 다른 서점은 화랑 형식으로 운영되며, 주제와 맞물린 각종 서적을 판매하기도 한다. 회원제로 서점을 운영하며 도서 대여도 가능하게 하는 서점도 있다. 이들 서점 중에는 역사가 100년을 넘을 만큼 독자로부터 긴 시간 인정을 받고 있다. 

다이소 최대 경쟁자는 대형서점

최근 골목 상업 최대 적으로 취급 받고 있는 생활용품 전문매장 다이소. 일부에서는 다이소의 최대 경쟁자는 대형서점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독서의 새로운 소비흐름이기도 하다. 즉, 소비자가 남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다이소를 찾는 목적과 같은 이유로 서점을 찾는다는 것이다.

실제 알라딘 등 대형마트 내 대형서점은 책 판매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도서뿐 아니라 인터넷도 무료사용이 가능하며, 독서공간 역시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용인시가 골목서점의 공공성을 살리기 위해 도서 우선 구매 차원을 넘어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용인시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해 있다. 인구 100만명의 거대 도시로 성장했다. 그만큼 용인시 정체성을 수면위로 올려야 한다.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용인의 문화와 역사를 알아야한다. 가장 좋은 수단은 ‘책 읽은 용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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