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세 살짜리 딸아이를 데리고 작은도서관에서 처음 활동하게 됐을 때가 생각납니다. 더빛아크키즈작은도서관은 엄마와 아이가 행복하기 위해서 만든 영유아 도서관이지만, 정작 그 안에서 저는 아이를 데리고 활동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몇 년 동안 관장을 하며 도서관 활동에 정신없이 매달릴 뿐, 아이에게 관심을 줄 틈이 없었고 귀찮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엄마의 관심을 받지 못한 딸아이는 나도 모르는 사이 무기력한 아이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러다 둘째를 낳게 됐고, 결국 너무 지친 나머지 도서관 일을 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나 대신 도서관을 맡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도서관의 변화가 왔습니다.

도서관에서 엄마들을 위한 독서모임이 시작됐습니다. 육아에 지친 엄마들이 하나둘 모임에 참여해 자기 이야기를 꺼내놓으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고된 육아로 인해 예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엄마들이었습니다. 자기 기준에 못 미친다는 생각에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못하는 엄마들이 바로 제 모습이었습니다.

저의 변화는 곧 도서관의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 저마다의 예쁜 모습을 발견하고 칭찬해줬습니다. 아이들은 기뻐했고 엄마들은 마음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사람과 눈을 마주치기 힘들어 했던 아이들이 칭찬을 받으면 눈을 반짝였습니다. 작은도서관에 와서 엄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행복해했습니다. 이전에는 아이를 키우는 일을 어렵고 힘들고 나를 희생하는 일로만 여겼는데 지금은 아이들이 마냥 예쁘고 사랑스럽습니다.

이제는 훌쩍 자라 여섯 살인 딸아이가 어부바 해달라면 어부바를 해주고, 책 읽어 달라면 책을 읽어주고, 뽀뽀해 달라면 뽀뽀를 해줍니다.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려고 애쓰며 한창 어리광부리던 서너 살 시절, 도서관 활동을 하느라 놓쳐버린 시간을 비로소 채우고 있습니다. 이제 딸아이는 무기력한 모습이 아니라 생기 있는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모든 변화의 바탕에는 작은도서관이 있습니다. 작은도서관이 있어서 오늘도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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