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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부캐넌의 ‘The Messiah Will Come Again’
  • 정재근(음악평론가)
  • 승인 2017.09.1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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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부캐넌 연주 모습 유투브 화면 캡쳐

지난번 ‘블랙 오크 아칸사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기타 연주는 누가 제일 잘 합네 하는 그냥 흘러가는 표현을 하다 보니, 지인 몇몇이 국내에서는 김도균·함춘호·목우영씨 등을, 외국 쪽에서는 제프 백·지미 페이지·에릭 클랩튼은 기본이고 마크 노플러·스티비 레이 본 등의 기타리스트들이 실력이 좋았다는 취지의 이야기들을 해 오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신들린 기타의 주인공’ 로이 부캐넌(Roy Buchanan)을 소개하며, 그의 기타연주가 두드러진 곡 하나를 얹어 놓으면서 이야기를 풀어가려 합니다. 로이 부캐넌은 그 유명한 곡 ‘The Messiah Will Come Again’ 때문에 대부분의 팝 팬들은 오로지 그 곡에 파묻혀버려서 다른 좋은 곡들도 많음에도 듣거나 알고 싶어 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로이 부캐넌의 음악은 흐름에 좀 앞서가는 음악들로 절대적인 인정을 받았지만 대중적으로 큰 인기는 얻지 못했기에 많은 음악들이 그냥 스쳐 지나가기도 했지요. 그래서 로이 부캐넌을 보고 ‘가장 위대한 무명의 기타리스트’라고 지칭하기도 한답니다.

‘아니! 그 유명한 로이 부캐넌이 무명의 기타리스트라고?’ 하기야 로이 부캐넌의 The Messiah Will Come Again은 어찌 보면 팝 역사상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명곡이자 대 히트곡이지만, 그가 대중적인 이름을 얻게 된 것은 정말 비극적으로 자살로 세상과 이별을 고하고 난 다음이었지요. 참 내.

흔히 생각하기를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하면 당연히 ‘부와 명예’가 뒤따르면서 별개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가 덧붙여질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로이 부캐넌은 그렇지 않았답니다. 에릭 클랩튼이나 지미 페이지 같은 경우 얼마나 떵떵거리는 부와 명예를 얻었습니까. 하지만 부캐넌은 무명과 그에 따른 생활고로 오랜 세월동안 시달리다 보니 여러 가지 강박증에 마약과 알코올중독으로 몸과 마음이 피폐화 됐고, 술주정마저 심해졌다고 하네요. 결국 술기운에 아내에게 폭력까지 행사하게 되고 아내의 신고로 경찰서 유치장에 끌려와 있다가 그 안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고 하니 참으로 애처롭기 그지없습니다.

그렇게도 분과 화를 삭이지 못하고 극단적인 행동으로 연결시켜버리는 것을 보면 천재적인 예술혼 속에는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광기가 항상 도사리고 있는 모양이네요. 여하튼 그렇게 로이 부캐넌이 비극을 선택한 이후, 가려져있던 그의 이름은 대중들에게 회자되기 시작했고, 죽음으로 말미암은 유명세를 타며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오호! 통재라~

음악을 들었을 때, 가장 잘 와 닿은 음악은 연주에 연주자의 마음을 담아서 보낸 것을 들었을 때라고 합니다. 로이 부캐넌의 평소 지론이 “기타는 나의 마음이고 성격이기 때문에, 내가 슬프면 기타가 흐느껴 울고 기쁘면 즐겁게 웃어줍니다.”라는 것이었답니다. 이와 같은 표현은 한평생을 한 분야만 파왔던 달인들에게서 흔히 듣게 되는 것입니다. 로이 부캐넌은 목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가스펠을 즐겨 듣다가 14살 어린 나이에 상당한 경지까지 올라가 있었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무명의 세월을 계속 걷다가 대중적인 주목을 받게 된 계기는 1971년 롤링 스톤즈(Rolling Stones) 멤버로 들어와 달라는 제의를 거절했다는 신문 보도가 나오면서 잠깐 ‘로이 부캐넌이 누구야?’ 하는 반응을 얻게 되지요. 그리고 1년여 있다가 나온 데뷔앨범은 이미 대중 음악계에서 한자리를 차지하며 힘주고 있던 많은 연주자들로 하여금 칼을 내려놓고 고개를 숙이게 만들었답니다. 위대하지만 무명이라는 아이러니의 시작점이라면 시작점이 The Messiah Will Come Again이 실린 데뷔 앨범이었지요.

메시아에 대한 의심을 하지 말라는 내용을 읊조리듯 시작하는 The Messiah Will Come Again은 쨍쨍한 로이 부캐넌만의 독자적인 연주방법으로 기타가 울고 있는 듯한 감동을 줍니다. 저도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 고양이 울음소리를 일부러 집어넣어 녹음을 한 줄 알도 얼마나 놀랐던지요. 그의 연주를 듣고 감동한 뮤지션들과의 교류는 지금도 우리를 흥미롭게 합니다. 제프 벡은 로이 부캐넌에게 ‘Cause we've ended as lovers’를 헌정하며 고수에 대한 예를 표했어요. 이에 로이 부캐넌은 그에 대한 My friend Jeff라는 곡을 내어놓기도 했지요.  개리 무어도 로이 부캐넌이 세상과 이별을 하자 비통한 마음에 The messiah will come again을 절규에 가까운 기타 연주하며 자신의 앨범에 수록하기도 했습니다. 그 외 수많은 뮤지션들이 ‘로이 부캐넌의 기타 연주는 정말 위대하다’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지요.

로이 부캐넌의 덥수룩한 수염을 가진 외모는 흡사 그 앞에 서면 숙연해져야만 할 것 같은 종교인 같은 느낌을 줍니다. 한이 서려 있는 듯한 그의 기타 연주는 듣는 이의 감정선을 쉴 새 없이 자극합니다. 그래서 그의 음악을 듣고 나면 음악을 들을 것이 아니라 무슨 인문서적 한 권을 읽고 난 기분이 든다고 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들과 책 한권 읽는 마음으로 The Messiah Will Come Again을 턴테이블에 올려놓습니다.

※ 로이 부케넌의 The Messiah Will Come Again 들어보기
https://youtu.be/yM4Soeyabss

정재근(음악평론가)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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