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입도 삐뚤어진다는 처서가 지나자 가을을 느낄 수 있는 바람이 불어온다. 응당 가을이라면 독서를 생각하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쉽지가 않다. 비단 가을뿐 아니라 일상에서 독서는 쉽지 않다. 성인 기준으로 일 년 동안 책 한권도 읽지 않는다는 통계자료는 비단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데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대중화로 독서를 대신한 매개체가 풍성해져 서점가도 예전만 못하다. 2017년 가을을 맞아 책 읽은 용인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싣는다.  편집자 

“요즘 서점에 책 사러 오는 사람이 있어요? 웬만한 서점을 가봐요. 아이들 장난감부터 학용품까지 팔고 있어요. 일종의 생존전략이에요. 그나마 학생들 참고서는 취업관련 책 제외하면 거의 없어요”

6일 기흥구에 위치한 한 서점에서 만난 주인의 말이다. 수원에서 책방을 운영하다 2000년데 초반 용인으로 이사와 서점 문을 열었다는 김도철(가명)씨의 가게는 20평 정도다. 전날 하루 종일 판매한 책은 10여권이란다. 이것도 신학기라 성수기에 속한단다. 학생들 관련 도서를 제외한 일반인을 위한 책은 거의 팔리지 않는단다.

“정말 한 10년 전만 해도 책을 사러 오는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취업 관련 서적 뿐 아니라 일반도서도 제법 팔렸는데 요즘은 크게 두 분류에요. 학생들과 취업생 간혹 자녀들 데리고 오는 젊은 부모요”

김 씨는 서점의 가장 큰 적은 종이 문서를 대신할 수 있는 스마트 폰이라고 말하면서도 당장 곳곳에 세워진 작은 도서관도 서점 불황에 한 몫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예전엔 도서관이 많이 없어 이용이 쉽지 않았거든요. 근데 요즘은 웬만한 아파트 단지에는 다 도서관이 있어요. 대출기간도 길고 책 종류도 다양해져 서점 이용도가 낮아 질 수밖에 없어요”
수지구에서 서점을 하고 있는 조모(49)씨도 도서관과 지역 서점의 연계 필요성을 언급했다.

“요즘 도서관은 그냥 책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행사도 하잖아요. 재밌으니깐 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서점이 아니라 도서관으로 가요. 그런데다 필요한 책은 인터넷으로 구입해버리니 마을 서점은 어려움을 겪죠.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이 있었으면 해요”

하지만 소비자들은 지역 서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기흥구 한 대형마트 도서판매 부스에서 만난 주부 조옥희(35)씨는 “큰 서점은 책을 구입하지 않아도 (판매되는 책을)읽을 수 있는데 마을 서점은 무조건 책을 사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면서 “이제 서점이 그냥 책을 판매하는 가게가 아니라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한 게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가 밝힌 2008년~2013년 경기도 사업체 현황 조사 결과를 보면 이 기간 동안 용인시에 서점은 5년간 5곳이 늘어 도내 9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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